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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지오 Jan 13. 2021

루이비통은 호기심 가득한 아이 같다

호기심은 혁신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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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4년 파리의 노브 데 카푸친느(Rue Neuve des Capicines) 거리.


호기심 많은 혁신가 루이비통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루이비통을 설립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Be Innovative
혁신하라





혁신 정신은 루이비통 브랜드의 주요 가치가 되었다. 혁신은 어디에서 출발할까. 호기심이다. 그래서 루이비통은 호기심이 가득한 장인들을 고용하는데에 힘 썼다.


호기심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생각하고,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지니게 하는 힘이 있다. '왜 이건 이럴까? 왜 저건 저럴까? 더 좋게 만들 순 없을까?'의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더 나은 이상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다.


이 세상에 등장한 다양한 혁신적인 제품이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소니의 휴대용 라디오도 그랬고 인터넷도 그러했으며, 우리가 늘 쓰는 스마트폰과 오늘날 떠오르는 기술인 AI도 호기심에서 싹튼 혁신의 결과물이다. 혁신적인 생각은 세상을 바꾸고 남들로부터 명예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루이비통은 그 사실을 일찌감치 깨달았다.




각진 트렁크 케이스(Trunk Case)


루이비통의 각진 트렁크는 보관과 유통이 용이했다.


루이비통은 각진 여행용 트렁크 케이스를 제조했다. 당시 대부분의 여행용 가방은 둥근 모양이라서 보관하거나 유통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루이비통의 트렁크는 네모난 모양으로 위아래가 평평하고 단단하여 트럭에 실어 나르기 좋았다. 마차나 실내에 두기에도 편했다. 남들이 둥근 모양의 트렁크를 만들 때 루이비통은 '혁신 정신'으로 세상에 없던 가방을 만들었다.


왜 가방이 다 둥글지?

네모난 모양은 왜 없을까?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지?


다양한 궁금증은 루이비통만의 튼튼하고 실용적인 트렁크 발명으로 이어졌고 30명이 넘는 장인들이 의기투합하여 기존에 없던 물건을 만들었다. 이로 인해 루이비통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충성 고객이 늘어나면서 세계적인 브랜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눈에 띄게 만들어 보자



화려함 그리고 대칭성


루이비통은 트렁크 제작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1920년대에는 트렁크 외에 여성을 위한 화장품 케이스, 가구, 유리식기도 만들었는데 이때 '아르데코(Art Deco)'라는 미술 양식을 제품에 적용했다. 추상적인 미술을 실생활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아르데코를 짧게 설명하자면 균형감 있는 미술 양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선이 굵고 대칭 감이 있으며 작품에 따라 화려한 색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작품을 보면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이 든다. 연한 색과 얇은 곡선의 작품들보다 강렬한 인상을 풍겼다. 루이비통은 아르데코 양식으로 자신들의 혁신 정신을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과거에는 미술 작품이나 특정 양식을 제품에 응용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았다. 루이비통은 다른 길을 걸었던 것이다.


미술을 감상만 할 필요가 있나?

제품 도안으로도 쓸 수 있잖아?

어떤 양식을 선택하는 게 맞을까?


아르데코 양식으로 만든 루이비통 제품


루이비통 장인들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봤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호기심을 모아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을 것이다. 그들의 공은 예술과 패션의 조합을 완성했다.




전설의 시작, 모노그램 캔버스(Monogram Canvas)




루이비통하면 떠오르는 패턴이 있다. 바로 모노그램 패턴이다. 1896년에 만들어졌다. 100년이 지났는데도 촌스럽지 않다. 혁신적이라 할만하다. 원래는 모조품과 차별하기 위해 고안되었는데 루이비통은 모노그램을 진가품 구별법으로만 접근하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균형감 있고 아름다운 느낌을 원했다. 진품의 가치를 높여주면서 루이비통의 혁신 정신을 증명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았던 것이다. 그래서 미적으로 뛰어나며 경쟁사가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패턴과 제작 방식을 직접 개발하기로 했다.


Japanese Gamon design


루이비통 모노그램 패턴은 빅토리아 시대(1837-1901)에 유행했던 일본의 가몬(Gamon) 문양에서 영감을 받았다. 가몬은 집안의 혈통, 지위, 가계 등을 보여주는 가문의 상징이다. 루이비통은 가몬의 규칙성을 루이비통만의 느낌으로 재해석하여 캔버스 소재에 새겼다. 내구성을 더하고자 PVC 코팅을 입혀서 패턴이 오랫동안 패턴이 유지되도록 보완했다. 높은 기술력을 루이비통은 일찍부터 선보인 셈이다.


꼭 스탬프로 진품을 증명해야 하나?

제작 방식을 독보적으로 만들 순 없을까?

동시에 루이비통의 색깔을 보일 수 없을까?


모노그램 패턴은 루이비통의 아들 조르주 비통이 구상한 것이다. 진짜 루이비통을 보여주려는 열정이 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은 패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디자인을 만드는데에 이르렀다.




과감한 협업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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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의 콜라보레이션은 상당하다. 전에 썼던 샤넬과 달리 협업에 적극적이다. 위의 사진처럼 스트릿 브랜드인 슈프림과 콜라보를 진행하여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다. 혹자는 루이비통의 브랜드 품위가 젊은 세대의 유입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루이비통은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혁신 정신을 마음껏 뽐냈다.


매번 고상함을 유지해야 하나?

젊은 세대를 품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왜 젊은 사람들이 슈프림을 좋아하지?


호기심 어린 생각을 잇대어 가면서, 루이비통은 개척해야 할 방향을 잡았을 것이다. 우아하고 멋스러운 분위기에서 잠시 벗어나 감각적인 신세대를 포용하려는 전략. Be Innovative 정신에 부합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루이비통 모노그램 패턴.


루이비통은 심지어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라는 게임과도 콜라보레이션했다. 타 명품 브랜드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전략이었다. 루이비통은 현실을 넘어 가상 세계로 자신들의 신념을 넓혀 나갔다.


두 브랜드는, 게임 내 스킨에 모노그램 패턴을 입혔다. 스킨은 캐릭터의 외모를 결정하는 아이템인데 쉽게 말해 옷이라고 보면 된다. 게임 이용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현재는 캐릭터 무기에 루이비통 로고를 새기거나 오프라인 제품 생산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 콜라보가 의미 있는 이유는 10대~20대 연령층에게 루이비통의 존재를 알렸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은 1020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그들이 즐기는 게임을 통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와 이 스킨 되게 예쁘다.

루이비통? 그게 뭔데?

오호 명품 브랜드구나.

예쁜 게 진짜 많네.

나도 얼른 돈 벌어서 사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하면서 루이비통을 본 학생들은 이런 의식의 흐름을 거쳤을 것이다.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라고 불리는 곳이 게임 회사와 손을 잡았다. 이것은 분명 혁신적인 행보이다. 혁신을 추구하는 브랜드일지라도 타깃층을 선회하는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 공들여 쌓은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이비통은 더 멀리 내다봤다. 자유분방하고 창의성이 숨 쉬는 젊은 친구들이 훗날 자사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번 콜라보에 루이비통의 명성은 더욱 높아졌다. 그들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어갔다.






루이비통의 판단 근거는 '혁신적이냐'이다. 소재든, 콜라보든, 디자인이든 기존의 것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루이비통은 구성원들에게 맞춤 작업대를 제공하여, 그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한다. 전담 팀이 세계 각지로 출장을 떠나서 영감을 구하기도 하며, 독특한 소재를 찾으면 하우스 공방으로 가져와 장인들과 공유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협업을 위한 브랜드 목록을 계속 업데이트한다. 폭넓은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루이비통은 명품 브랜드로서의 고급스러움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쇄신을 이루고자 노력한다.



호기심으로 혁신을 이루는 것.

그래서 세상을 더욱 멋지게 만드는 것.



그것이 루이비통Be Innovative 브랜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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