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속, 감정 선물 가게
감정 선물 가게에서는 무엇이든 예쁘게 포장해 드려요. 모든 감정은 선물이니까요.
'그 기억이 제발 사라졌으면, 그렇게 된다면 나는 편안해질 텐데.'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감정이라는 녀석은 지우려고 하면 할수록 더 진해진다. 나는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별의별 짓을 다 해봤다. 감정일기도 적어보고 감사합니다를 외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주의를 긍정적인 쪽으로 돌리려고 해도 나는 늘 제자리로 돌아와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런 방법들이 나에게는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감정이랑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어차피 지우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 감정을 예쁘게 포장해 보자.' 실험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밀어내려고 할 때는 더 세차게 포효하던 감정들이 잠잠하게 가라앉았다. 나의 감정 실험은 가속화되었다. 나는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이 밀려올 때마다 적절한 포장지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안에 어떤 확신이 생겼다.
'모든 감정은 선물이었어. 도려내고 싶었던 그 감정까지 말이야. 모든 감정에는 단지 그것에 맞는 포장지가 필요한 것뿐이었어.'
'나는 왜 내 감정을 내가 원하는 대로 포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일까?' 무지보다 무서운 것이 어설픈 것이다. 나는 어설프게 주워들은 대로 '감정과 나는 하나가 아니므로 분리할 수 있어. 나는 감정이 아니야.'를 처절하게 외쳐댔던 것이다. 나는 분노, 두려움, 수치등의 감정과 멀어지기 위해 오히려 이 감정들에게 너무 큰 힘을 부여하고 말았다. 새로운 실험에서 나는 감정을 호랑이가 아닌 귀여운 고양이처럼 대하기로 했다. 나는 감정에게 예쁜 리본과 귀여운 방울을 달아주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