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상위권에 머물고 있고 리뷰도 좋아서 궁금함이 쌓여가던 책, 혼모노.
단편소설이라는 것도 몰랐고, 평소 책을 고를 때 소개 글을 꼼꼼히 보지 않고 제목이나 순위, 작가만 보고 고르는 편이라 이번에도 아무 정보 없이 가볍게 펼쳤다. 제목만 보고 선택했기 때문에 처음엔 ‘혼모노’라는 뜻도 잘 몰랐지만, 제목에 나온 대로 ‘혼모노와 관련된 이야기만 있겠지?’라고 단순히 생각했다.
* 혼모노 : 진짜·진품·본격적인 것을 의미한다. 물건이 가품이 아님을 강조하거나, 뛰어난 실력·장인 등을 칭찬할 때 쓰인다.
하지만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는 동안 계속 갸우뚱했다. “이게 그렇게 재미있다는 걸까?” 싶을 정도로 도무지 왜 호평이 많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짧은 이야기들 속에 담긴 인간의 변화, 일상의 균열, 그리고 인물 주변의 묘한 기류들이 서서히 이야기를 끌어당겼다.
나는 장편 소설을 선호하는 편이라 단편의 여백과 빠른 전환이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혼모노에서는 그 여백 자체가 여운처럼 남았다. 7개의 이야기 중에서는 〈구의 집〉이 가장 충격적이었고, 읽고 난 후에도 오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또한 이 책에는 일상에서 실제로 벌어질 법한 에피소드도 많았다. 그래서 “그래, 인간은 원래 이렇게 복잡하지”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이 있었다. 인간의 욕심이 어떻게 끝없이 커지고,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도 여러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단순한 스릴러나 공포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직시하게 만드는 단편집처럼 느껴졌다.
특히 나는 책을 빌려서 읽으면서 동시에 오디오북으로도 들었는데, 눈으로 읽고 귀로 듣는 경험이 겹치니까 장면들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활자와 목소리가 동시에 밀려오는 느낌이라 이야기 속 상황들이 눈앞에서 재생되듯 또렷하게 박혔다. 이 부분은 오디오북과 종이책을 함께 읽었기에 느낄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결국 혼모노는 환경과 상황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흔들리고, 변하고, 때로는 무너질 수 있는지를 다양한 에피소드로 보여주는 단편집이었다. 짧지만 강렬하고, 읽고 나면 묘하게 마음이 흔들리는 이야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