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권리 위에 잠자는 ‘잠자’ : 노동법 교육

by 짱구노무사

4. 권리 위에 잠자는 ‘잠자’ : 노동법 교육

글 쓰다말고 문득 떠오른다. 20대 초, 건설현장에서 일명 ‘노가다’라고 불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불에 달궈진 H빔이라는 쇳덩이에 등이 찢기는 재해를 당한 적이 있다. 현재 직업이 공인노무사이지만 당시에는 산업재해라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


심각한 사고를 당하여 누워 있으면서도 다음 날 회사에 연락해서 무슨 말을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일하기로 약속한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해 죄송해요.’라는 말을 수줍게 전하고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린 기억. 사고의 과실도 전혀 없었는데 왜 그랬을까(산업재해는 근로자의 과실을 따지지 않는 무과실책임주의).


미안한 감정마저 들었던 것 같다. 학습된 위선이 아니라 배우지 못한 어리석음이었다. 회사로부터 다시 연락은 오지 않았다. 병원 치료비는커녕 일한 품삯조차 받지 못했다. 이를 요구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쪼다였다. ‘잠자’에게 ‘쪼다’라고 말한 이유다. 쪼다는 쪼다를 알아보는 법!!!


‘잠자’가 그래서 딱하다. 일하기 싫었던 것은 맞지만, 스스로 사장의 매몰찬 처사에 정당성마저 부여하고 있는 ‘잠자’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한다.


청소년기 노동법 교육의 부재다. 독일, 프랑스 등에서 노동법 교육은 중·고등학교의 정규과목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겨우 1년에 1번 특강 정도가 다다. 노동법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학생들은 ‘알바’라는 형태로 일 경험을 한다. 주휴수당 등을 알지 못한 채 당연한 듯 주 15시간 미만 근로를 제공하거나, 주 15시간 이상 근로하면서도 마땅히 발생하는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용자조차 주휴수당을 의도하여 안 주기도 하지만 같은 이유로 몰라서 못 주는 경우도 허다하다. 청소년 노동법 교육이 정규과목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 모두 언젠가 노동자 또는 사용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3. 일하다 아픈 사람들 : ‘업무와 질병 간 인과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