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공부
[원문장] <프레임>, 최인철 저
사람들은 돈의 출처에 따라 돈에다 갖가지 이름을 붙이고는 마치 서로 다른 돈인 양 차별해서 쓰는 습관이 있다. 특히 공돈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면 그 돈은 어차피 없었던 돈이라는 프레임이 작용해서 결국 돈을 쉽게 써버리고 만다.
“돈 공부를 해본 적 있나요?”
한때는 이 질문을 들으면 괜히 움찔했다.
돈을 공부한다는 게 어딘가 속물 같고, 너무 계산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특히 직장에서는 더 그랬다.
돈에 대해 말하거나 공부한다고 하면, 마치 일에 집중하지 않는 사람처럼 비춰질까 봐 조심스러웠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돈과는 거리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부자가 되는 길과는 정반대의 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된다. 돈 공부는 꼭 필요하다는 걸.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인생의 많은 갈림길에서 최소한의 선택권을 쥐게 해주는 건 결국 돈이라는 걸.
돈이 많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지만, 돈이 없어서 고통받는 건 분명한 현실이다.
무엇보다 내가 돈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가장 큰 이유는 시간 때문이다.
나는 나의 시간을 내가 통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 하루, 이번 달, 앞으로의 몇 년을 내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현실은 자꾸 말한다. 조금만 더 벌어야 하지 않느냐고. 조금만 더 일하면 해결된다고. 그렇게 점점 더 일의 비중은 커지고, 내 시간은 줄어든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일 중심의 삶에 적응해간다.
나는 그런 삶을 원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 나 자신을 돌아볼 시간, 내가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키기 위해서는 돈 공부가 필요하다. 돈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해, 돈 때문에 내 삶이 휘청이지 않기 위해 말이다.
돈은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다.
내게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돈 공부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답게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돈 이야기를 터부시해왔다.
‘돈 얘기 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라는 생각에 말조차 아끼고 피했다.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돈에 대해 배우고, 계획을 세우고,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나를 지킬 수 있고,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지켜낼 수 있다.
아직 돈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늦지 않았다.
내 시간과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진심을 다해 주변을 돌볼 수 있는 여유를 갖기 위해, 오늘부터 시작해도 괜찮다.
당신의 시간은 소중하고,
그 시간을 지킬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니 이제, 나를 위해 돈 공부를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