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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홍콩 마카오 5(조던/코즈웨이베이&완차이)

5박 6일 홍콩여행 3일 차_  내가 걸어 다니는 곳이 다 여행지

희랑의 세계여행 에세이#99 <아시아> 홍콩 & 마카오_5

어제 잔 숙소가 위치한 침사추이에서 더 위쪽의 중국 본토로 올라갈 때 이어지는 구룡(KOWLOON) 반도의 야우마테이(Yau Ma Tei). 예정에 없던 홍콩여행을 급히 준비하며 3일 전쯤 숙소를 알아봤을 때 대부분의 숙소가 다 찼었지만, 그래도 꽤 쾌적한 숙소의 독실을 예약했고 그렇게 그날도 숙면했다.

여행 중 매일 기상 후 씻고 리셉션에서 그날 일정을 최종 체크 후 외출


침사추이에서 위쪽으로 좀 올라가면 나오는, 템플 스트리트 특히 밤에 늦게까지 영업하는 야시장(Temple Street Night Market)으로 유명하다는 이 지역.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서는 '리얼 홍콩'으로 유명한 몽콕(Mongkok)으로 이어진다고.

홍콩의 설날 구정 다음날 10시 야우마테이 식당 노점의 풍경


홍콩인들이 아침 식사를 해결하는 흔한 모습. 역 주변인 이곳은 원래는 주변의 상점들이 이 시간에 더 열려있는데, 한국처럼 홍콩도 설날 구정 연휴여서 닫은 곳이 많다고 홍콩인에게 들었다.

조던(Jordan) 역 근처에 있는 호주 우유공사(Australia Dairy Company) 도 구정 연휴라 휴무였다

어제처럼, 찾아둔 그곳 근처에서 유명한 차찬텡(茶餐庭, Cha Chaan Teng) 맛집을 숙소에서 찾고 출발했으나, 이렇게 닫혀있었다. 구글맵에 적힌 상점 설명에는 영업하지 않는다고 쓰여있지 않았고, 숙소 직원을 통해 그때 영업을 하는지 체크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상점은 전화를 받지 않았었다. 그러니 가서 확인해야 했는데, 이렇게 닫혀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뭐.'

조던역 근처에 있던 SHINE ISLAND(샤인 아일랜드) 차찬텡


난 전통적인 홍콩식 아침 음식이라는 프렌치토스트(French Toast), 파인애플 번(Pineapple bun), 정통 홍콩 밀크티 등을 꼭 먹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위 '샤인 아일랜드' 차찬텡에서도 프렌치토스트는 11시 반 이후에나 나온다는 등 한참 기다려야 해서 바로 나왔다. 이 음식들을 취급하는, 저장해 둔 다른 차찬텡 맛집들도 이때 대부분 영업하지 않아서 몇 군데를 찾아다니곤 했는데 카페라고 연 곳들은 이를 취급하지 않는다고들 했다. 적어도 내가 간 이 주변 홍콩 카페 등의 상점들은 전통적인 프렌치토스트보단,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빵과 커피 등을 더 주력 메뉴로 팔고 있었다. 여행자로서 내가 잘 못 찾았을 확률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에 난 그렇게 느꼈다.

프렌치토스트 맛집 차찬텡을 찾다가 다시 오게 된... 침사추이에 위치한 몰 miraplace(미라 플레이스)

찾아간 차찬텡 카페에서 알려준, 주변에 홍콩식 프렌치토스트 등을 판다는 'LOK TIN CAFE(락틴 카페)'

중국요리와 서양 요리 모두를 취급하는 찻집 겸 밥집, 오전 11시 홍콩의 차찬텡 풍경

빵만 해도 꽤 많은 종류를 취급했음(다른 면도 있었음) - 이 또한 동서양 음식의 결합.jpg

그렇게 1시간여 만에 찾다가 들어간, '프렌치토스트' 등을 파는 차찬텡. 음식에 욕심이 별로 없는 나로서 당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꼭 먹어보려고 했던 거 같다. 홍콩인들의 문화를 알고 싶어서 그랬던 듯. 아무튼 이 수많은 메뉴 중 그렇게 아기다리고기다리던, 프렌치토스트와 파인애플 번, 홍콩식 일반 밀크티를 시켰다.

파인애플 번(菠萝包) - 안에 큼직 한 버터 조각을 넣고 사르르 녹기 시작할 때 먹어야!

파인애플 번부터 나와 온기가 느껴질 때 한 입 바로 먹었는데 와, 맛있었다. 그냥 빵 자체도 부드러운 식감을 가졌는데 베어 불면 조금 단 맛이 안에서 묻어나 입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 맛! 여기에 저 버터를 느끼함의 개인 취향에 맞춰 적당히 빵과 같이 베어 물면 이게 환상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 번을 두 개 더 먹어도 좋았을 듯. 근데 다음에 먹을 프렌치토스트가 굉장히 느끼했기에 더 못 시켰던 게 아쉽다. 암튼 파인애플 번+조금 단 시원한 밀크 버블티(다음 포스팅에 쓸)의 조합은 환상 별 다섯 개...

밀크티(奶茶) / 프렌치토스트(西多士)

그리고 드디어! 다음에 나온 홍콩식 밀크티와 프렌치토스트. 영국식 밀크티는 홍차에 뜨거운 우유를 더하는데, 홍콩식은 보통 우유 대신 연유를 넣는다고. 그런데, 내가 마신 이 밀크티는 좀 쌉싸름했다. 한편 프렌치토스트는 사진의 모습대로 달걀물을 입힌 빵을 통째로 구운 후, 연유를 듬뿍 붓고 버터 한 조각을 위에 올려 완성한 음식. 속은 땅콩버터로 채워주는 경우도 있다는데 여기선 그렇게 나오지 않았고, 위의 꿀이 따로 담겨 나왔다. 참 고소하고, 어찌 보면 꽤나 느끼한 맛. 꿀이 있어서 그 느끼함을 꽤 덜 수 있었고, 목이 말랐기에 밀크티를 마시긴 했으나 여기 음식점은 내 입맛에는 아니었다. 다른 차찬텡에서 파는 게 맛있을 수도 있겠으나, 이 음식들은 이런 맛이구나 하는 정도로 참고만 하시길.

 여유 있게 브런치 타임을 마치고, 근처 침사추이역에서 MTR에 탄 후 다음으로 갈 완차이역(Wan Chai)에서 내렸다.

홍콩섬 지역인 완차이/코즈웨이베이 지역으로 오니 드디어 트램이 보였다. 트램은 홍콩섬의 빅토리아만의 양쪽 방향으로 다님
길에서 점을 보는 홍콩인들. 점 보는 가격이 HKD50(8500원)인 듯. 구정이어서 더 사람이 많았던 거 같다

완차이에 와서는, 도보 15~20분 정도인 근처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까지 걸으면서 가보려는 상점들을 가봤다. 하지만 역시 연휴여선지 여기서도 닫은 곳이 많았다. 그래서 몰에 들어가 좀 휴식을 취하다가, 점저(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를 먹으러 완탕면과 딤섬 등으로 유명한 곳이 열었다고 하여 거기로 향했다.

<미쉐린가이드 홍콩 2024> 1스타 - 호흥키 본점(코즈웨이 베이)
(시계 방향으로) 입장 시 제공하는 티(4HKD)_ 탄산음료를 추천, 딤섬 대나무롤, 새우딤섬, 새우완탕면 - 각 50HKD정도, 150HKD(26000원) 가량 나왔던 듯

완탕면 - 광둥식 대표 면 메뉴로, 식감이 한국 국수 등과 다르게 가늘지만 쫄깃하고 탄력 있다. 딤섬까지 들어가 더 알차고 무난한 맛

새우가 들어간 딤섬 - 광둥식 만두. 만두피는 두껍지만 속은 부드럽고, 안에 들어간 새우와 조화로운 만두 맛을 낸다. 역시 한국인이 많이 찾는 무난한 메뉴

딤섬 대나무롤 - 안에 돼지고기와 새우를 넣은 튀김옷에 굴소스를 넣고 찐 롤. 역시 맛있었지만, 새우 말고 다른 것도 먹어볼 걸 그랬다

돼지고기 채소 볶음 - 이름을 정확히 모르겠지만 아무튼 앞의 재료들을 간장으로 볶은 건데, 옆자리 대만 친구와 얘기하다 맛보게 됨. 무난했던 맛


꽤 배불리 먹었다. 미쉐린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스타 집답게 맛은 좋았는데, 가격이 싸거나 비싸진 않았던 정도. 유명세가 있어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인 듯했다.

여기가 도로변에서 꽤 큰 하이산 플레이스(Hysan Place) 빌딩이었는데, 한국 <피자마루> 피자 및 치킨집도 보고 이곳에 진출한 게 괜스레 반가웠다
아까 완차이 역에서 본 <직방> 전자도어 광고도 봄

어쨌거나 한국 제품과 서비스가 이렇게 홍콩까지 수출이 됐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

이후 코즈웨이베이-완차이 거리를 거닐다가, 트램에 올라타 근처 애드미럴티역(MTR Admiralty) 으로 향했다. 이 코즈웨이 베이 거리는 한국의 홍대같이 요즘 가장 핫한 번화가라고 한다. 그래선지 쇼핑 상점이 많았고, 높은 빌딩들의 입구 및 건물 외벽에도 의류 등 브랜드 광고가 특히 많았던 거로 기억한다.

히잡(무슬림 여성들이 착용하는 얼굴 가리개)을 쓴 여성들이 뒤로, 알록달록한 장식물+홍콩 마천루 빌딩들의 조화

여기서 침사추이역으로 가는 <스타페리(Star Ferry)>도 있었다. 이 페리처럼 서울에서도 머지않아 <리버 버스> 가 다니게 되지 않을지. 그러면, 요새 #핫한 기후동행카드 로도 머지않아 타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애드미럴티(완차이) 마천루 야경
완차이 페리 피어 - 침사추이 스타페리 부두(10분쯤 소요)

완차이 페리에 승객들이 모두 탑승 후 출발, 건너편 침사추이 부두로 빅토리아만을 건너서 도착까지 정말 한 10분 정도 걸렸다. 생각보다 빨랐다. 100년이 넘었다는 이 페리는, 관광수단을 넘어 이미 현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교통수단이 됐다고. 아마 이 사례도 서울시에서 검토 후, 현재 구상 중인 한강라인 페리 <리버버스; 가칭> 에 적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음료와 간식을 먹으면, 이 예쁜 풍경을 보며 술은 안 마셨지만 음주하는 기분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만끽했다. 빅토리아만 주변을 걸어 다니며 산책도 하면서.

맥도날드 - 버거 세트 45HKD(7700원) 정도

숙소로 귀소 하다가, 문득 맥도널드 가격이 궁금해 그곳으로 들어가서 저녁을 버거 세트로 해결했다. 각 나라에 따라 맥도널드 음식 값이 다른데  특히 그걸 가늠하는 대표적인 것을 <빅맥지수; Big Mac index> 라 한다. 맥도널드의 대표적 햄버거 빅맥(Big Mac)의 판매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각국의 상대적 물가 수준과 통화가치를 비교하는 지수. 여하튼 저 메뉴를 보면, 홍콩 물가가 한국과 비슷하거나(몇 년 사이 한국 물가가 급격히 오른 게 실감) 조금 비싼 정도라 생각하면 되는데 얼추 맞다. 비슷한 거로 <스타벅스 지수; Starbucks Index> 가 있으며, 카페라테 톨 사이즈를 기준으로 실제 환율과 적정환율의 관계를 평가한다고.

 참고로 한국 음식과 맛이 별 차이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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