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내면의 벗일까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by 크레나지

상처는 벗이 아니다.


책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중ᆢ

상처는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우리가 함께해야 할, 아프지만 더없이 소중한, 내면의 벗이다.


아픔을 절절히 느끼면서 아픔의 무늬와 질감을 가만히 느끼란 책 속 조언을 보고 떠올려봤다, 내가 내 상처를 극복해온 방식에 대해.


사람들은 밝은 표정의 내 모습을 보고 난 상처나 아픔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내 투정이나 어려운 상황 이야기를 듣게 되면 별거 아닐 거라 생각하며 넘기는 친구들이 있다. 부모님도 그렇다. 나는 힘든 일이 있어도 개의치않아 하는, 빨리 이겨내는 딸이다. 그런 주위의 기대는 나 스스로도 마음 속 문제를 빨리 넘겨버리게 한다. 그래서일까ᆢ


친구와 크게 다툰 날. 남자친구와 끝을 본 날.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해 속상한 날. 이럴 때마다 난 없었던 일인 것처럼, 그 기억들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쓴다. 상처를 마주하고 상처가 없어질 때까지 우는 것. 그 상처 속에 머무는 것. 이건 오히려 날 상처 속에 파묻히게 만든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서, 상처로부터 회피하려 하면서, 결국 그러다보면 아무일 없던 것처럼 될 수 있으니까.


상처는 내면의 벗이 아니다. 안고 가야 하는 존재가 아닌 얼른 벗어나야 하는 존재라는 거다. 상처를 통해 느낀 바만 있으면 되는 거고. 빨리 딛고 일어서서 앞으로 무엇을 할지에 대해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나에게 상처는 이런 의미를 갖고 있다.

아픈 기억보단 없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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