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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Feb 28. 2024

책 쓰기 1. 나는 책을 통해 말해요

※ 지난 시간에 책을 쓰려면 최소 1,000만 원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1,000만 원의 각오가 되어 있는가? 아니라면 지금 바로 뒤로 가기를 누르시라! 마음의 준비가 되었을 때 다시 와도 늦지 않다.


오늘은 책 쓰기 첫 번째 단계 '나는 책을 통해 말해요' 시간이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쓰면서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과정에서 내 가슴이 뛰는 키워드와 주제가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다. 2018년 6월, 내가 처음으로 책을 써야겠다고 책상 앞에 앉았던 그때로 거슬러 가보자.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리했던 내 생각의 흐름을 함께 따라가다 보면 자기만의 인사이트를 얻을 것이다. 그러면 타임머신을 타고 출발!


나는 만 34세, 곧 10년 차 직장인이다. 100일 된 첫째 아이 덕분에 육아휴직을 한다. 책에 쓰고 싶은 내용이 머릿속에 떠도는데 글로 정리하려니 쉽지 않다. 빈 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처음 적은 글자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이유'. 아빠가 되었다는 기쁨과 함께 찾아온 가장의 책임감. 그런 상황에서 육아휴직까지 했으니 허투루 시간을 보낼 수 없다. '지금'이라는 키워드를 잡으니 마인드맵처럼 생각이 퍼져나간다. 기존 자기 계발 에세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현재의 행복을 얻었다는 식으로 구성된 책이 많다. 나는 이런 시차가 고민의 생동감을 떨어뜨린다고 느낀다.


게다가 이래라저래라 명령하듯 구성된 목차도 별로다. 먼저 경험한 자의 우월감이 섞인 조언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동시대에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는 친구 같은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는 시간을 공유하면서 생기는 '동등감'과 '생동감'이 앞으로 내가 쓸 책의 콘셉트가 아닐까. 대단히 성공한 사람들이 쓴 기존 자기 계발 에세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책이다. 평범한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평범한 독자에게 더 깊이 와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쓸 책의 콘셉트는 '30대가 30대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다. 그러면 이제는 내가 실제 담고 싶은 내용을 찾아야지. 30대에 겪은 큰일들이 어떤 게 있었지? 31살 때 어머니가 소천하셨고, 32살에 결혼을 했구나. 33살에는 가족 돌봄 휴직 3개월을 통해 아내와 독일에서 한 달 살기를 했고, 34살에는 육아휴직을 했구나. 나는 지금 왜 이러고 있을까? 그래, 밥 보다 꿈을 찾는 시간이다.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을 돈만 벌다가 갈 수는 없지 않은가.


30대가 된 나는 인생의 난이도가 급격히 높아졌음을 느낀다. 분명 20대에는 내가 서른이 될 때쯤이면 남들보다 잘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남들만큼도 못 사는 것 같아 불안하다. 허둥대며 걱정하는 나를 발견한다. 30대에 겪은 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머릿속에 드는 의문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 이걸 질문으로 정리해 봐야겠다! 마구 써 내려가다가 표로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이라는 키워드를 잡았으니 지금 하는 고민들을 쭉 정리한다. 20개의 질문이 생긴다. 대략 윤곽이 나오는 느낌이다. 나는 책을 통해 평범한 30대 직장인이 고민하는 것들을 30대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진다. 좋아, 나는 책을 통해 '힘들고 불안한 30대의 삶이지만, 그럼에도 지금 나는 어떤 기쁨을 찾을 수 있을지' 30대와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하고 싶다. 어떤 제목이 좋을지도 생각해 본다. 뭐 어떤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 마음대로 내 노트에 쓰겠다는데. 두려워도 말고 부끄러워도 말고 과감하게 써 내려가 보자. (지금 다시 보니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래도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런 부끄러움은 참아낼 수 있다.)


오늘은 책 쓰기의 첫 단계로 나의 기쁨을 발견하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머릿속에 떠도는 내용들을 눈에 보이게 쓰다 보면 정리가 된다. 여러분이 쓸 책의 콘셉트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 정리를 도와줄 준비물과 다음 주에 다시 만날 때까지 완수해야 하는 미션을 주겠다.


1. 준비물
새 노트를 하나 마련하자. 3색 볼펜도 준비하면 좋다.

2. 미션
나는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노트에 적어보며 정리해 보자. 한 문장으로 정리될 때까지 계속 써보자.


미션을 완료하면 댓글로 공유해 주세요. 함께 나누면 지속할 힘이 생깁니다. 다음 주 수요일에는 두 번째 시간, '독자는 책을 통해 들어요'로 만날게요 :)


ⓒ 이학기 반장 / 참고 도서 <작가는 처음이라>, 김태윤, 다산북스



[이학기 반장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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