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 서은국 지음

by 고무줄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고 목말라하며 정신적 만족인 행복을 추구해 간다. 하지만 저자는 행복을 위하는 존재라는 인간이 동물임을 자각하고 다른 동물들에 대비해 인간이 느끼는 행복에 대한 차별점을 탐구해 가면서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철학의 대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삶에서 인간은 뭔가를 추구하면서 가장 궁극적 목표를 행복이라고 보았다는 생각에 의문을 가진다. 이와는 반대로 다윈의 진화론에서 수컷 공작새의 쓸데없는 꼬리 눈 모양의 장식과 동물인 인간의 마음이 같은 기능을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비교로 공작새의 꼬리와 인간 마음의 능력이 궁극적 목적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함이라고 서술한다.

맙소사! (공작새눈모양=인간의 행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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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창의적 활동이나, 우리가 하는 모든 플렉스, 연애감정 등이 단지 유전자를 보전하기 위한 활동에 지나지 않고, 그러한 마음의 행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은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논리가 아니라 다윈이 이야기한 '생존 도구'로서 신체적 특성 및 고차원적 정신적 특성(?)을 발휘한다는 논리이다.


우리는 생존 기계다. 여기서 '우리'란 인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모든 동식물, 박테리아, 그리고 바이러스를 포함한다.

(중략)

우리 모두는 같은 종류의 자기 복제자, 즉 DNA라고 불리는 분자를 위한 생존 기계다.

출처: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다윈의 진화론을 계승하는 학자들에게서 인간의 생존활동이라는 것은 동물과 다른 차이가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 근본적인 행위이며, 도킨슨은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인간은 생존 기계 DNA를 옮기는 단순 기계로 규정하기까지 하는데, 이젠 행복도 인간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단순한 특성이라고?

그런데, 왜 인간은 행복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인간도 행복(쾌감)을 얻기 위해 생존 기계인 인간이 필요한 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인간이 점점 로봇혹은 동물의 한 종으로 변신하고 있다.)


인간의 뇌에서 동전 탐지기와 같이 행복 탐지기에 신호가 울리는 순간 인간은 쾌감을 느낀다. 쾌감을 유발하는 정서들 희열, 성취감, 뿌듯함, 자신감 이것들과 연결된 사건, 물체, 장소, 사람을 찾아 나선다. 생존을 목적으로 뇌가 꾸준히 찾는 그것이 무엇인가? 결국은 사람이다. (호모 사피엔스는 사회적인 동물이라고 한다.)

익숙한 철학의 안경을 벗고, 진화론적인 렌즈로 행복(쾌감)의 본질은 좀 더 깊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저자의 짧은 결론은, 행복은 사회적 동물에게 필요했던 생존 장치라는 것이다.

또 무엇이 있어야 행복할까 하는 질문에 저자가 심리학 강의시간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위 항목은복권 당첨이었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의 희망이자 좌절 아니겠는가?)


설문 1위의 행복순간, 복권 당첨을 포함하여, 고시 합격, 첫사랑과의 결혼, 승진, 올림필 금메달, 주식 및 코인의 떡상 등 많은 행복한 순간들이 영속할 수 없는 것....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라며 행복은 아이스크림과 비슷하다는 과학적 결론을 피력하고 있다. 추가적으로 사람의 성격으로 외향성 유전 기질과 사회성(외향성을 과일에 비유하고 사회성을 그 과일의 즙이라고 설명한다.)이 행복한 사람에게 일관되게 나타는 성향이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돈을 자신이 아닌 남의 위해 쓸 때 더 행복해진다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중략)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높은 행복감을 경험하는 이유도 행복 관점에서 모면 시간이라는 자원을 현명하게, 즉 타인을 위해 쓰기 때문이다.
(중략)
장기적으로 친사회적 행동은 타인과의 결속력을 높여 생존에 필요한 사회적 자원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한국인의 행복,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 집단주의 및 개인주의를 설명하고 있으나, 발행 시점에 의견과 현재의 시점의 사회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 본 부분의 소개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고자 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달려가고 있다.

과학자들의 용어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or)'로 사고의 절약을 요구하는 원리로 행복을 해부해 보고자 한다.

금강산 구경을 하기 위해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 욕구(식용, 성욕)를 채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금강산 유람(자아성취)을 한다는 것이 최근 진화심리학의 설명이다. 혁명적이다.

행복한 사람일수록 미래에 더 건강해지고, 직장에서 더 성공하며, 사회적 관계도 윤택해지고, 더 건강한 시민의식을 갖게 된다고 한다. (사실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이나 현실에서는 이게 어렵다.)


저자는 결론 부분에서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고 정의하고, 행복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이라는 동물이 왜 쾌감을 느끼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며 한국인이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행위가 먹을 때와 대화할 때라는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구재선, 서은국, 2011)


1주일의 여름휴가 기간에 가족과 같이 많은 시간을 오래간만에 보내게 되었다. 이번 휴가는 코로나 시국으로 거실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휴가기간 날마다 식단에 대해 고민을 하던 중에 예전에 읽은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 마지막에서 본 내용이 퍼뜩 스치고 지나가서 오래전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며 행복에 대해서 골똘히 되새김질을 하였다.



행복에 대한 이해는 곧 인간이라는 동물이 왜 쾌감을 느끼는지 이해하는 것과 직결된다. 인간만큼 쾌감을 다양한 곳에서 느끼는 동물이 없다. 쇼팽과 셰익스피어도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가장 본질적인 쾌감은 먹을 때와 섹스할 때, 더 넓게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온다. 진화의 여정에서 쾌감이라는 경험이 탄생한 이유 자체가 두 자원(생존과 번식)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중략)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모든 껍데기를 벗겨내면 행복은 결국 이 한 장의 사진으로 요약된다. 행복과 불행은 이 장면이 가득한 인생 대 그렇지 않은 인생의 차이다. 한마디 덧붙인다면 "The rest are details." 나머지 것들은 주석일 뿐이다.

출처: 행복의 기원, 서은국 지음

점심은 뭘 먹지? 저녁은 뭘 먹지?

늘 일상적인 물음이지만 실로 중요하고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고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이다.

(가성비 좋은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감이 풍미가 없는 음식 때 보다 훨씬 행복하다.)

이제 보니 우리는 행복의 주제, 행복하기 위한 방법을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논의하고 있었다. 3명이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이지만 희한하게도 늘 극적인 합의를 이루는 경우는 무척이나 드물다.

음식을 통한 행복의 경험을 사람마다 다르게 경험하지만 실로 가성비 높은 행복추구 방안이 아닐까 한다. 만약 사람이 매일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는 것에만 행복함을 느꼈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평생 불행하게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행복이라는 심리학적 문제를 진화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편안하게 풀어낸 책을 읽고 나서 그렇지 행복이 별것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근래에 늘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례들을 접하고 산다.

그러나 하루에도 몇 번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아주 가까운 곳에 그리 어렵지 않은 방법으로 존재한다는 것에 큰 위안을 느껴보자. 우리는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나.

그나저나, 오늘 저녁은 뭘 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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