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용기

05.

by 코지한울

혼자가 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온다. 사람들 사이에 있어도 문득 혼자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일부러 만들어낸 고요 속에 스스로를 두게 되는 날도 있다. 예전의 나는 그런 시간을 외로움으로만 받아들였다.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았고, 혼자 있는 상태를 실패처럼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혼자는 반드시 외로운 상태가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말 걸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불필요한 만남이나 의미 없는 대화로 그 시간을 채우려 한다. 하지만 모든 공백을 사람으로 채울 필요는 없다는 걸, 혼자 있는 시간을 지나 본 사람은 안다. 고요 속에서야 비로소 들리는 마음도 있다는 것을.


혼자는 나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누구의 기준도, 누구의 기대도 잠시 내려놓고 나의 속도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동안 미뤄두었던 감정들이 올라오고, 애써 외면했던 마음들이 말을 건다. 처음엔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을 지나야 비로소 나와 가까워진다. 혼자 있는 시간은 나를 버티게 하는 연습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게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그래서 혼자를 선택할 줄 아는 사람들은 조금 다르다. 늘 누군가 곁에 있어야 안심하는 대신, 스스로의 시간을 감당할 줄 안다. 외로움을 피하기보다 다룰 줄 알고, 고독을 실패로 여기지 않는다.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법을 배운 사람들은, 관계 안에서도 쉽게 휘둘리지 않는다.


아이들과 가족이 있는 삶 속에서도 혼자의 시간은 여전히 중요하다. 누군가의 엄마이기 전에, 아내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 숨 쉴 수 있는 순간들. 그 시간 덕분에 다시 사람들 곁으로 돌아갈 힘이 생긴다. 혼자 있는 시간이 곧 단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 건강하게 연결되기 위한 준비에 가깝다.


결국 혼자서도 외롭지 않을 용기란,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 힘이다. 누군가가 없어도 무너지지 않고, 설명받지 않아도 스스로를 믿는 태도. 그렇게 혼자의 시간을 살아낼 줄 아는 사람은, 어떤 관계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그것 역시 나를 지키는 또 하나의 단단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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