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업무를 마치고 장신대에 오니 저녁 7시 30분. 수업 시작까지 1시간이 남았다. 장신대 후문 쪽 '아차산동행숲길'을 처음 걸었다.
마침 철봉이 보여 턱걸이를 하고 있는데 아기 고양이 세 마리가 모여들었다. 사람을 겁내지 않는 걸 보니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나보다.
동기들과 나눠 먹으려고 산 과자를 내밀었지만 시큰둥하다. 지그재그로 날아다니는 나방과 노느라 냥이들이 신명나게 탈춤을 춘다.
나를 중고차 딜러의 세계로 인도하고, 지금은 장신대에서 목회자 과정을 밟고 있는 선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공강 시간에 아차산을 걸으며, 이 길이 내가 가야 할 길이 맞는지 수도 없이 질문했어."
나는 다행히(?) 평신도 신학 연구 과정이라 선배만큼 무겁게 고민할 것도 없다. 그저 나방을 쫓는 냥이들처럼, 새로운 것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좇을 뿐이다.
잠시 후 <현대문화와 윤리> 수업이 시작된다. "교회를 향한 세상의 비난은 세상에서 기댈 곳이 되어달라는 절규"라고 하셨던 교수님의 말씀이 귓가에 맴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겐 기댈 수 있는 존재로 성숙해가는 길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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