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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원장님이 되어보실래요?

by 팀클 세라

국내 유명 영어 교육 출판사에서는 현장 수업을 하시는 선생님들을 위해 종종 다양한 프로그램의 교육을 많이 해주신다.


신간교재가 나왔거나 또는 기존의 교재 관련하여 영어 수업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들이 있기에,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하면 선생님들과의 커뮤니티도 자연스럽게 형성이 된다.


어느 날 나는, 우리를 교육해 주셨던 유명 인기강사 '퍼플'샘과 특별히 가까워지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퍼플샘의 강의가 있을 때면 난 꼬박꼬박 참석을 했고 강의가 끝나면 우리는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퍼플샘이 어느 날 내게 넌지시 제안을 하셨다.

"세라샘, 샘도 이젠 1인 원장님으로 해보시지 않을래요? 방과 후 수업 너무 힘드시잖아요."


"아휴~제가요? 전 그런 건 못해요. 제가 어떻게 혼자서 홍보를 하고 애들을 모으고 그러겠어요? 말도 안돼요. 엄두도 안 나고 생각조차 못하겠어요"


극도로 소심한 나의 성격을 내세우며 절대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제가 아는 샘들 중 먼저는 집에서 공부방으로 운영하시다 학원으로 크게 확장하신 원장님들 많아요"

" 그분들이야 잘하시니깐 그렇죠. 전... 아휴 말도 안돼요"

" 선생님 같은 분들을 위해 공부방 운영 컨설턴트 해주시는 분 계시는데 한번 연락처 드려볼까요? 그분이 많이 도와주실 거예요

제가 보기엔 언젠가는 세라샘도 1인 원장님으로 엄청 크게 성장해 계실 거 같은데요~~"


난 퍼플샘의 이 한마디가 우연적 필연이 되어서 공부방 컨설턴트 대표를 알게 되었고, 그분의 적극적이고 강력한 추진력 덕분에 얼떨결에 집에서 공부방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교습소나 학원을 차리기에는 투자와 리스크가 너무 크니 우선 수업 장소를 집으로 정한 것이다.


방하나를 온전히 비우고 수업하는 교실로 만들었다. 홍보가 문제였다. 영어수업을 하는 곳이라고 내입으로 알리고 다니는게 여간 자신도 없고 용기도 없었다.


우연찮게 초2 한 명의 여자아이와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4명의 그룹 수업을 목표로 했지만 홍보를 도무지 못하는 나는 6개월간을 그냥 한 명의 아이와 수업을 이어갔다.


그리고 그 후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물론 내 입이 아니라 다른 학부모님들의 입을 통해서.


공부방의 1인 원장.

솔직히 모든 면에서 나는 나의 삶에 대해서 참 만족스럽다. 지금의 내가 되도록 그때 내 등을 살짝 떠밀어준 퍼플샘이 참 고맙고 그립다. 워낙 능력이 출중했던 분이라 외국계 유명 출판업계의 싱가포르 지사로 스카우트되셨는데 그 후로는 연락이 끊겼다.


그 당시 잠깐 스치는 인연의 한마디가 이렇게 내 인생 전반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을 줄이야.


다음에 만나면 내가 원장으로 우뚝 성장해 있길 기대하고 있겠다 하셨는데 오늘은 유난히 퍼플샘이 더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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