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농암 Aug 16. 2022

편집당한 글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 본 적이 없다. 마음을 다 털어놓은 다음 텅 빈 마음으로 나와 세상을 비추어보지 못했으니 그런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다 털어놓는다는 행위나 모습은 어떠한 것인가. 생과 사를 초월한 한 경지에 이른 지경인가. 아니면 한없이 평온한 어느 한때를 두고 말하는 것인가. 그러고 보니 나를 둘러싼 인간과 자연이 그저 고맙고 사랑스러운 날도 간혹 없지는 않았다. 그런 날이 자주 있었으면 더 좋았으련만 두 손으로 세고도 남을 정도니 저절로 한숨만 난다.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 건 생명의 본성이거나 살아있는 존재는 그저 살아가야만 하는 관성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한비야는 그 마음 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 또렷하게 보았고, 그건 사랑이었다고 단언했다. 부럽다. 당신 같은 사람이 나의 지도자였으면 좋겠다.


 한비야는 “내 글쓰기의 비밀”이라는 글에서 자신의 글쓰기 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 결국에 글로 쓰는 것은 지금 말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주제, 그것도 최근에 몰두하고 있는 주제에 대해서 만이다…」고. 말하고 싶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도 아니고 그렇게 몰두한 사실도 없지만, 지금 친한 사람을 만나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원래 글을 제일 먼저 본 아내가 카톡으로 해준 지적질이다.

 나는 더 이상 다투기도 글을 쓰고도 싶지 않았다.

작가의 이전글 한여름 밤의 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