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③ 미래]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게 중요해

시민단체 마케터 완두: 커리어 전환은 언제 도망이 아닌 선택이 될까?

by 코코넛 노무사




*솔직한 인터뷰와 아직 첫 회사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위해 회사와 인물명은 닉네임으로 대체합니다*







코코넛: 이제 미래로 넘어갈게요. 궁극적인 커리어 목표가 무엇일까요?

완두: 진짜 그때그때 사는 편이라 이게 좀 어려워서 따로 써왔어요. 지금은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어서 후원팀에서 캠페인 같은 활동을 많이 하고 있거든요.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영향력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코코넛: 앞으로 걷고 싶은 커리어패스가 있나요? 전문가의 길을 걷거나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거요.

완두: 후원 업무는 마케팅적인 면도 있고 환경 분야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해요. 그런데 이런 전문가가 아직은 엄청 많지 않은 것 같아서 우선은 이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요.

이건 현시점의 고민인데, 환경도 되게 분야가 굉장히 여러 가지예요. 궁극적인 목표는 비슷할 수도 있지만 에너지와 관련해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는 사람도 있고, 야생동물이나 생태계에 더 집중하는 단체도 있고, 자원 순환 문제를 다루는 곳도 있거든요. 저는 아직은 모든 분야에 다 조금씩 관심이 있어요. 후원팀이니까 모든 분야를 조금씩 두루두루 아는 게 제 역할일 수도 있고 제너럴리스트가 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계속 후원팀에서 일하더라도 제가 그중에서도 조금 더 마음을 쏟고 싶은 주제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코코넛: 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난관이 있나요? 이것도 방금 말한 내용이 고민이라면 고민이 될 수도 있겠네요.

완두: 맞아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요. 전 일을 벌이고 보는 편이라서 무작정 일을 시작했다가 금방 막 죽을 것 같아요.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간 쌓아온 빅데이터로써 그러면 건강도 안 좋아지고 일을 오래 못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 에너지는 한정적이고요. 그래서 지금은 재밌어 보이는 일도 우선 이틀 정도 생각해 보고 안 될 것 같다 싶으면 시작하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코코넛: 웰컴 투 삼십 대.

완두: 진짜요. 더 이상 체력이 무한정이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요.



코코넛: 커리어 전환도 이루었고, 원하는 목표도 생겼어요. 무엇이 문제가 될 수 있을지도 다 인식하고 있고요.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본인에게 필요한 스킬이나 능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완두: 체력요. 사람을 대하는 것도 체력 문제고 모든 게 체력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 느낀 건 데이터분석이나 기획 능력도 제 업무 수행에 당연히 기본적으로 필요하지만, 이것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 엄청 중요해요.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점심 문화가 특이해서 점심을 다 같이 먹지 않고 원하는 사람과 일대일로 점심 약속을 잡아요. 그러면서 인간관계도 쌓고 협업도 수월해지니까 이런 스킬이 일할 때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아서 소통 능력을 키우고 강화하고 싶어요.



코코넛: 새로운 일을 하는 데에 신중해지려고 있다고 했지만, 혹시 지금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게 있나요?

완두: 요즘 글방에 참여해서 글쓰기를 하고 있어요. 작가가 운영하는 글방인데 수업을 듣는 건 아니고, 매주 주제를 받으면 자유롭게 글을 올려서 글방 참여자들이 각자의 글에 대한 의견과 코멘트를 서로 주고받아요. 서로가 쓴 글에 대해 다른 생각을 나누는 건데 되게 재밌어요.



코코넛 미래하면 어떤 감정이나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완두: 코코넛님은요?



코코넛: 전 불안감.

완두: 저도 불안감이 없는 편은 아닌데, 요즘에는 안정과 도전 사이 같아요.

그런데 삼십 대가 되고 나니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이런저런 기회도 계속 생기고요. 그러다 보니까, 사실 인생이 삼십 대에서 끝나는 게 아닌 걸 알면서도 왠지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코코넛: 당연하죠.

완두: 전 삶에서 가족도 굉장히 중요한 축 중 하나예요. 새 가정을 이루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편으로는 요즘 시골살이에 관심이 생겨서 지금 가족들과 뜻이 맞으면 이주하거나 귀농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엄청나게 많은 가능성이 삼십 대에 모두 결정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이 시기가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아니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마음이 바쁘기도 해요.



코코넛: 이십 대 때도 비슷한 마음이었나요?

완두: 이십 대 때는 조금 달랐어요. 그때는 완전히 커리어 중심적이었어요. 무슨 일을 하지? 막 이런 거에 많이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아요.

이십 대 때는 어떤 회사에 가서 내가 어떤 임금 노동을 할지 이런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그 직업이 그 사람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삶의 양식 전반이 다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살지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살지를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아까 단기적인 미래를 주로 생각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지금도 뭔가 고민은 하지만 동시에 러프한 방향성만 생기면 몇 년 내로는 결정되겠지. 이런 느낌으로 살기도 해요.



코코넛: 정말 안정과 도전 사이 그 어딘가네요.

이십 대 때는 커리어 중심이었지만 삼십 대 때는 삶의 가치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됐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앞으로 지키고 싶은 원칙이나 가치가 있나요?

완두: 너무 형이상학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봐 이런 얘기 밖에서는 잘 안 하는데,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게 저한테는 중요해요.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모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해를 가하면 다시 돌아오게 되어있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잊지 않으려 해요.



코코넛: 만약 완전히 다른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나요? 당분간 이직 생각은 없다고 했지만요.

완두: 제 능력치가 전제가 아니라면 요가 선생님처럼 몸 쓰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제가 몸을 잘 쓰는 편이 아니어서 이번 생에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취미가 아니라 직업으로 스크린을 보지 않고 몸을 계속 깨우는 일을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댄서도 정말 멋있는 것 같아요. 제가 스우파를 되게 좋아하는데 몸의 감각에 모든 것을 맡겨서 춤추는 걸 보고 있으면 좀 쪼잔하게 살고 싶지 않아진다고 해야 할까요? 진짜 하진 못할 거고, 정말 그냥 꿈 같은 생각이에요.



코코넛: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1만 시간 년 뒤 완두님은 뭘 하고 있을까요?

완두: 칠 년은 정말 애매한 시간이네요. 오 년 뒤라 면은 지금 하는 일을 좀 더 많이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칠 년 뒤면 몇 살이죠? 가늠이 안 되네요.



코코넛: 그러면 칠 년 뒤 완두님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예요?

완두: 솔직하게는 시골 생활을 하는 제 모습이 떠올라요. 지금은 굉장히 러프한 아이디어 수준이지만 시골에서 창작 커뮤니티나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제가 이런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은 우선 본인이 진짜 농사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농사 게임을 좋아하는 건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어요. 사실 아직 저는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농사게임을 좋아하는 게 맞아요. 지금은 정말 농사와 시골에 대해 한 이미지만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이게 진짜 가능한 삶의 방식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죠.



코코넛: 그때의 완두님에게 미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완두: 마음의 안정을 더 찾고 외롭지 않게 사람들이랑 마음과 가치관을 나누면서 살아가고 있기를 바란다.



코코넛: 제가 준비한 질문은 여기까지인데 혹시 뭐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이나 새롭게 깨달은 점이 있나요?

완두: 인터뷰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질문지를 미리 받아서 어떤 얘기를 하겠다고 대충 생각해 왔는데 실제로는 다른 내용을 얘기한 게 더 많아요. 그리고 이야기하면서 제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를 되짚어 볼 수 있었어요. 극단적으로 돈이 아예 없으면 안 되겠지만 가치관이나 신체적인 부분도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다음은 또 다른 1만 시간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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