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북 공모전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브런치 북 공모전은 남의 일이라고만 여겼다. 대한민국에서 문장 좀 다루는 사람들의 천하제일'글'대회 아니던가. 작가님들의 혼이 넘치는 글과 그 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주눅 들었었다. 이번에는 아니다. 나도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평소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를 열심히 쓰고 있다. 이번 참여가 글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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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두 팀과 계약했다. 굿 브랜드를 찾는 일은 늘 어렵다. 가끔은 없는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 시도했다. 추석 전에 한 팀과 연락이 닿았는데, 다행히 함께 브랜드 플롯을 개발하기로 했다. 연휴가 끝나고 인터뷰를 했으며, 현재 작업 중이다. 다른 곳도 사전 미팅이 있을 예정이다. 10월은 두 파트너사와 보내면서 지나갈 듯하다. 아는 지인이 '다섯 팀이 고비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협업 구조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은 마음에 맞는 첫 다섯 팀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이 말뜻을 몰랐는데, 이제야 이해가 간다. 소중한 파트너들이다. 최선을 다해 그들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다음 목표는 열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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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량을 늘렸다. 평소 주 3회 하던 운동을 주 6회로 늘렸다. 계속 앉아서 글을 쓰니까 몸이 굳는 것이 느껴졌다. 체중도 늘듯 말 듯 줄타기를 했다. 관리하지 않으면 바로 한계 체중을 넘어설 것 같아서 조치를 취했다. 정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동적인 일을 해야 균형이 맞다. 글을 쓰는데 머리 쓰는 일을 또 하면, 생각이 작동하지 않는다. 몸을 쓰면서 내 몸 곳곳에 있는 세포와 장기에 동력을 불어넣어야 머리가 일을 한다.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종이의 집'을 감명 깊게 보았다. 거기에 나오는 '교수'라는 캐릭터는 생각이 풀리지 않으면 격한 운동을 한다. 역시 반대 성격의 무언가를 해야 인간은 제대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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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서점에서 책을 7권 구매했다. 모두 '김훈' 작가님의 책이다. 칼의 노래를 필두로 김훈 작가님의 문장에 매료되었다. 도서관에서 다른 작품을 몇 권 빌려 읽다가 아예 소장하기로 마음먹었다. 흑산, 남한산성, 현의 노래, 공터에서, 연필로 쓰기, 자전거 여행 1·2권이다. 이분의 책을 읽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든다. 짧고 굵은, 매몰차고 냉정한, 따듯하고 부드러운, 사색적이고 추상적인, 담백하고 간단한 문장들이 내 마음속에서 휘몰아친다. 일찍이 나와 맞는 작가를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그리고 그런 분과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 역시 다행이다. 바쁜 일정이 끝나면전권을 반복해서 재독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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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을 하나 샀다. 재활용 고무로 만들어졌대서 궁금했는데 신어보니 내 발에 잘 맞는다. 요즘 글을 쓰느냐고 외출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잠깐 신고 다녀본 결과 튼튼하고 편하다. 최근에 여러 브랜드에서 친환경 소재로 의류나 신발을 만든다. 버려진 페트병·나무·그물·고무·옷감 등으로 말이다.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한 번 쓰고 땅으로 매립되기에 아까운 것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다. 그런 것들이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서 기쁘다. 나중에 작업실을 갖게 되면, 인테리어를 중고품과 친환경 제품으로만 구성해볼까 고민 중이다.
여기까지다. 아마 이번 주, 다음 주도 계속 바쁠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안부를 물으면 '바쁘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된 듯하여 스스로도 민망하다. 나의 벗들이여, 부디 이해해주길. 밤에는 되도록 글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밤에는 밤을 맞이하면서 여유를 부려야 다음 날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