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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싱가폴3_ 교류하는 사람의 중요성

1일 - 내가 후회없이 세계 곳곳을 다녀올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1일 차 - KUL→SIN 비행. 시내 관광(차이나 타운, 클락키, 마리나 베이, 친구 조우)
싱가폴공항에 도착하기 몇 분 전 상공에서 내려다 본 싱가폴

말레이시아공항에서 싱가폴 공항까진 1시간, 거리가 참 가깝다. 즉, 7시 전까지 공항에서 노숙을 했다. 지금 생각해 봐도 피곤했던 기억보다, 거의 밤새 여행 정보를 찾아보며 즐겼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새벽에 세네 시간, 또 비행기에서 한 시간가량 잠을 자고 일어나 오전 8시에 싱가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해서 싱가폴 여행을 시작했다.

입출국이 효율적으로 잘 돼 있기로도 알려진 창이공항
SKYTRAX 기준 2023 월드 베스트 공항 1위인 창이공항(인천공항은 4위)

이곳의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공항 코드는 SIN. 여객 편의 위주로 설계한 여객 처리 시설 및 최고 수준의 서비스는 세계 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귀여운 호랑이 캐릭터. 호랑인 싱가폴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공항철도 출구. 이곳을 나갈 때 진정 그 도시에서의 여행이 시작된다
EZ-Link(이지링크), 싱가폴의 티머니 같은 통합 교통카드
창이공항에서 시내행 MRT를 타다

싱가폴 전철은 MRT로 통용해 부르고 공항, 시내행이 다 통합돼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전철 내에서 금연은 물론이고 취식하면 벌금까지 크게 무는 이곳의 법은 엄격하다. 곤장(태형, 기계가 수행)도 때린다고 한다... ㅎㄷㄷ. 출근길에 저렇게 사람이 많았는데 그 덕분인지 전철 내부나 지나간 역들도 대체로 꽤 쾌적하고 깔끔했으며, 쓰레기가 보이지 않았다. 저렇게 역무원들이 기본 의무사항인 안전을 점검하면서 역내 청결도 관리하는구나 싶었다. 실내 취식 불가 외엔 우리와 비슷한 시스템이다. 이렇게 전철을 타고 시내로 가면서도 이 나라의 시스템, 규율 등을 자연스레 파악하게 된다.


시내에 있는 이 호스텔에서 3박 숙박. 한화(KRW) 2~2.5만 정도

공항에서 1시간 좀 넘어서 어젯밤 노숙할 때 예약해 둔 이 숙소에 도착했다. 동선상 갈 곳들이 다 주변에 있어서 위치도 좋았고 가격이 괜찮았다. 일부러 독실이나 호텔로 가기보다 공용 도미토리를 선택한 이유는 첫째, 다른 여행자들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고 둘째, 그중 좋은 사람을 만나 연으로 이어갈 수도 있기 때문. 아마 이곳에서도 한 한국인 동생을 만난 거로 기억한다. 지금은 교류가 끊겼지만, 그와 당시 여행 정보도 교류했고 그는 취업하려고 생활 중이었는데 먼저 이곳에서 취업해 일하고 있는 친구를 소개해줘서 조언을 들어 도움을 받아 내게도 고맙다고 했었다. 아무튼 그때 짐을 숙소에 풀고 좀 쉬다가, 친구와 약속한 대로 그가 일하는 싱가폴 시청 근처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치킨라이스(chicken rice). 주로 싱가폴과 말레이시아에서 먹는 음식
치킨라이스(chicken rice)
싱가포르 호커센터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이 요리는 레스토랑과 호텔에서도 먹을 수 있다. 쌀은 닭을 삶아낸 육수와 생강 판단 잎을 넣고 조리한다. 닭은 끓는 물에 삶거나 데치는 방식으로 만들어내지만 각기 다른 스타일의 요리사들이 만들어주는 것을 맛보는 재미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싱가포르 로컬 푸드 (싱가포르 여행)


오후 2시가 좀 넘은 시간에 친구와 탄종파가르(Tanjong Pagar) 근처에서 만났고 친구는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우린 몇 년 만에 봤으며 사실 이 친구는 대학생 때 외부활동에서 알게 된 친구인데, 그렇다고 자주 보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 돌이켜보니 더욱 고맙게 생각된다.


 이 친구에 대해 좀 적어보려 한다. 내가 세계여행을 다녀오는데도 좋은 영향을 준 사람이다. 내가 군대를 전역한 후, 견문을 넓히고 싶단 일념으로 대학생활을 열심히 할 때였다. 교내에서도 나름 열심히 보냈지만 활동의 한계를 느꼈고, 교외로 나가 다양한 대외활동들을 경험하며 학교밖의 많은 친구들과 사업으로나 직장인으로나 성공하고 있다는 사람들을 그때 정말 많이 만났다. 특히 이 친구는 나와 동갑인데도 대학 저학년 때부터 대외활동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를 다녀오는 경험을 종종 발표하고 공유해주곤 했다. 나 또한 그런 활동에 참여하면서 이 친구를 알게 된 것. 난 이 친구의 대학 외부활동을 통해 홍보대사, 봉사활동 등 해외로 저지르는 실행력의 반복을 통해 다져지는 언어 및 문제해결 등의 실력을 배우고 싶었던 거 같다. 그리고 대화를 해보니 담담하게 얘기해 줬는데, 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현재까지도 거의 10여 년 간 주로 온라인으로 교류해오고 있는데, 이 친구는 지금까지 55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이제 50개국 정도 여행한 나보다 지금도 많은 국가를 가 본 내가 아는 사람 중 몇 안 되는 친구이다. 또한 친구는 지금도 멋지게 살고 있는데, 바로 "한국을 알리는 디지털 크리에이터 '선달'"이자 지금은 대학교에서 SNS 마케팅과 영상제작을 주제로 강의도 하고 있다. 그렇게 궤적이 이어져 본인이 좋아하는 여행, 콘텐츠 제작 능력을 살려 그 분야의 전문가로 살고 있는 것. 이렇게 주변에서 '어떤 사람을 보면서 보고, 교류하고, 배우는 가에 따라 그렇게 하게 된다'라고 난 생각한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모험심을, 이 친구를 보며 실행하는데 전혀 두려움 없이 밖으로 꺼내게 될 줄이야. 실행한 것은 나이지만, 분명 친구에게 이 글을 빌어 고마움을 전한다. 난 해외를 많이 여행하는 게 꿈이었는데 고맙게도 그걸 많이 이뤄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때 친구는 타지에서 일하는 와중에 그렇게 친하진 않던 사이인 내가 보자고 했는데도 흔쾌히 시간을 내주었고 내가 출국할 때까지 여행 및 연애 등의 조언을 해준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밥까지 사주었으니, 그게 베풀어준 이 친구의 성격이자 인성이었다. 난 친구가 이곳에 와서 일하기까지 있었던 그간의 스토리를 압축해 들으며 참 멋지다고 하며 격려를 해주었다. 덤덤히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내던 친구를 보며, 온라인으로 종종 봤던 것보다 실제로 더 멋진 친구라고 생각했던 듯하다. 이 친구의 모습을 보며 나도 배우려고 노력했던 것이, 이젠 어쩌면 내게 여행 등 도움을 구하는 사람에게 상담해 줄 때 나타나는 면들이 아닐지.


 그렇게 1시간 안팎으로 친구와 짧게 조우하고, 우린 저녁에 다시 보기로 했다. 고마워서 그에게 내가 맥주 한 잔 사주겠다고 했던 거 같다. 친구와 헤어진 이후엔, 그 주변에 있던 차이나타운(China Town) 시장과, 먹거리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맥스웰 푸드센터(Maxwell Food Centre)를 돌았다. 싱가폴의 길거리 문화와 음식들을 보고 싶어서.

편의점서 사서 마셔본 Bandung; Rose Syrup Milk Drink(반둥 로즈 시럽 밀크티)

싱가폴은 오후까지 평균 기온 25~30도 이상. 한국에 비해 꽤나 덥다. 물을 들고 다니기보다, 목이 마르면 이렇게 이곳의 음료를 다 마셔보기로 했다. 이 음료는 순한 장미향이 나는 밀크티 맛이었다. 좀 맹숭맹숭한, 호불호가 갈릴 맛이니 참고. 난 비위가 상할 심하게 역한 음식이 아니라면 맛보자는 주의여서, 웬만해선 여행한 나라와 도시 특산물을 다 먹고 마셔보곤 했다.

탄종 파가르의 빌딩들이 즐비한 곳에서 벗어난 뒤쪽 상점과 주택가. 정렬되고 단정한 느낌
어느 나라에도 자리하고 있는 차이나 타운(Chinatown)

이번엔 차이나 타운으로 들어섰다. 특히 싱가폴은 앞서 적은 대로 국부인 리콴유 초대총리도 중국계이며, 인구도 85%가 육박하니 그만큼 이 인종의 파워가 이 나라에서 높을 것으로 보였다. 또한 중국계 유산 센터(Heritage Centre) 등도 이곳에 시설이 있는 거로 보아 중국계의 아지트일 듯.

당시 싱가포르 독립(1965년) 이후 50주년 즈음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린 게 눈에 띄었다

이번 싱가폴 여행은 여유 있게 6일 정도가 있었으므로 시간이 많았다. 급하지 않았다. 거릴 천천히 여유 있게 거닐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아까 점심 식사 후 벌써 3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 발걸음은 어느새 맥스웰 푸드센터로 가고 있었다.

서울의 광장시장 같았던 맥스웰 푸드 센터(Maxwell Food Centre)
맥스웰 푸드 센터 [ Maxwell Food Centre ]
현지인은 물론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호커센터다. 2000년 리노베이션을 통해 쾌적한 시설을 갖추었다. 100여 개의 음식점이 모여 있어 입맛에 따라 메뉴를 선정할 수 있다. 포리지(죽), 치킨라이스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많다. 대표 식당은 젠젠 포리지(Zen Zen Porrige)와 티안티안 하이나니즈 치킨라이스(Tian Tian Hainanese Chicken Rice)가 있다. 운영 시간은 음식점마다 다르다.
[네이버 지식백과] 맥스웰 푸드 센터 [Maxwell Food Centre]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


가장 대중적이며, 길거리 음식같이 보이나 다 허가를 받아 장사한다는 이곳. 넓은 이곳을 둘러본 후, 난 당기는 음식을 하나 또 먹었다. 바로

호키엔 미(Hokkien mee)
에그 누들과 쌀국수를 섞어서 계란, 돼지고기, 새우, 오징어를 넣고 볶은 후 채소와 고소한 돼지기름, 삼발 소스와 라임을 곁들여 먹는 것이 특징.

인데, 여기서 난 Fried Hokkin Prawn Noodle(새우 국수)인 큼직한 데친 새우를 면과 함께 볶아 요리한 음식을 먹었다. 무난한 맛이었고 한국인도 괜찮아할 맛이라고 생각. 태국에서 유명한 볶은 면 요리인 팟타이와 비슷하지만, 이 음식은 해산물의 맛이 더 살아있었다.


Pink Guava(핑크색 구아바) 음료도 마셨는데, 구아마 맛대로 상큼하고 얼음도 넣어줘서 시원했다.


이제 슬슬 노을이 지려했다. 그래서 난 일몰과 야경이 멋진 곳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여행하면서 생긴 습관이다. 바로 클락키(Clarke quay) 도 싱가폴의 그중 한 곳!

그 사이 멋들어진 야경의 분위기로 변했다

난 이런 풍경을 보는 것을 즐긴다. 이런 곳에서는 좋은 영감님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비록 아쉽게 혼자 있을 때일지라도... (뭐, 내일 썸녀를 보니까! 하핫)


고공 점프 놀이기구(저 오른쪽 탑승자는 무서워해 보였다)

근처에 이런 것도 있었는데, 지형을 잘 활용해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The Fulleton 구역에 있던 한 스타벅스 매장

이곳의 스타벅스는 어떤지 그냥 매장만 들어갔다 나왔다. 미국 시애틀 본점도 가봤는데, 그곳에서 탄생한 스타벅스는 고유의 브랜딩으로 정제된 커피맛을 전 세계 체인점으로 확장했고, 이렇게 현지의 지도 그리고 역사 그리고 사진들을 반영해 인테리어를 했다. 가본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등 각 스타벅스 매장의 인테리어가 그랬다. 그게 현지화 전략. 현지로 스며들어 매장을 확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난 여기서 커피를 마시진 않았다. 어딜 가도 비슷한 스타벅스의 맛일 테니. 그럴 바에 하나의 드링크도 싱가폴의 음료를 마시는 게 내가 이곳으로 와서 행하는 바람직한 행위라고 생각했다.


9시 반 정도, 아까 만난 친구와 다시 만나기 위해 싱가포르의 대표 상징물 두 곳이 보이는 마리나베이로 향했다. 여기선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멀라이언 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 상징물인 마리나 베이 호텔 + 멀라이언 상의 야경
내부 마리나 만(Marina bay)의 강이 흐르고, 뒤의 마천루는 금융가인 래플스(Raffles place). 여의도와 비슷한 이곳
싱가폴의 대표 맥주인 Tiger, 그리고 현지에서 팔던 RED HORSE 맥주

멋진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친구를 다시 만나 한 캔씩 마셨다. 이때 얘기한 내용은 낮에 대화한 내용의 연장선. 솔직히 지금 너무 오래돼서 완전히 내용이 기억나진 않지만, 난 앞에 적은 내가 이 친구에 대해 생각한 내용을 그대로 얘기해 줬던 거 같다. 친구는 담담히 내 얘기를 들으며 겸연쩍어하면서도, 한 편 그 사이 나도 여행한 아메리카 대륙의 북미와 중남미 그 외에 친구도 다녀온 곳들의 여행지의 경험담도 공유하며 웃고 떠들곤 했다. 희로애락 중 주로 즐거운 내용을 이야기했다.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 건 누구와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 관계가 더 친해질 수 있다면, 로애락의 이야기도 가능해지는 것인데 그날로 조금 가까워져선지 친구에게 여기서 보게 될 썸녀와의 얘기도 공유했다. 사실, 연애 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즐거운 대화 주제인 거 같다. 친구는 유쾌하게 웃으며 조언해 주었고, 난 적절히 그 내용을 적용한 덕에 여기서 잘 만나고 돌아갈 수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이런, 남자들의 이야기로 맥주와 함께 보내다 보니 2시간 정도가 갔던 거 같다. 난 친구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여기서 더욱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인사하고 우린 아래 흔들린 사진처럼 아쉬움을 남기며 헤어졌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 기분을 나타내 준 사진
키도 크고 훈남인 멋진 친구와 함께

배울 게 많고, 고마운 친구와 함께. 이런 친구가 있어 나도 계속 성장해 올 수 있었다. 이런 만남은 언제든 유쾌하고, 감사하다. 이건 여행에서든, 일상에서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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