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

ft. 벤츠 S클래스 출고 후기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ft. 벤츠 S클래스 출고 후기)]

사람을 직업적으로 의심해야 했던 판사 출신 변호사. 그가 불신이 가득한 중고차 시장에서 사람을 믿고 차를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

이번 고객님은 이력이 화려하다 못해 경이로운 분이었다. 대한민국 사법사상 최초의 국민참여재판 주심 판사이자 ‘세계문학상’을 거머쥔 소설가. 그리고 tvN 예능 <알쓸범잡>에도 출연했고, 최근에는 책을 통해 <사람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가>라는 화두를 던진 정재민 변호사님이다. 그런 대단한 분이 벤츠의 플래그십, 7세대 S클래스의 파트너로 나를 선택해주었다.



새 차를 맞이하기 전, 변호사님이 2019년부터 신차로 출고해 5만km를 소중히 타온 ‘더 K9 3.8 AWD 플래티넘Ⅱ’를 매입했다.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차”라며 차창을 쓸어내리는 변호사님의 손길에서, 차는 삶의 궤적이 담긴 공간이자 추억을 공유한 또 하나의 가족임을 다시금 느꼈다.

나 역시 요즘 비슷한 감정을 앓고 있다. 양평에서 수원까지 왕복 150km의 출퇴근길을 함께해온 나의 ‘토레스 1.5 터보 2WD T7’을 이제는 보내주고, 전기차와 새로운 동행을 할까 고민 중이다. 처음 신차로 뽑아 애지중지 관리하며 6.8만km를 달려온 녀석을 떠나보내려니, 마치 가족을 멀리 이민 보내는 것 같은 묘한 서글픔이 밀려온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변호사님의 K9이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길 바랐다.

‘헤이딜러 부당감가 금지 기준’을 철저히 지키며, 변호사님의 추억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최소한의 감가만을 진행했다. 떠나보내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겠지만, 변호사님은 나의 배려에 만족하며 기쁘게 차 키를 넘겨주었다. 나는 약속했다. 이 K9이 변호사님처럼 따뜻하고 좋은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도록 내가 끝까지 책임지겠노라고.



변호사님의 저서 제목처럼, 중고차 시장은 ‘사람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가 생존과 직결된 곳이다. 1.2만km밖에 타지 않은 신차급 S클래스였지만, 나는 엄격한 잣대로 ‘차량 내·외부 점검 – 시운전 – 하부 리프트’ 3단계 검수를 진행했다. 도막 측정기로 재도색 여부를 확인하고, 고가의 전자 장비가 즐비한 실내 인터페이스를 하나하나 눌러보았다. 시운전을 통해 미션과 브레이크 상태, 하체 소음 등을 확인했고, 마지막으로 정비소에서 전문가와 함께 하부 리프트를 통해 무결점 상태임을 확정지었다.

점검을 지켜보던 변호사님의 눈빛에서 날카로운 법조인의 시선 너머,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신뢰를 읽을 수 있었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신차 대신 작가인 나를 믿고 중고차를 선택한 그 결정이 헛되지 않도록, 차의 히스토리부터 사후 관리까지 완벽하게 브리핑해 드렸다.



계약을 마치고 돌아가는 변호사님의 뒷모습을 보며 ‘책 쓰는 중고차 딜러’로서 묘한 동질감과 깊은 책임감을 느꼈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문장 하나에 정직을 담듯, 차를 파는 나는 말 한마디에 양심을 담아야 한다. “짧은 글은 사람을 속일 수 있지만, 긴 글은 그럴 수 없다”라며 글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준 정재민 변호사님께 감사를 전한다. 변호사님의 새로운 여정에 이 S클래스가 가장 안락하고 든든한 서재가 되어주길, 그리고 나의 토레스도, 변호사님의 K9도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행복을 실어 나르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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