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독립채산제 기업과 HR_(1)

- 한 회사에 살고 있는 작은 회사들, 독립채산제 조직의 세가지 얼굴

by 인사랑HR

HR기획자인 제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포스팅이지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님들, 경영 임원, 인사담당자, 구직을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인트로 _ 복지를 반대하는 직원이 있다고..?


“팀장님, 우리 회사 복지 좀 그만 늘리면 안 돼요? 제가 벌어오는 돈 가지고

왜 전체 직원이 혜택을 보게 만듭니까? 제 성과급으로 올 돈이 들어 있는데요..”


과거 금융권에서 인사팀장을 할 때의 이야기다. 보통 복지를 늘린다고 하면 직원들은 반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현금성 복지 프로그램 신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같이 점심식사를 하던 직원 한 분이 위와 같이

의견을 주었다. 임원이 아닌 일반 직원이 복지 늘리는 것을 반대하다니..

일반적인 형태의 기업에 재직 중인 직장인들은 이게 과연 무슨 상황인지 아리송할 수 있다.

바로 ‘독립채산제’ 기업 형태였기에 나올 수 있는, 어쩌면 이해가 되는 반응이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독립채산제 조직의 특성, 그리고 독립채산제를 택한 금융사가 성장하면서 겪는

인사조직 관점의 이슈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웹에서 검색되는 독립채산제(獨立採算制)의 사전적 정의는 ‘기업에서 일정한 사업 부분을 독립하여

경영하고 결산하는 일’이다. 동일 기업이 하나의 사업을 가지고 하부 조직 간 경쟁을 유도하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택하는 조직 형태이다. 회사 브랜드(기업)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수익을 내고,

수익의 일정 비율을 상한 없이 보상 받지만 반대로 손해에 대한 책임도 하부 조직이 져야 한다.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영업 부서가 작년에 적자를 냈고, 올해 흑자를 냈으면 올해의 성과로 보상을 검토한다. 그러나 독립채산제는 다르다. 전년의 적자와 올해의 흑자를 상계한다. 조직(이하 "본부")단위 책임경영이기 때문이다. 본부의 전년도 적자는 고스란히 회사에 대한 채무로 남겨져 있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기업조직의 형태는 아니지만, 독립채산제는 우리 근처에서 꽤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다음의 예시로 들어가 보자.



2. 외부형 독립채산제 _ 가맹점이라는 이름의 작은 회사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독립채산제 기업 형태다.

브랜드, 아이템(메뉴), 운영 방침, 물류, 인테리어 등은 본사의 정책을 따르지만 본사는 개별 가맹점의

이익과 손실에 개입하지 않는다. 가맹점에 대한 납품 원재료, 물류, 인테리어에서 본사 이익을 남기거나

매월 일정액의 로열티를 수취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대다수이기에 인사조직 관리에 대한 본사의 개입은 미미하다. 규모가 있는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지원

차원에서 노무 또는 세무 자문이 구비된 곳도 있지만, 많은 경우 오롯이 가맹점주의 책임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자영업)은 적자가 이어진다고 본사 차원의 회생 지원이나 유예 기간이 따로 없다. 점주의 감당 끝에 그대로 폐업 수순을 밟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외부형 독립채산제로 구분된다.


프차 로고 이미지 1.png 프랜차이즈 기업은 외부형 독립채산제이다



3. 내부형 독립채산제 _ 하나의 법인, 여럿의 본부


로펌(법무법인)과 같이 복수의 변호사, 세무사, 노무사, 회계사 등 전문직들이 보여 만든 법인이다. 법인의 이름 아래서 파트너급 인력은 스스로의 영업 조직(여기서는 “본부”로 통일)을 꾸리고, 전문직 수 명을 채용해 업무를 한다. 보통 파트너 등 시니어가 일감을 수주한 후 구성원들에게 업무를 배분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성 구조로 일이 진행된다. (컨설팅펌도 매우 유사하다.) 각 본부는 파트너의 총괄 아래 수익과 비용을 정산하며, 영업 활동 과정에서 법인의 브랜드, 업무 시스템, 경영지원 등 기업 자원을 공유한다.


이들은 법인 소속의 임원 또는 직원이다. 즉, 자영업자인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대비되는

내부형 독립채산제’ 조직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문직 법인은 성과급 구조에 있어 통상적으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 산정 후 ① 지분배당 ② 성과급 풀 설정 ③ 구성원 성과급 배분의 순서를

따른다. (실무상 성과급 풀을 먼저 설정하고, 남은 금액을 지분 배당하기도 함)


큰 틀에서 보면 전문직 법인의 보상 구조는 일반 기업의 Profit Sharing 경영성과급 지급 방식과 유사하게,

성과에 따라 재원을 배분한다. 다만 큰 차이는 임원의 지위다. 일반 기업의 임원이 고용계약에 기반한 반면, 전문직 법인의 파트너는 지분을 보유한 조합원으로서 이익과 리스크를 함께 나누는 구조로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전체 구성원에 대한 성과 보상이전에 파트너에 대한 이익 배당이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지분이 없는 파트너는 실질적으로 고연봉 계약직에 가까우며 이 경우는 일반 기업 임원의 특성에 준한다.


아울러 이러한 전문직 법인에서는 일반 구성원(직원)의 성과 차이는 금융권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업권 특성상, 파트너가 아닌 구성원이 창출할 수 있는 수익 규모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독립계 금융사에서는 개별 운용역 한명의 성과에 따라 수십~수백억 단위의 실적 편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조직 내 성과 및 보상 격차가 극단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전문법인에서 임원이 아닌 구성원은 대부분 ‘직원’으로 근로계약이 되어 있으나, 전문직들은 자격을 바탕으로 언제든 본인의 이름으로 개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직에 종속된 금융사 직원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가진다. 다만, 법인의 브랜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영업상 유리하기 때문에, 초기 경력은 법인 내에서 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금융사 직원은 일반적인 경우 회사를 나와서 같은 업으로 개인 창업이 불가능하다. 집합투자업, 증권업 등 업을 하기 위한 법인으로서의 인가 요건이 있기 때문)


전문직 이미지1.png 전문자격사


4. 혼합형 독립채산제 _ 겉은 프랜차이즈, 속은 사내기업


내부형, 외부형 두 형태의 독립채산제가 혼합된 조직이다.

학원이 즐비한 목동이나 안양 학원가의 대형 프랜차이즈 수학 학원을 생각해보자.

프랜차이즈 학원은 사실상 본사의 브랜드와 시스템, 교재 등을 따르지만 각 지점은사 실상 자율적 경영

단위로서 수익과 비용을 책임지며 운영된다. 이렇게만 보면 일반 프랜차이즈와 같은 외부형 독립채산제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학원의 각 지점은 임금체계, 복지, 근무형태, 일정 수익은 본사로 귀속

등 관리정책 일부가 본사의 통제를 따르거나, 선생님들이 지점 간 이동하며 강의를 하기도 하는 내부형

요인이 곳곳에 녹아 있다.


보험 GA(General Agency)도 마찬가지다.

GA 본사는 각 보험사로부터 상품 판매권을 확보한 뒤, 지점장에게 지점 운영을 위임한다. 지점장은 설계사를 직접 모집하고 관리하며, 본인 역시 영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지점 단위로 수익과 비용을 책임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GA는 철저한 외부형 독립채산제의 성격을 지닌다.

다만 GA 본사로부터 계약서, 청약 시스템, 상품 라인업, 교육 프로그램 등 전반적인 영업 인프라와 지원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점에서 내부형 독립채산제의 요소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5. 공통된 키워드, '플랫폼'


지금까지 내부형, 외부형, 혼합형의 독립채산제 조직 형태를 살펴보았다. 결국 이 구분을 나누는 결정적인

요인은 '손익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지고, 경영의 자율권이 어디까지 부여되는가'라고 정리할 수 있다.

(수익 주체의 고용형태는 부가적인 요인일 뿐이다.)


이처럼 각기 다른 업종과 구조 속에서도 이들 조직에는 하나의 공통된 키워드가 엿보인다.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운영 철학이다. 본사(플랫폼)는 브랜드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적절한 수준의 개입과 지원을

통해 하부 조직(본부, 가맹점, 지점 등)의 실적 향상을 도모한다. 그러나 성과에 대한 보상과 손실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각 하부 조직이 감당하는 구조다. 이러한 맥락에서 독립채산제 조직은 단순히 손익을 따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넘어, 조직 내부에 '작은 기업'들이 공존하며 자율성과 책임을 공유하는 플랫폼형

생태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자, 끝으로 한 번 더 생각해보자. 독립채산제 금융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상세히 펼치겠지만,

서두의 '복지 늘리지 마세요'를 주창했던 직원의 입장도 일견 이해는 된다. 손실이 나면 그 책임은 내년,

내후년까지도 이어져 감당해야 하는데, 이익은 왜 나를 돕지도 않은 직원들과 나누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성과'는 온전한 개인의 역량으로만 이뤄낸 것이 아니다. 회사(플랫폼)의 브랜드 파워가 클수록 영업이 수월해지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본 편에서는 독립채산제 조직의 일반적 특성과 그 유형에 대해 소개하였다.

다음 편에는 위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독립채산제를 택한 금융사'가 성장과정에서 직면하는

인사조직 관점의 여러 이슈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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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HR컨설팅펌 베러컴퍼니 대표로서 필자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HR 제도 설계 또는 조직운영 철학에 대한 고찰입니다. 독자께서 속한 조직의 제도설계에 참고가 된다면 기쁜 일이며, 글에 소개된(될) 제도 중 직접 창안한 개념은 본문에 명시합니다. 이 경우, 창안자의 지위를 이용한 상업적 활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혹 동일한 선행 연구 자료가 있다면 공유 부탁드리며, 검토 후 필요한 부분은 겸허히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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