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공허한 십자가"를 읽고
워낙에 유명한 일본 작가라 그런지, 책이 정말 빠르게 읽히긴 하더라. 몰입력이 정말 최고다.
단순한 스토리텔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독자에 여운을 주는 책이다. 다시 한번 소설의 내용을 돌이켜보며 독자로 하여금 한번 더 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다.
사형은 무력해요.
이 소설은 사형제도를 다루고 있다. 사형제도의 존재 이유 및 그것이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 뿐만 아니라 사형제도의 무력함에 대해서도 각 상반된 입장에서 설득력있는 논리를 펴고 있다. 구체적인 사건과 피해자 및 가해자의 상황을 제3자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도 각 상반된 입장을 객관적으로 고찰해볼 수 있다.
사형제도가 왜 실질적으로 무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를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해준 탓일까. 사형제도의 무력함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공감할 수 있었다. 여전히 나는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사형제도의 존치 여부를 판단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그 반대 입장에 서서 생각해볼 수 있게 했던 좋은 책이다. 단순한 살인사건을 다루는 것이 아닌,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게 하는 책이라는 점에서 정말 읽어볼만 하다.
끝까지 작가는 사형제도가 무력한 것인가, 사형제도가 범죄자로 하여금 진정한 속죄를 할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양쪽의 입장이 모두 설득력 있다. 객관적 입장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