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늑대를 쫒는가 좇는가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돈은 재미있고 정의는 재미 없어진 사회에 대하여

by CRANKWITHME


영화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를 보면서 돈과 인간, 자본주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자본주의는 천박하다.” 아니 다시 말하면 “자본주의 속 인간군상은 천박하다.”이다. 사람은 자본주의 속에서 나를 위해 돈을 벌고 그러기 위해 상상 못한 일도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살아지기도 하고 그래야만 무언가를 지킬 수 있기도 하다.

여기에 나오는 “조던 벨포트”도 그러했다. 처음엔 돈을 많이 버는 주식 브로커를 동경했고 그 다음엔 자신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상상도 못한 일을 했다. 사람을 속이며 돈을 버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더 나아갔다. 본격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집단을 만들었고 그 방법을 공유했으며 그 집단을 정글과 같이 야생의 혹은 천박하게 만들어놨다. 아이러니한 건 다른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혐오하지 않고 돈만 생각해서 그 집단에 속하고 싶어했다. 돈과 자본은 천박하지 않지만 이들은 천박했다.

그런데 이런 이들이 과연 소수라고 할 수 있을까? 돈에만 몰두해서 다른 사람이 입는 피해나 내가 원하는 것은 잊어버린 채 동물과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저들만 있고 다른 사람들은 정상인일까? 아니라고는 말을 못하겠다. 몇 년 전 장난스레 퍼지던 “10억 받는 대신 감옥 몇 년간 다녀오기”와 같은 질문처럼 사람들은 돈과 자본을 숭배 이상으로 떠받들고 있다. 돈은 물론 중요한 가치이지만 다른 중요한 가치도 얼마든지 있는데 최근 들어 점점 그런 가치는 평가절하되며 돈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 결과 루나 코인이나 머지 코인과 같은 사태가 터졌고 이런 사태를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돈만 중요하게 여기는 그런 현상은 더 부각되고 있다. 나의 피해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거나 혹은 노동의 의미를 잊고 쉽게 최악의 선택을 하면서 말이다.

이 영화에서도 이런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바로 앞서 얘기했던 울프를 혐오하지 않고 자신이 울프가 되고 싶어해서 회사 앞에 줄을 서고 면접을 기다리는 모습과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눈빛을 통해서 말이다. 사람들은 “덴험”이 벨포트와 그 일당을 감옥에 잡아넣는 그 정의구현의 순간에도 일을 하고 텅 빈 동공으로 퇴근을 한다. 그리고 벨포트가 출소 후에 진행하는 돈 버는 법 강연에서 누구보다 빛나는 동공으로 집중한다.

정의보단 돈이, 그 사람의 인성이나 도덕성보단 노하우가 우선시되는 것인데 이를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영화를 통해 경고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한다. 이미 진행되고 있지만 그걸 늦추기 위해, 인간으로 인해 병든 자본주의를 고치고 그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우리 모두가 그 경고를 듣고 천박함을 피해야 한다. 더 이상은 자본주의가 인간에게 과분한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품위를 갖추고 행동해야 하며 나의 이득과 함께 남의 피해에도 집중하고 돈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 돈은 수단으로써 빛이 날 뿐이지 그 외의 이유로는 빛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말이다.

P.S. “돈 맛에 중독됐거든.”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