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직장이란, 마주하고 싶지 않은 얼굴들과도 마주해야 하는 숙명의 무대다. 때론 차가운 시선이 날카로운 바람처럼 스치고, 때론 속내를 감춘 미소가 물빛 아래 감춰진 검은 조류처럼 아릿하게 흐른다.
우리는 그 속에서 묻고 또 묻는다. 이 관계를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 그리고 그 대답은 언제나 우리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하나는 분명하다. 내가 등을 돌린다 해도, 세상은 끝없이 그런 사람들을 내 앞에 데려다 놓는다. 마치 피할 수 없는 계절의 순환처럼, 마주하기 싫은 얼굴들은 형태를 달리하며 다시 나타난다.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가 지나가면 다시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찾아오듯, 내가 도망친다고 해서 세상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러니 선택해야 한다. 맞설 것인가, 피할 것인가. 피하려 한다면, 우리는 끝없는 도망자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나 세상은 도망치는 자에게 더 많은 장애물을 쌓아 올린다. 부딪히지 않고 지나갈 수 없는 벽처럼, 숨으려 할수록 더 짙어지는 그림자처럼.
그렇다면, 차라리 마주하는 것이 더 나은 길이 아닐까. 흔들리는 나뭇잎도 바람을 맞아야 더욱 단단히 뿌리내리고, 거친 파도에 부딪힌 바위는 더욱 견고해진다.
인간관계도 그러하다.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더 강해지고, 마찰 속에서 성장한다. 단순히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나를 단련하고 다듬는 것이다.
직장은 단순한 생계의 터전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서로 부딪히며 살아가는 축소된 세상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람을 배우고, 세상을 익히며, 나를 찾아간다.
그러므로 미운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나를 키우는 과정임을. 내가 등을 돌린다 해도, 바람은 언제나 나를 찾아오고, 그림자는 어디든 스며들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 한다. 결국, 우리는 세상을 등지고 살아갈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