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심장에다 불을 질렀나 (양조위!)
“왕가위” 감독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중경삼림. 왕가위 감독은 영화에서 정말 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중경삼림에서 왕가위 감독만의 장점이 더 빛을 발한다. 홍콩을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것과 오글거리지만 영화이기에 받아들일 수 있는 대사들, 그리고 음악의 활용은 어느 영화보다 더 좋았고, 이게 서로 잘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낸다.
그리고 중경삼림에서 “223”과 “663”이 서로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그 시간대가 서로 교묘하게 겹쳐서 그걸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거기에 223과 663, 그리고 “임청하” 배우와 “왕페이” 배우가 너무 잘 어울렸으며, 이를 또 아름답게 잘 찍어냈다. 그중에서도 배우들이 이제는 홍콩의 명소가 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오가던 장면은 홍콩이란 어느 도시일지 궁금하게 만들고, 그 분위기를 상상하게 한다.
이를 통해 보면 왕가위 감독은 사람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무엇에 미치는 지를 알고 있는 듯하다. 특히 중경삼림은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속에 들어있는 배우와 음악, 대사, 연출 그리고 홍콩의 배경이 단순히 장면이 이쁜 것을 뛰어넘어 중경삼림만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그렇기에 중경삼림은 이미 봤던 영화들 중에서 아름다움만으로 손꼽히는 영화이고, 그것 자체가 추억이 될 영화로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P.S. “만약 기억이 통조림이라면 영원히 유통기한이 없었으면 좋겠다. 유통기한을 꼭 적어야 한다면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고 싶다.” “사실 한 사람을 이해한다 해도 그게 다가 아니다. 사람은 쉽게 변하니까” “그녀가 떠난 후 이 방의 모든 것들이 슬퍼한다.” “어디로 가고 싶어요?” “아무 곳이나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