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딱 텃밭이 재미있어 지는 시기이다. 색색의 봄 꽃들로 텃밭에 색이 입혀지는 시간이고 또 이른 봄꽃들(미스김 라일락 등)이 풍겨내는 향기들로 아침이 행복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집 텃밭에 심은 작은 미스김 라일락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옆집에서 심은 큰 라일락에서 풍기는 향기가 우리집까지 실려오면 '이게 행복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한다.
4월은 봄비가 내리는 시기인 곡우를 지난 텃밭은 이제 본격적인 생장기 초입에 들어섰다. 옛말에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고 했는데 올해는 곡우에 봄비가 넉넉히 왔으니 텃밭농사는 문제 없겠다. 봄이 한창 진행중인 요즘 텃밭의 녹색은 점차 짙어지고 있다. 특히 지금 시기는 본격적인 정식과 파종이 교차하는 시기라 하루하루의 기온과 햇살이 작물의 발아와 뿌리 내림에 큰 영향을 주는 시기인만큼 텃밭과 식물들을 열심히 돌보는게 중요하다.
*곡우
곡우(穀雨)는 24절기 중 하나이자 6번째 절기에 속하며 봄철에 존재하는 마지막 절기이다. 이때쯤이면 봄비가 내려 백곡이 윤택해지는 시기이다.
담을 빙 둘러서 어떤 식물을 심을까 고민하다가 홍댑싸리를 심어보기로 했다. 매해 씨앗이 엄청 떨어져 자연발아가 잘 되기 때문에 번식이 엄청나다고 하지만 일단 가을까지는 너무 예쁘니까.
내년 봄 여기 저기 싹이 나오면 뽑아서 퇴비로 만들어버리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지피포트에 파종을 해 주었다. 묵은 씨앗이라 발아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모두 발아했다.
4월 한달동안 색다르게 진행한 것이 있다면 바로 '서울 환경연합'에서 진행한 씨앗의 숲 시즌 4에 참여이다.
서울 환경연합은 도시 속 생태계를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 실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시민 환경단체인데 매 시즌마다 이렇게 함께 식물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이번에 시즌 4 '토종 밀싹 키우기'에 함께 참여했는데 4월 한달동안 밀싹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무화과는 사실 노지월동이 힘들어 조금 망설이고 있었는데 가을철부터 멀칭을 잘 하면 월동 할 수도 있다는 정보를 보고 올해 도전해보기로 했다. 묘목을 2개 시켰는데 너무 크고 긴 나무막대기가 와서 중간을 댕강 잘라 삽수로 만들었다. 하루정도 물꽂이를 하고 화분에 심었는데 잎이 나온 삽수는 나눔할 예정이다.
지난달 노지에 심어 주었던 샤스타데이지의 꽃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 푸르기만 한 텃밭 한쪽에서 선명한 흰꽃을 보여주는 샤스타데이지가 너무 예쁘다. 한번 심어두면 늦게까지 꽃을 계속 볼 수 있고 노지식물도 되기 때문에 앞으로 나의 작은 텃밭에서 쭉 함께 할 아이로 점찍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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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텃밭에 꽃이 많이 피었으면 해서 그동안 묵혀두었던 예쁜 꽃씨들을 많이 파종 해 주었다. 1차 파종씨앗들은 솜파종-지피포트 파종을 해 주었고 2차 파종한 씨앗은 모종 포트에 파종 해 주었다. 한동안 싹이 나오지 않아 걱정했는데 날씨가 따뜻해짐에따라 많은 씨앗들이 발아에 성공하였다. 다음호에는 텃밭 여기 저기 정식한 아이들의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피포트에 하나 하나 파종할때는 너무 귀찮았지만 이렇게 발아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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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마트에서 뿌리가 있는 버터헤드상추를 사다가 밭에 심어두고 종종 잎을 수확해 먹곤 했다. 그리고 그대로 텃밭에 방치했는데 월동상추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이달 초 심어준 다른 모종들과 다르게 날이 따뜻해지면서 혼자 쑥쑥 자라고 있었다. 너무 빨리, 크고 예쁘게 자라서 겉잎 몇장을 수확해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올해 첫 수확의 주인공은 버터헤드 상추가 되었다.
지난해 가을, 이사하면서 함께 가져온 구근들(튤립, 수선화, 알리움)을 심은 곳에 2월 말인가 3월초에 구입했던 튤립 구근을 추가로 심어주었다. 이곳은 내 텃밭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려온 구역이다. 날이 풀릴 조짐이 보이자마자 잎을 내기 시작하더니 금새 꽃을 피우고 거의 한달 내내 예쁜 꽃들을 보여주었다. 튤립과 수선화가 나오기 시작하면 나는 그제서야 '봄'이라는 것을 확신한다. 아무리 날이 따뜻해진 것 같더라도 튤립과 수선화가 피지 않았다면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이다 !
관하딸기는 전에 키우던 것을 모두 가져와 옮겨 심어주었고 올해 3월 킹스베리 모종 하나를 구해서 심어 주었다. 킹스베리는 금방 꽃을 피우고 열매가 달리기 시작해서 사실 상추보다 제일 먼저 수확하게 될 줄 알았는데 잘 익어가던 열매가 어느날 사라져버려 수확할 수 없었다.
누가 내 딸기를 훔쳐먹었을까?
물론 우리집 작은 댕댕이가 압도적으로 수상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새들도 있으니 일단 새들을 용의선상에 올려본다.
퍼머컬쳐에서는 '물을 주는 것'보다 '물이 남아있도록 돕는것'이 중요하다. 이달엔 너무 거창한 기법이 아니라 '땅이 마르기 전에 물주기'라는 단순한 실천을 추천한다.
땅이 바싹 마른 상태에서 물을 주면 물은 겉흙만 적시고 깊은 뿌리까지 닿지 못한다. 오히려 자주, 적절히 주는 것이 생태적이다. 물주기 시간은 이른 아침 또는 해 질 무렵, 물은 작물 뿌리 근처 깊숙히 주되 흙 위에 볏짚, 낙엽등을 덮어 수분 증발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해바라기 + 루꼴라: 해바라기의 큰 잎은 낮은 작물에 자연 그늘을 만들어 준다.
딸기 + 부추: 부추의 향은 진딧물을 막고, 병충해 예방에 도움을 준다
상추 + 샐러리: 서로의 뿌리를 방해하지 않으며, 해충을 분산시킨다.
다가오는 5월은 본격적인 정식과 직파의 시기이다. 땅의 온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무엇을 심든, 어떻게 심든 잘자라는 축복의 계절을 충분히 누리도록 하자!
파종 적기 작물: 오크잎 상추, 청경채, 비트, 홍로메인
정식 적기 작물: 가지, 토마토, 오이, 고추
여름 대비 씨앗 준비: 수세미, 땅콩, 수수
Tip: 이 시기부터는 심은 작물도 잘 자라지만 잡초도, 해충도 잘 자라는 시기이다. 모종 주변에 금잔화나 캘리포니아포피를 함께 심어 곤충을 유인해보자.
퇴비 없이도 가능한 생태적 토양 관리:
작물 뿌리 주변에 낙엽, 마른 풀, 음식물 쓰레기 중 껍질류(바나나 껍질, 양파 껍질 등)를 잘게 썰어 얹어보자. 지렁이와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며 땅을 스스로 비옥하게 만들어 준다.
해충을 막는 경계선 만들기:
텃밭의 외곽 또는 바람이 잘 드는 방향에 강한 향을 가진 허브(예: 로즈마리, 민트, 쑥)를 심어두면 작은 벌레들의 진입을 자연스럽게 차단할 수 있다.
버려지는 작물도 재자원화하기:
싹이 튼 감자, 마늘, 양파 등을 흙 속에 묻어 재배용이 아닌 ‘토양 회복’ 용도로 활용해 보자. 뿌리 생장으로 흙을 부드럽게 하고, 남은 성분은 토양 생명체의 먹이가 됩니다.
가지치기 후 남은 나뭇가지 재활용:
잘라낸 얇은 가지는 잘게 잘라 작물 주변에 원형으로 배치해보자. 작은 동물들이 숨을 수 있는 미세 서식처가 되고, 빗물의 흐름을 완만하게 만들어 준다.
나뭇가지 링 만들기(가지치기 후 남은 나뭇가지 재활용)
여름 작물 정식하기 (수세미, 호박, 토마토)
잡초로 퇴비 만들기 시작
자연을 흉내내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매달 한장 씩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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