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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학기 반장 Jun 14. 2024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려면?


대한민국은 6.25 이후로 새로운 전쟁을 경험하고 있다. 하루 배송, 새벽 배송을 넘어 이제는 당일 배송에 이르기까지 배송 전쟁의 시대가 열렸다.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서 유독 더 바쁜 대한민국, 과연 속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차를 타면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한다. 추천 길, 최적 길, 빠른 길, 무료 길, 유료 길 등 다양한 경로 메뉴판이 뜬다. 나의 원픽은 언제나 빠른 길이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빠른 길을 따라가도 전혀 빠르지 않을 때가 있다.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정말 이 길이 빠른 거 맞아? 눈앞에 펼쳐진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옆 길로 빠진다.


내비게이션은 즉시 새로운 길을 안내한다. 잠시 신나게 달리는 듯싶더니 이내 더 극심한 정체와 맞닥뜨린다. 결국 시간이 더 늘어나고 콩닥콩닥 마음이 더 급해진다. 에잇, 차라리 처음에 안내받은 길로 갈걸!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오늘도 나는 같은 실수를 또 반복한다. 나의 어리석음으로 경로와 시간이 달라지더라도 변치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내비게이션에 입력된 목적지이다. 


내비게이션의 본질은 '도달'이다. 운전자가 어떤 길로 어떻게 가든 내비게이션은 뭐라고 하지 않는다. 마침내 어디에 도착해야 하는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알려줄 뿐이다. 


잠시 길을 잃고 멀리 돌아간다 해도 내비게이션을 신뢰하고 따라가면 끝끝내 목적지에 도달한다. 성경 속 믿음의 증인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길을 선택해 걸었지만, 그 길 속에 예비된 각각의 고난과 역경을 통해 하나님을 바라보며 견뎌냈다. 그 결과 하나님이 각자에게 정해놓은 믿음의 수준에 이르게 된다.


내 인생의 운전대는 내 손에 잡혀 있다. 마음대로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속도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내 인생의 목적지는 나를 만든 창조주의 손에 있다. 내가 어떤 길로 가든,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반드시 정해진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어 있다.


완전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내 운전대는 기술이 잡게 된다. 편리함의 노예가 되어 인생의 운전대 마저 기술에게 내어주지 않으려면 불편함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나를 노예로 만드는 것들과 늘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지금 내 인생의 운전대와 목적지는 누구의 손에 있는가?



[이학기 반장 연재]

월 : 이학기 스쿨의 월요일 진로반
화 : 이학기 스쿨의 화요일 독서반
수 : 이학기 스쿨의 수요일 작가반(끝)
목 : 이학기 스쿨의 목요일 직장반
금 : 이학기 스쿨의 금요일 고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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