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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홍 Jan 14. 2016

[#5] 대우조선과 현대엔지니어링 분식 방법 비교

[4] 번 글에 대한 짧은 부연


어제 잠깐 언급한 대로 도급(수주형) 공사계약은 공사 진행률에 따라 당기의 이익이 결정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래서 대부분 분식회계를 하는 회사는 공사진행율을 이용하여 이익을 조작하게 된다.


도급계약에서 대부분의 분식회계는 실행예산(총공사 예정원가)에서 출발한다. 실행예산이라는 것이 회계사도, 건설전문가도, 조선전문가도 누구도 검증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론에서는 실행예산을 완벽히 검증할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원가율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한 것 같다. 아직은 의혹이므로 분식회계로 단언할 수는 없다.  현대 엔지니어링은 공사 진행률 = 공사에 실제 투입한 원가 / 공사 예정원가(실행예산)를  조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경영진에서 숫자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해오니 할 수 있는 방법이 저 공사 예정원가 조작밖에 할 것이 없기도 하다. 

반면에 대우조선은 보도된 사실에 따르면 실행예산은 조작한 것은 아니고, 도급금액보다 공사원가(배 만드는 원가)가 더 높은데 그것을 손실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년까지 수주금액(매출) 100억짜리 배를 만들어주기로 했는데, 올해 결산기에 다시 추정해보니 원가가 130억이 들 것으로 예상되면 손실 30억은 올해의 비용으로  회계처리해야 한다.  


잠시 공사 진행률에 따라 손익이 어떻게 바뀌는 지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2년 안에 100억짜리 빌딩을 짓는 공사를 수주했는데 실행예산을 짜보니 80억 원으로 예상되었다. 그렇다면 회사가 2년 동안 이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 총 금액은 20억[100억(도급금액)-80억(실행예산)]이다.  

올해 50억 원이 실제 공사비로  투입되었다..  정상적으로 처리된다면 올해 공사 진행률은 62.5%(50억/80억) 이 된다. 공사 매출액은 62.5억(100억(도급금액) * 62.5%(공사 진행률))이고 투입된 공사원가는 이미 50억 원이었으니 당기 이익금액은 12.5억 원(62.5억-50억)이 되는 것이다. 그럼 다음 해 이익은 20억 -12.5억 = 7.5억이 된다. 


그런데 갑자기 사장이 올해 이익을 15억으로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 투입원가는 세금계산서 등이 다 발행되어 이미 지급한 돈이므로 조작이 어렵다. 검증하자면 쉽게 검증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실행예산을 조작하게 되는 것이다.

(공사 매출 - 50억 = 15억)이 되어야 하므로 공사 매출은 65억 원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공사 진행률이 65%가 되어야 한다(매출액 = 100억(도급금액)* 65%(공사 진행률)=65억).

올해 투입된 원가는 50억 원으로 고정되어 있으므로 (65%(공사 진행률)= 50억/ X (실행예산))의 방정식이 나오게 된다. 이 방정식에서 X를 풀면 76.9억이 된다. 사장의 지시를 이행하고자 최초의 실행예산을 80억에서 76.9억 원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공사 진행률을 조작하는 방법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론적으로 가장 쉬운 것을 하나 소개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실행예산을 80억에서 77억 원으로 변경하니 당기 이익이 12.5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회계사로서도 슬픈 일이지만 분식회계는 누군가의 양심 고백이 없이는 잡아내기가 수월하지 않다.  어제 보도된 현대엔지니어링도 재경본부장의 양심 고백에 의한 것이었다. 사실 어떻게 분식하는지도 알고 있고, 심증도 있지만 물증을 잡아내기가 현행의 회계감사 환경에서는 사실 어렵다. (Written by CPA Lee) 


결론적으로 분식 회계하는 회사들도 강력하게 처벌하고, 아주 강력하게~~

경쟁방법이라고 아는 것은 가격 깎아주는 것 밖에 없어서 쿠팡 소리 들어가며 제살 깎아가며 수임해온 회계법인 파트너들도 아주 강력하게 처벌하고, 아주 강력하게

한국사회에서는 이  방법밖에 없지 않나 싶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없는데 괜히 문제 삼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물론 내가 문제 삼는다고 문제가 되지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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