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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싱가폴4_ 대화가 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2일 - 대화가 잘되는 사람을 만나는 건 크나큰 행운이다

2일 차_ 마리나베이(싱가폴 건국 50주년 행사), 하지 레인(Haji Lane)
이 주변에서 유통 및 판대되는 컵라면인 치킨 인스턴트 누들

어젯밤에 친구랑 2시간이 넘게 대화를 하고 헤어진 후 숙소에 다음날 새벽에 들어와 그대로 뻗었다. 그리곤 늦은 오전에 일어나 가볍게 이곳의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쉬면서 싱가폴의 이모저모가 담겨있는 책과 스마트폰을 보면서 빈둥빈둥하다가 다시 자곤 했다. 그 와중에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썸녀(라고 적었는데 몇 년 전 그 당시엔 처음엔 친구로 만났으나, 지금 생각해보니 썸이었던 거 같기도)와의 약속을 잡고, 맘 놓고 더 졸곤 했다...


 하지만 앞에서 적었다시피 이번 싱가폴 여행은 그간의 내 여느 여행들처럼 곳곳의 관광지에 가는 게 목적은 아니었다. 친구와 썸녀를 곳곳의 관광지에서 만나기에 그들과 만나 교류하는 게 주안점이었다. 그리곤 숙소에 와선 푹 쉬곤 했다. 그저 이렇게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주관에 따라 여행하면 된다. 이게 정답이다.


그렇게 오후 4시까지 침대에서 뒹굴다가, 5시 반 정도에 약속이었는데 초행길이었기에 일찍 외출 준비를 하고 여유 있게 나갔다.

데이트 전에 이런 귀여운 아이를 보니 안 찍을 수가 없었다
Bugis(부기스) Junction
부기스 정션 [ Bugis Juntion ]
가는 방법: MRT 부기스역에서 하차
오픈 시간: 10:00~22:00

싱가포르 젊은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대규모 쇼핑 거리. 부기스 정션은 처음 오픈 당시만 해도 중저가 보세 옷들을 파는 매장이 주를 이뤘다. 후일 유리 돔 천장을 만들고 600개 이상의 상점이 들어서며 싱가포르 최초의 아케이드 쇼핑몰로 재탄생했다.

각종 패션 브랜드, 레스토랑, 카페, 화장품 가게, 각종 패션 잡화 매장, 멀티플렉스 영화관, 푸드 코트, 춤추는 분수까지 볼거리가 풍성하다. 특히 싱가포르 내에서 손꼽히는 맛집들이 한 곳에 몰려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입구에 ‘세계에서 가장 큰 길거리 쇼핑센터’라고 크게 적혀 있듯 유리 돔 천장 덕분에 날씨의 영향을 덜 받고 비교적 쾌적하게 거리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부기스 플러스(Bugis+), BHG 백화점과 이어져 있으며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근처에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부기스 정션 [Bugis Juntion]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여긴 싱가폴의 명동이나 대학가 거리라고 할 수 있는 곳일 듯. 이곳에 난 약속시간 전 일찍 도착했는데 그녀와 장소에 대한 소통도 엇갈려서 서로 근처에서 헤매었다. 그래도 난 기다렸고, 다행히 익숙지 않은 다른 곳이어선지 시간이 참 빨리 갔다. 그래서 우린 그렇게 결국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몇 년 전 내가 유럽여행을 다녀온 이후 커뮤니티, 강연 활동으로 여행 정보를 공유해 주면서 온라인으로 알게 됐었는데 채팅을 해보곤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었다. 그런 그녀가 마침 싱가폴에 있다고 했었고, 여기로 오기 전 날짜를 잡았고 시간 조율도 해서 보게 된 것.


 난 그전까지도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대륙에서 수십 국가를 여행한 것을 틈틈이 여행기로 기록하고 공유해선지 내게 여행 정보를 묻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그녀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내가 올린 여행기로 도움을 받았다고 했고 그렇게 우린 친구가 되었다. 수많은 온라인 친구가 있어도 이렇게 보기까진 쉽지 않은 일인데, 어쨌거나 이렇게 외국에서 만나게 된 것. 온라인으로 여행을 공유하면서 살아온 나이지만, 그래도 그때 분명 신선한 경험을 했다.


 해외에서 유학을 한 영어 실력 등으로 싱가폴에서 취업을 해서 일하고 있던 그녀는,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야무져 보였다. 한국인인 이방인이 이곳 싱가폴에 취업을 하려면 무조건 실력이 현지인들보다 월등해야 함은 당연할 것이다. 언어, 사람관계, 또한 여성으로서 남성들에 비해 받는 것 등의 제약 등을 뛰어넘어 그녀가 가진 영어실력 외에도 다른 이점을 십분 조합해 취업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 그랬다. 난 그런 점에 대해 많은 말을 하진 않았지만, 참 고생했다며 격려해 주었고 그녀는 웃음으로 답해주며 그렇게 대화를 시작했던 거 같다. 그리곤 서로 일하며 사는 이야기, 지금까지 다녀온 다른 여행지들에 대해 시시콜콜히 대화를 이어가곤 했다. 이방인인 우리가, 이국적인 그곳 싱가폴에서 말이다.

로컬 맛집이라는 ZAM ZAM(잠잠)

업무를 마치고 온 그녀가 배가 고플 듯해서 로컬 맛집이라는 ZAM ZAM(잠잠)에 데려갔다. 얼마 전 한국에서 예능 프로그램에 연예인이 싱가폴을 여행할 때 나왔던 거 같기도. 여긴 쉽게 말하면 흔히 알려진 튀르키예의 케밥류와 비슷하나, 무슬림 인디언 레스토랑으로서 HALAL(할랄)을 적용한 음식으로 조리한다고 했다. 위 음식은 밀가루 등의 전분을 원으로 펴 구워놓고 안에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생선을 볶아서 쪄서 나왔는데 맛이 좋았고 양도 많았다. 여기에 콜라는 필수! 그녀도 잘 먹었고, 만족해했다.

마리나베이(Marina Bay)
싱가폴 독립기념일 마리나베이 행사
싱가폴 리버 크루즈 선착장 주변
근처에서 멋지게 보였던 THE FULLERTON BAY HOTEL 앞을 지나가던 보트

이렇게 멋진 풍경들을 보면서 그저 걷고 또 걸으면서 그녀와 계속 대화를 했다.

Haji Lane(하지 레인)

그리곤 저녁에서 밤이 될 즈음엔 여기로 왔다. 바로 한국의 홍대 같던, 또 하나의 젊음과 열정의 거리. 아랍 스트리트에 있던, Haji Lane(하지 레인)! 그 거리에 있던 힙한 외관의 음식점이 있어 들어가서 맥주를 한 잔 했다. 우리의 대화는 늦게까지 이어졌다. 대화가 불편한 사람과 5분도 있을 수 있는가? 쉽지 않다. 대화가 잘되는 상대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대화가 잘 된다는 것은, 상대의 생각을 인정하고 공감하는 행위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라고 난 생각한다. 우린 나이가 들면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게 다른 세상을 살아가며,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세상에 갇힐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내 생각을 존중해 주고 공감해 주며, 더 나아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의견까지 내주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 사람과는 연을 이어가길 권한다. 난 고맙게도 현재 그런 친구들이 있고 현재 12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누구에게도 자랑할 만하고 든든한 친구이자, 결혼하고 육아까지 하는 친구는 인생 선배이기도 하다. 그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친구로든, 연인으로든...


 이후 시간이 늦어져서, 차가 끊기기 전 그녀를 바래다주고 난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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