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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fton Parker Mar 20. 2024

글 여행 25% 달성 기념 작가 인터뷰

March 2024

(커버이미지 : 알바니 랜드마크 중 하나인 뉴욕 주청사, New York State Capitol. 한국에 오기 직전, 주청사를 직접 방문하여 15달러에 이 그림을 구입했고 한국에 가져와 5배의 돈을 더 주고 액자를 제작하여 방에 걸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도 있으니 간단하게 자기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네. 안녕하세요. 지난달부터 브런치에 뉴욕 이민 이야기 연재하는 Clifton Parker(클리프턴 파커)라고 합니다. 소개글에 남긴 것처럼 직장인이고 아이 아빠고 서울 사는 평범한 40대 아저씨입니다. 사실, 진짜 이민은 아니고 미국에서 2년 살다가 한국 돌아온 거죠. 법적으로는 "비이민거주외국인"이 정확한 명칭이 됩니다. 이 정도면 소개가 됐을까요? ^^;


에이... 그 정도는 너무 부족하죠. ^^; 직접 말씀하시기 하기 쑥스러우시면 지금부터 제가 여쭤보면서 알아가 보도록 할게요. 일단, "클리프턴 파커", 필명이 약간 생소한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그건 제가 살던 동네 이름이에요. Clifton Park. 미국 뉴욕 주에 있는 작은 마을인데, 저는 그 동네 사람이라는 뜻에서 클리프턴 파커라고 정했어요. 지금은 한국에 돌아왔지만 그때의 모습을 잊고 싶지 않기도 해서요.


첫 글을 보면 파견 근무를 가게 되어서 미국에서 2년간 가족과 함께 살게 되셨고 굉장히 많은 경험들을 하셨다고 되어있어요. 우리가 차차 브런치를 통해서 만나게 될 이야기겠지만, 그래도 어떤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인지 짧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야기는 사실 여러 가지가 다 뒤섞여있어요. 이건 한 가족의 성장기록이기도 하고 이민자의 외로운 일기 같은 것이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새로 만난 세계를 여행하는 탐험기이고 미국에 대해 공부했던 기록이죠. 그리고 사실 제가 가장 강조해서 쓰고 싶은 건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관한 얘기예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우리는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었는지...

아직은 정착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제 본격적으로 미국 여행을 시작하게 되고 코비드 끝날 때쯤부터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하게 될 거예요. 동네 사람들, 도서관 선생님들, 회사 친구들, 미국에 사는 한인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미국에도 당연히 코로나가 있었을 테니까 바깥 활동에 제약이 많았겠네요.

맞아요. 한국에서 뉴스로 보기엔 미국이 코비드 관리를 잘 못하는 것 같았지만 제가 있던 뉴욕 주는 한국에서 관리하던 것과 거의 비슷했어요. 저도 보건소 전화를 두 번인가 받았는걸요. 미국에서 살다 보니 하나의 나라라고는 해도 주별로, 지역별로 사는 모습이 다 제각각이라 딱 집어서 "미국은 이래"라고 말하기 어려운 게 많았어요. 돌아보면 코비드가 특히 좀 그런 것 같아요.


타지에서 고생 많으셨겠네요. 코로나 아니어도 힘드셨을 텐데... 글 얘기로 돌아와서요, 이번 인터뷰 제목이 25프로 완성기념인데요. 벌써 그 정도나 발행이 된 건가요? 이제 겨우 미국 생활 시작 이야기 같은데요.

하하. 맞아요. 지금은 막 시작하려는 이야기가 공유되고 있죠. 근데 사실 저는 지금 지난주에 발행된 회차의 6개월 뒤의 이야기를 작성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사전에 글을 미리  놓고 일요일 저녁마다 예전에 써둔 글을 퇴고해서 하나씩 올리고 있는 거죠. 지난주에 브런치에는 6번 글이 올라갔는데, 제가 지금 작가 서랍에서 쓰고 있는 글은 18번이에요. 17번 글까지가 전체 분량의 25%가 작성된 건데, 제 생각엔 80~100번 회차 사이에서 모든 이야기가 끝날 것 같아요. 올해 안으로 초고를 완결하는 게 목표예요.


작가님은 글을 저축해 두시는 스타일이시네요.

"일주일에 한편, 일요일 저녁. 이미 전체의 1/4은 작성이 끝나있다." 알겠습니다. 여러분도 기억해 두시면 좋겠네요.

무사히 일정대로 순항하시니 정말 다행이네요. 이 인터뷰가 작가님의 뜻깊은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작가님, 부디 완결하시길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간 여유가 생기면 일주일에 두 편 정도 발행이 될 것 같긴 해요. 조만간.


저는 지금껏 발행된 내용 중에서 '집을 구하고 난 뒤 방에 혼자 누워있던 장면'이 좀 인상 깊게 느껴졌어요. 작은 성취감 뒤에 감춰진, 외로움과 책임감 그리고 뭔지 모를 씁쓸함. 그런 느낌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달까요?

사실 그 장면을 쓰면서 이민 혹은 유학 생활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마 이 느낌을 잘 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노력해서 뭔가 해냈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는 정착 노동. 얘기 나눌 사람도 없고 웃을 일도 없어, 울어도 봐줄 사람 없어서 눈물도 안 나던데요. ^^;;

그래도 이제 가족이 미국 도착한 장면까지 썼으니 쓸쓸한 정착기 내용도 얼마 안 남았어요.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들을 쓸 때가 되어갑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실 때 이것만은 정말 명장면이다, 독자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다 애착이 있으시겠지만 딱 하나를 뽑는다면?

지금까지 발행된 내용 중에선, 이사 와서 '이웃들에게 편지를 보냈던 순간'을 중요 장면으로 뽑고 싶어요. 한국에서 살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생각으로 접근해야 했던 일이고 그만큼 절박하기도 했었어요. 이것에 대한 대답이 다음 편에 올라갈 데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 편지 사건은 계속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아이템이었고 저희가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장치가 되었어요.  내용을 잘 풀어서 제가 받았던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해볼게요.


아 맞아요. 그 장면도 참 독특하고 흥미롭게 봤었는데 뒷 이야기 기대해 보겠습니다. 얼른 올려주세요. ^^


(왼쪽) 세은이의 한국 방. 여행 갈 때마다 샀던 인형들이 잔뜩 있다. 개구리 인형은 켄터키에서 왔다. (오른쪽) 영어과외 선생님 DyAnn. 세은이 그림.


작가님 말씀하신 대로 지금은 정착기를 쓰니까 외롭고 힘든 느낌의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요, 사실 미국 생활 중에 힘든 시간보다 즐거웠던 기억이 당연히 으시겠죠? 그런 순간이 있으 이렇게 글로 쓰고 계신 게 아닐까 하는데요, 맞나요?

물론 그렇죠. 정착해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일상생활도 안정되고, 회사에서 나름 인정도 받고 뭐 그렇게 많은 것들에 익숙해지더라고요. 익숙해지니까 여유도 생기고 주변의 소소한 즐거움들도 찾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멀리 여행을 다닌 것도 다시 하기 힘든 경험인데, 특히 한국에서는 하기 힘든 며칠짜리 초 장거리 운전으로 미국 이곳저곳을 갔던 건 정말 특별했죠.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 KFC 할아버지의 가게, 마틴 루터 킹의 집 같은 곳은 미국의 역사 이야기가 있는 곳인데, 우리가 그런 곳을 찾아다니는 걸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KFC 할아버지 얘기가 좀 궁금한데, 지금은 작가님께 더 묻지 않고 나중에 발행하시는 글로 보겠습니다.

그런데 방금 하신 말씀 들어보면 여행 다니신 얘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하셨나 보네요? 미국사람들에게 영어로 하신 거 맞죠? 소개글에는 영어를 잘 못하신다고 쓰셨는데, 저는 한국사람들한테 한국어로 해도 어렵겠는데요.

한국분들 많은 곳에 살았으면 좀 편했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 않았고요, 주변엔 다들 그냥 현지 미국인, 평범한 뉴욕 사람들이었어요. 저는 영어를 잘 못하니까 여행 갈 때마다 PPT자료를 만들어서 그걸 가지고 얘기를 했어요. 사진이랑 글이 있으니까 말실수를 해도 괜찮았고 내용이 좀 어설퍼도 다들 이해해 줬어요. 해보니까 좋아하고, 좋아하니까 또 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그렇게 되었죠. 고맙게도 다들 좋아해 줬어요.

지금 쓰고 있는 글의 대부분 내용은 그 당시 PPT자료에서 나오는 거지요.


PPT를 매번 만들었다고요? 아니 왜요? 어쩌다 그렇게 까지 하신 건가요?

그건 제가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 브런치에서 곧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음... 너무 궁금한데... 알겠습니다. 기다릴게요.

그럼, 그 많은 여행을 다니면서 PPT로 기록하신  정말 대단한 거고 큰 노력을 들여서 이미 완성까지 하신 거잖아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오셔서 이렇게 브런치에 글로 까지 남기게 된 사연이 있나요? 직장도 다니시는데 이렇게 정기적으로 글을 쓰시려면 시간이랑 노력이 엄청 필요할 것 같은데요. 그리고 글도 짧지 않고 길게 쓰시잖아요.

제가 여기까지 오는데 사연이 좀 있는데요.

원래는, 제가 한국 돌아오고 나서 여행 PPT들을 프린트 제본해서 예쁜 표지로 기념품처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걸 미국 친구들, 클리프턴 파크 이웃들에게 한 권씩 보내주려고 했었거든요. 우리를 잊지 말라는 의미로요.

칼라 출력으로 한 번에 많은 양을 해야 하니까 제가 직접 할 수가 없고 돈을 들여서 인쇄를 맡겨야겠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관련 일 하시는 분들검색해집에서 가까운 곳  군데에 여행기 한 개를 샘플로 첨부해서 견적 의뢰를 했죠. 이런 게 40개쯤 있는데 인쇄하면 시간이나 비용이 얼마쯤 되겠느냐 하고요.

그런데 그중에 견적은 안 주시고 저랑 통화부터 하자는 분들이 있었어요. 출판사에 계신 분들이었는데...

"이 여행기는 그냥 사진모음이 아니고 선생님과 따님의 이야기가 있어요. 그냥 프린트해서 제본해 버리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이거 절대 인쇄하지 마세요. 꼭 글로 써서 책으로 만드세요."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두 분이나 그렇게 전화를 주셔서 '한번 도전해 볼까?'하고 생각해 본 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솔직히 회사 일 끝나고 집에 와서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꼭 완주할 생각을 갖고 있어요.


작가님은 원래 블로그나 SNS 같은 곳에 글을 쓰시던 분인가요? 아니면 글을 쓰는 직장을 다니시나요? 글 쓰기 초보가 어느 날 갑자기 '글 좀 써야지' 하고 맘먹어서 한다기엔 너무 큰 프로젝트 같은데요.

태어나서 처음 해 보는 일입니다. 인터넷에 글 써서 올리는 것 자체가 처음입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은 문자보다는 숫자를 다루는 곳이라서 글쓰기랑은 아예 상관없죠. 그래서 제 글을 제가 다시 보면 좀 투박하고 딱딱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도 찾아와 주셔서 글 읽어주시고 라이크도 주시고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클리프턴 파크에서 아직도 우리 가족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분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죠. 성공까지는 몰라도 정성껏 써야 하고 하고 완주는 해야 해요. 이젠 이 글이 저를 아껴주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제 일생일대의 숙제가 되었습니다.


(왼쪽) 우리가 2년 동안 다녔던 미국의 여러 곳들. (오른쪽) 여행 다닐 때마다 만들었던 PPT파일들.


아... 궁금한 게 계속 생각나는데, 너무 아쉽게도 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래도 저희 인터뷰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서 다음번에 또 뵐 수 있는데요, 다음 인터뷰 때는 시간 활용이 충분히 되도록 질문을 잘 준비해야겠네요. 아쉽지만 일단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또 와주실 거죠?

그럼요. 꼭 불러주세요. 50% 달성되면 하프타임 쇼라도 해야겠네요.


자, 오늘 준비한 게 아직 끝난 건 아니고요, 저희가 준비한 첫 인터뷰의 마지막 코너, 브런치 합격기 소개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작가 심사는 브런치에서 독자에게 글을 공유하려는 도전자라면 누구나 거쳐가야 하는 입문과정입니다. 특별한 공식이 없어서 도전하시는 분들에겐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보니 작가님들 마다 독특한 사연이 있는 것 같은데, 클리프턴 파커님은 어떻게 준비해서 브런치 작가에 합격하셨는지 독자분들께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거 궁금해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글을 쓰기 전에 검색을 해보니 10번 넘게 떨어지신 분도 있고, 한 번에 붙은 분도 있더라고요. 브런치 합격 수기(?)나 공략법 같은 글들도 읽어봤는데 저랑 딱 맞는 건 없었어요. 다른 분들의 상황과는 다르게 저는 써 놓은 글이 하나도 없어서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했는데, 그래도 저는 저만의 이야기가 있으니까 자신은 있었어요.

일단 가지고 있는 PPT의 제목을 시간 순서대로 엑셀파일에 나열한 다음에 어떤 일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부터 정했어요. 그다음엔 일단 쓰기 시작했죠. 발행하기 전에 임시저장 해 놓는 "작가의 서랍"에 마치 작가가 된 것 마냥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미국이야기 쓰시는 다른 분들의 글도 보면서 넣어야 할 정보, 분위기, 글의 형식 같은 것도 많이 참고했어요.

그렇게 글 쓰기를 한 5개월? 글이 좀 쌓여서 '한번 도전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길래 약간 충동적으로 지원했어요.

자기소개와 활동계획에 글을 쓰는 칸이 300자 밖에 안되어서 저는 오히려 글을 줄이느라 시간을 써야 했고요. 첨부해야 하는 글은 전체 소개를 하는 내용인 1번 글을 넣고 2, 3번은 빼고 다른 번호의 글을 첨부했어요. 미리 써 놓은 거 티 내고 싶었거든요.

SNS를 적어달라기에 저는 활동하는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직장 생활하느라 프로필만 작성해 두었던 링크드인을 넣었어요. 글 쓰는 직업이 아닌 사람이 지원했으니 오히려 신선하게 보였으려나요? ㅋ

그랬더니 바로 다음날 합격 메일이 왔어요. 단 한 번에, 하루 만에. ^^;

아직 글 여행으로 가야 할 길이 한참 남았으니, 합격한 게 기쁘긴 했어도 약간 덤덤했어요. 힘든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까요. ㅠㅠ


(사진) 작가의 방.


역시 브런치 작가 합격기는 작가님들 마다 다 다르고 독특하네요. 클리프턴 파커님의 합격 기는 확실히 본인의 캐릭터가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쓸 글이니 작가 합격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자신만의 글을 쓰셨을 거고, 그런 마음으로 쓰신 글이니 당연히 합격되신 거겠죠. 성실과 꾸준함에서 오는 자신감이 느껴지네요. 늦게나마 작가 되신 것도 축하드립니다.

과찬이십니다. 쑥스럽고 민망하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브런치 작가님이신 클리프턴 파커님 만나봤는데요. 소중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고 계신다는 우리 작가님. 아무쪼록 50%를 넘어서 100% 완결하시고 단행본으로 탈고하시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글 쓰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이 인터뷰를 봐주신 독자님들도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다음에 뵙겠습니다.

네 안녕히 계세요.


PS - 에이북스 강대표님, 반달 뜨는 꽃섬 이대표님. 일부러 시간을 내서 조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이라 부족하더라도 꼭 완주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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