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역사적 사건은 존재 자체를 의심받는다. 발생 직후 외면받고 사실을 입막음 당해 오늘날까지 제대로 된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왜곡된 사실이 사실인 것처럼 입에 오르내린다. 제주 4.3 사건, 여순사건, 5.18 민주화 운동 등이 그랬다. 특히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상 규명은 현재진행형이다. 발포 책임, 헬기 사격 등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가득하다. 역사 왜곡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따르면 작년 4월부터 10월까지 작성된 네이버 기사 댓글 1만 5000여 개 중 5.18에 대한 왜곡, 폄훼 표현이 있는 댓글은 모두 1900여 개였다.
5.18과 같은 사건일수록 국가가 주도해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진상 규명에 힘써야 한다. 진상 규명의 가장 기초 단계가 교과서다. 5.18이 오늘날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얼마나 큰 발디딤이 됐는지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그렇기에 2022 개정 교육과정에 5.18이 제외된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비판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교과를 간소화하는 과정에서 생략됐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4.19 혁명, 6월 항쟁과 더불어 대한민국 민주주의 건립에서 빠질 수 없는 사건인 5.18이 제외됐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역사 훼손이다. 게다가 이번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초·중·고교 사회, 역사, 한국사 등 어디에도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단어를 볼 수 없다. 이는 명백한 역사 교육의 뒷걸음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5.18과 관련해 '망언'을 하는 국회의원이 존재하고, 극우 인터넷 사이트에는 5.18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단어가 넘쳐난다. 이런 사건일수록 교과서에 포함되는 단 한 줄, 한 단어라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5.18은 반드시 교과서에 기술돼야 하며, 이와 관련해 학생들이 사건의 진상에 대해 공부하고, 활발하게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 학생들이 자유민주주의의 헌법 정신의 근간이 되는 5.18을 배우지 못하는 것은 모순이다. 오늘날은 인터넷 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왜곡을 쉽게 접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교육과정을 수정하고 올바른 5.18 정신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