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수영 극복기
이번 달부터 주 5일, 아침마다 수영을 가고 있다.
내가 이렇게 수영까지 해보다니.
작년, 10 월
우연히 시작했던 PT라는 운동 세계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수영에도 관심이 생겼다. PT를 받으면서 자꾸만 흐트러지는 호흡이 문제가 되는 것 같았다. 규칙적인 호흡 훈련과 폐활량을 늘리면 조금 나아질까 싶어 수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월·수·금 오전 7시, 주 3회로 시작했다.
유아풀에서 발차기와 호흡을 배우고, 거북이 등껍데기와 킥판을 잡은 채 허우적거리기만 몇 주를 보낸 듯하다. 하지만 역시 난 운동 부진아. 못해도 이렇게 못하나 싶었다.
처음 만난 수영 선생님은 나를 보며 답답하다는 눈빛과 함께 날카로운 조언을 던지곤 하셨다. 자꾸 위축되는 기분에 그만둘까 싶다가도, 억울함과 오기가 생겨 결석 한 번 없이 나름 최선을 다했다. 초급 과정에서 1년을 머물러도 괜찮으니, 중도 포기만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극히도 몸치인 나는 여전히 호흡이 서툴러 수영장 물을 입과 코로 들이마시고, 눈물 콧물 기침으로 뱉어내기 바빴고, 25미터 레인에서도 중간중간 멈춰서 헉헉거려야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보다 늦게 시작한 사람들이 어느새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자세도 잡히고, 속도도 빨라졌다.
뒤에서 상어들이 내 뒤에 바짝 달라붙어 다가오면 마음이 조급해져 하던 수영을 멈추고 물속에서 정신없이 걷고 뛰기를 반복하며 도망치기를 했다. 혹시 내가 길을 막는 건 아닌가 싶어 “먼저 가세요”하며 늘 마지막 출발을 자처했다.
수영 5개월째.
일단 나는 물과 친해졌다.
이제는 수영장 물이 입과 코로 들어와도 예전처럼 그리 불쾌하거나 거북하지 않았다. 내 몸으로 거침없이 들어오는 물을 그냥 그러려니 받아들이는 여유도 생겼다.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물을 통해 오늘의 락스 농도를 구분할 수도 있었다.
최근 평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나는 또다시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팔다리를 아무리 휘젓고 따라 해도 아직은 제자리 멈춤이다. 평형이 안된다고 고민하며 한숨 쉬는 나에게 남편이 개구리 몇 마리 잡아먹어 보라며 놀린다. 일단 어설프지만 자유형과 배영은 되고 있다. 어쨌거나 이제는 내 몸이 물에 뜬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새벽 6시 반, 부스스한 얼굴로 나가 수영장 물속에서 몸을 깨우고 샤워를 마치고 나오는 아침은 제법 보람차고 개운하다.
몸은 정신과 습관을 따라 움직인다.
8시에 일어났던 내가 몇 달 만에 완전히 아침형 인간이 되어 6시에 눈을 뜬다. 아침마다 수영장에 내 몸을 담그지 못할까 봐 불안해 선잠을 자면서 여러 차례 깨기도 한다.
아직도 나는 느리고 어설프다.
숨은 늘 가쁘고, 힘차게 팔 젓기와 발차기를 해야 하는 물살은 버겁다.
시간이 날 때마다 수영 쇼츠들을 보며 허공에서 따라 해본다.
예전의 나는 물을 두려워했지만, 이젠 물이 기다려진다.
속도는 남들보다 여전히 느리지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요즘 물속에서 배우고 있는 건 영법이라기보다는 물속에 떠있는 신기한 나 자신이다. 물속에서의 시원함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수영자체는 그리 잘하지 못해도 그냥 그거면 된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