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복수를 위해, 사과를 위해 "친절한 금자 씨"

지난날의 과오를 바로 잡고, 멈춘 시간을 다시 재생할 수 있을까?

by CRANKWITHME

영화 “친절한 금자 씨”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하나로, “이금자”가 “백한상”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박찬욱 감독은 다른 복수 3부작보다 더 섬세하고 기괴한 영화를 보여준다.


우선 백한상을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소름 끼치는 악인으로 설정한 것부터 섬세하고 기괴하다. 백한상은 어린 시절 이금자를 집에 들여 사치에 필요한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과 이를 지속했던 점, 욕구를 절제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독 기괴했는데, 이러한 설정을 또 너무 섬세하게 그려냈다. 그래서 이 잔인한 복수에 많은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금자 캐릭터도 섬세하면서 기괴하다. 영화 속에서 본인이 가담한 악행을 어떻게든 되돌리고 용서를 받기 위해 복수하러 가는 기괴한 여정과 그 안의 이금자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감옥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출소 이후 두부를 먹지 않는 장면, 만들고자 하는 총의 모양 등 많은 곳에서 평범함은 느낄 수 없다. 근데 또 이를 설명하는 장면이 너무나도 섬세해 납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영화는 두 인물을 둘러싼 다른 인물들도 섬세하고 기괴하게 표현한다. 이금자의 거짓 자백을 구체화한 경찰을 통해서도 기괴함을 연출했다. 또한 단순히 유가족들의 슬픈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복수를 성공적으로 해내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상상하기 쉬운 유가족의 모습을 타파하고 거기에 기괴함을 더한다.


그리고 딸로 등장하는 “제니”를 통해서도 이러한 면을 잘 보여준다. 그중에 영문 순서에 맞춰 한글 자막을 보여주는 것은 정말 놀라운 방식이었다. 또한 성인이 된 “원모”가 이금자를 내려다보는 장면도 다른 영화에서 보기 힘든 기괴하면서 머리에 오래 남는 장면이다.


이처럼 영화 친절한 금자 씨는 기괴한 내용을 섬세하게 풀어내는데 이걸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풀어낸다. 전작들에서는 과하다는 느낌도 들어서 대중에게 좋은 평가만 받지는 못했겠지만,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성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최고의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P.S. “그래도 나와 있어서 행복하지 않았어? 죄지은 사람이 그래선 안 될 만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