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

by 오로라


칭찬은 참 좋은 것이다.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하지 못할 것 같은 일도 칭찬 하나로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 주기도 한다. 때로는 정말 그 일을 해내게 하기도 하고 말이다. 정말 힘이 대단하다.


어린 시절 여름 방학 때,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다. 친구가 학원에서 돌아오지 않아 친구의 집에서 잠시 기다린 적이 있었는데, 친구의 할머니가 계셨다.


“들어와서 기다려.”라는 말에, 작은 목소리로 “아니에요.”라고 말하며 신발장 앞에 앉아 있었는데, 할머니께서 물을 한 잔 가져다주시며 말씀하셨다.


”아이고... 좋은 발가락이다. 발가락 사이가 뚫려 있는 게 무좀에 안 걸리는 복 받은 발가락이다. “라고 하셨다. 사실은 세밀하게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무좀” 과 “복 받은 발가락은 ” 기억 속에 선명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 당시, 나는 무좀이 뭔지 잘 몰랐지만, 할머니께서 나를 칭찬해 주시는 것만은 잘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그러고는 꼼지락거리는 내 발가락을 빤히 바라보았다. 할머니의 칭찬에 내 발가락이 특별해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 후부터, 나는 내 발가락을 친한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마다 할머니가 해주신 말을 인용한다.


”내 발가락은 무좀이 생길 수 없는 복 받은 발가락이야. “라고. 그럼 ‘그게 무슨 소리냐’ 라며 다들 내 발가락을 한 번씩 쳐다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칭찬받은 발가락이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어 진다.


이처럼 칭찬의 힘은 참 오래간다.


칭찬의 힘을 소설을 쓰면서도 겪은 적이 있었는데, 나에게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모든 이야깃거리가 다 떨어져 나가 더는 소설을 진행하지 못했을 때가 있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을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지금의 시간 속에서 멈춰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을 아는 기다림은 참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다림은 너무 슬플 것 같았다. 거기다 더욱 나를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만든 건, 도를 넘어선 상상 때문이었다. 두 팔로 무릎을 끌어안고 있을 것 같은 주인공의 이미지가 머릿속에 동동 떠다녔다. 하는 수 없이 꾸역꾸역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 글이 재미있을 리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글을 읽어주는 독자들은 하트를 눌러 나를 응원해 주었다. 그러며 “베스트 글보다 더욱 탄탄한 구성! 언제나 응원합니다.!”라는 칭찬의 댓글까지 남겨주었다. 내가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했던 건, 주인공뿐만 아니라 독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썼던 글을 다시 지우고 성심을 다해 쓰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막혔던 부분도 뻥 뚫리기 시작했다. 다시 글을 진행시킬 수 있게 되었고, 또한 글쓰기가 다시 즐거워졌다. 50화로 정해두었던 완결의 회차를 24회를 늘려 쓸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칭찬의 힘이었다.


“ 자. 그대여! 그럼 이 위대한 힘을 깨달았으니 그대도 나누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가족들에게 가서 칭찬의 한마디를 나누어 주시게.”

“네! 알겠습니다.”


나는 나와 가장 가까이서 숨을 쉬며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칭찬의 말을 해주기로 했다. 긍정의 마음을 같이 나누고 싶었다.


딸아이의 그림을 보며 , “어머나! 이렇게 멋진 그림을 그리다니~ 이건 외계인이야? 엄청나게 멋있다. 상상력이 대단해. “라고 칭찬을 해주었다. 그러자

”응? 엄마 이거 외계인 아니야. 이건 엄마를 그린 거야 “라는 대답이 돌아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이 그림이 나라면 ‘왜 얼굴은 갈색이야?’라는 질문도 하고 싶어 입이 간질거렸지만, 엄청난 대답이 나올까 꾹 참았다.


남편에게도 칭찬의 말을 건넸다. ”어머! 여보. 당신 진짜... 대단해. 그러니까 뭐가 대단하냐면.. “이라고 하자, ”응. 땡큐. “라는 말이 돌아왔다. 나는 그저 칭찬할 거리를 찾느라 말을 잠시 멈췄을 뿐인데. 그래도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다 알고 있다고 믿고 있다. 척이면 척! 착이면 착! 언제나 내가 필요한 게 뭔지 제일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이번 참에 깨달은 것이 하나 더 있다. 칭찬도 연습해야 한다는 것. 하면 할수록 더 잘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열심히 연습해서 더 멋진 칭찬을 해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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