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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듯 환상적인 도시 "애스터로이드 시티"

내면의 내면의 내면의 나를 찾아서

by CRANKWITHME



비율과 프레임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감독 “웨스 앤더슨”의 작품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사막에 위치한 가상의 도시로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애스터로이드 시티 근방에선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도시 내에선 우주와 관련된 학생 캠프가 주기적으로 열린다. 우주와 관련된 캠프가 열리는 이유는 바로 그 도시에서 소행성이 떨어졌고 그 소행성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우주 관련 행사가 계속해서 열리는 것이다. 이 영화도 우주적인 존재와 의미를 보여준다.


하지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답게 그것을 온전히 전하려고 하지 않고 여러 가지 구성을 통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영화 속에 그려내는데 그게 마치 이전에 봐왔던 “문라이즈 킹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프렌치 디스패치”의 종합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전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장면의 비율에 각기 다른 세계를 담아냈는데, 여기서 또 흑백과 컬러를 다르게 배치해 그걸 파악하기 쉽게 만들었다. 그리고 각자 이야기의 분량을 나름 잘 설정해서 각자 이야기가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전 영화에서는 각자 다른 이야기를 보여줄 때 기억에 남지 않는 것도 있었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서로 진행 순서가 섞여서 이야기 구성이 더 헷갈릴 수도 있지만 기억에는 더 잘 남았다. 그리고 영화의 장면마다 균형에도 큰 신경을 썼다.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화면 중앙에 기찻길이 위치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아마 이건 웨스 앤더슨 영화의 가장 기본일 것이다.


또한 프레임도 정말 잘 사용했다. “밋지”와 “오기”가 항상 창문 앞에 서서 대화를 하는 장면과 오기가 찍은 사진은 전부 프레임에 위치한 느낌이 들게 하고 마지막으로 “우드로”가 달에 쏘아 올린 자신의 메시지도 결국 그런 프레임에 벗어나지 않은 것처럼 다가왔다. 그리고 외계인이 우주선을 타고 와서 소행성을 가져갔다 다시 갖다 놓을 때도 외계인의 시선에서는 그 애스터로이드 시티에 모인 사람들은 마치 동그란 프레임에 갇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함께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장면들이 프레임으로 특정 지을 것들에 갇혀있는 듯한 장면이 많았는데, 이것 말고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여러 특징이 담겨있다.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의 조합과 이들의 이상한 행동으로 인해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 전개, 그리고 거기서 더 강조되는 캐릭터의 개성들을 이 영화에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미래가 촉망받는 배우들을 모아놓고 잠을 자게 하는 장면이나 오기 역을 맡아 연극을 진행하는 배우가 자신의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가 한 여인과 대화하는 장면 등이 있다. 이런 장면들은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다. 거기에 특별한 변화 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인물들을 그린 결말도 이 영화에 잘 녹여냈다.


이러한 것을 보자면 웨스 앤더슨 감독의 특이한 개성이 영화를 찍을 때마다 점점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특히 이번 영화를 보고 나면 꼭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사람에게 그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는데, 그만큼 웨스 앤더슨 자신만의 개성을 영화 속에 오롯이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그게 재밌기까지 하니 정말 계속해서 진화하고 더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다음 작품이 또 궁금해지고 빨리 만나보고 싶다. 어떤 한 사람의 세계를 이렇게 가감 없이 영상을 통해 만나보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P.S. “잠들지 않으면 깨어날 수 없어.”, “내가 찍은 사진은 다 잘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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