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는 은방울 꽃, 현실은 둥굴레

은방울 꽃이길 기대 했는데 알고보니 둥굴레였던 것에 대하여

by Cozy canvas

정원 한쪽에 심지도 않은 기다란 풀이 자라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이사 오기 전, 이 집에 살던 분이 심었던 꽃일 것이다. 나무 밑에서 조금 자라길래 좀 더 키워보고 지저분하면 뽑아줘야겠다고 생각한 뒤 방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5월이 되기 시작하니 나무 줄기를 따라 동글동글한게 줄지어 맺히기 시작했다.



아니.. 설마 이거 은방울꽃??



막 길다란 줄기를 따라서 동글동글한게 줄지어 쪼르르 맺히는게 영락없는 은방울꽃 같았다. 아직은 초록색이지만 곧 이 동글이들이 하얗게 변하면서 귀여운 방울 꽃이 달리겠지 하며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은방울꽃은 식물 전체에 독성이 있어서 마당에 있는 강아지들이 먹고 탈이 나면 어쩌지? 라는 고민을 한참 하면서 동시에 은방울 꽃을 키우는 사람이 됬다는 기대감이 슬며시 차오르고 있었다.


'오늘은 사진을 찍고 은방울 꽃을 기록해야겠어!'라고 다짐한지 며칠이 지나, 더이상 미루지 않고 사진을 찍으로 은방울꽃에게 다가갔는데 어.. 왜 은방울꽃이 길어졌지?


내가 알던 은방울 꽃은 작고 동글동글하고 귀여운데 우리집에 있는 이 아이는 작고 귀엽긴 하지만 동글동글 하지는 않았다. 아니, 시간이 지날 수록 좀 더 길어지는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설마 설마 하며 열심히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9_7j6Ud018svcvsn2ki8bjsv9_rxepak.jpg 아니, 왜 은방울꽃이 아니지? 왜 길어지지?


그 결과,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 아이는 은방울꽃이 아니라 둥굴레일 확률이 더 높았다. 식물의 생김새도 그렇고 전에 여기 살던 분의 성향상 은방울 꽃보다는 역시 이 아이가 둥굴레라는 의견에 표를 더하기 충분했다.


내가 엄청 기대하고 설렛던 은방울 꽃이었는데.. 참 아쉽게 됬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니 어차피 눈으로만 만족하는 은방울꽃보다 두루두루 활용하기 좋은 둥굴레가 내 텃밭에 더 알맞은것 같다. 그 자리는 강아지들도 많이 왔다갔다 하는 자리여서 혹여나 개들이 은방울 꽃을 씹고 탈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말이다. (괜한 걱정이었음, 은방울꽃 아님)

오히려 더 좋은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나의 삶도 종종 이럴때가 많은 것 같다. 내가 설레며 기대했던 어떤 일이 전혀 그 기대와 다르게 진행 될때 참 아쉽고 때로는 실망도 많이 하게 되는데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그 상황을 가만 살펴보면 그 길 나름대로 나에게 좋은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치 은방울꽃이었던게 알고보니 둥굴레였던 것 처럼.


그래서 이제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이 생겨도 '혹시 이것도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 둥굴레 같은건 아닐까?' 하며 한번 더 바라볼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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