01. 나만의 도파민 상자를 찾아서
아이의 발달검사를 하러 간 대학 병원서 처음 우울증 진단이 내려졌다.
“아이보다 어머님이 더 급하네요. 당장 집 근처 병원으로 가보셔요”
당시 나는 남다른 아이를 키우는 소심한 애미였고, 그런 나에게 우울증이란 격렬한 산행 후 당연히 따라오는 도깨비풀 같은 것이었다.
아무리 떨쳐내도 어디선가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처음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이제 우울이와 함께 지낸 지도 어언 10년 차.
그동안 내가 알아낸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어쩔 수 없지.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내가 변하기로 했다.
나만의 소소한 도파민을 찾아보기로 말이다.
이 글은 나에게 짜릿함을 주는 것들로 가득 채울 것이다. 우울이가 나를 들여다볼 때 조금 멀리 내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