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일 차: 인천공항 - 방콕 수완나품공항(호텔 숙박)
2일 차: 호텔 - 마사지샵 - 수완나품공항 - 네팔 카트만두공항 - 카트만두 타멜 구역(호텔 숙박)
현재 아버지의 카톡 프사아버지와 히말라야로 떠나게 된 동기
출발 여정에 앞서, 아버지와 히말라야를 오게 된 동기를 떠올려본다. 주변에 가까운 산들로 둘러싸인 한국. 아버지 역시 여느 한국의 어른들처럼 산을 좋아하셨다. 나는 아버지를 따라 중 고교생 때부터 종종 서울에 있는 산들로 등산을 따라다니곤 했다. 산을 좋아하시니, 기회가 되면 해외의 명산을 가보고 싶다고 하신 아버지. 이제 그 기회를 내가 만들어 드리기로 결심했던 때였다.
자연경관이 좋고 산으로 유명한 곳들 중 중남미나 뉴질랜드, 스위스 등의 비행기 편도로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곳은 아버지와 내가 직장생활 중이라 실천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편도 5시간 내외의 비행으로 가능한 곳들을 알아보면서 히말라야가 있는 네팔이나 트레킹 하기 좋은 산들이 있는 베트남, 중국 등의 해외 중 결국 아버지는 네팔에 가자고 하셨었다. 사실, '히말라야'가 주는 어감이 상당하기에 이미 아버지는 마음속으로 히말라야를 생각하셨을지도 모른다. 처음엔 2~3박 정도 일정의 푼힐 전망대 코스 정도만 생각했으나 지인들은 네팔까지 아버질 모시고 간다니 다들 이왕이면 7~8박 일정인 ABC트레킹 코스를 추천해주었다. 언제나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해오신 아버지는, 그해 10월 개천절과 한글날을 낀 징검다리 연휴의 10일 안팎으로 시간을 내기 좋겠다고 하셨고 나 또한 그에 맞출 수 있었다. 또 내년 이후로 미루기에는, 아버지의 나이가 드실수록 더 힘이 드실 거라는 생각이 비행기표를 끊어버리게 했다. 그렇게 아버지의 결단력과 내 준비성이 더해 '부자 히말라야 트래킹' 프로젝트를 계획했던 것.
하지만 여행을 준비하다 보니 우리 부자가 트레킹을 할 10월 초엔 네팔의 Dashain이라는, 한국의 추석 같은 축제 기간이 예정돼 있어서 현지 상점들 및 기관들이 대부분 문을 닫을 거라고 했다. 트레킹 허가증인 퍼밋과 팀스카드 발급, 가이드 고용 등을 미리 진행해놓아야 6일 이내로 트레킹 일정을 완수할 수 있을 거라고 하였다. 몇 날 며칠 네팔 현지까지 연락하면서 알아보다 결국, 출국 며칠 전 예약 사항을 다 마무리지었다. 실제로 미리 예약하지 않았더라면, 예정된 일정에서 트레킹 완료는커녕 ABC 정상까지 다녀오지 못하고 도중에 하산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만큼 이번엔 나 혼자 떠나는 게 아니었기에 잘 준비했던 것이 정말 주효했고, 지금 돌아보면 일정이 계획한 대로 진행된 게 정말 히말라야 신이 도와 수월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출국 당일인, 드디어 여행 1일 차! 저녁에 아버지와 난 일찍 회사에서 퇴근하고 귀가해 떠날 채비를 마치고 어머니께 인사한 뒤 인천공항으로 저녁 7시까지 갔다. 다소 여유 있게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모바일로 여행자 보험도 들었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여행이다 보니 짐, 항공, 숙소 예약 등을 미리 다 준비했고 여행 중에도 계속 체크를 하면서 출발했다. 아버지와 단 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이었기에 의미가 각별했고, 즐거운 여정의 시작이었으며 내 맘은 들뜨기 시작했다!
비행기 탑승시간은 9시 30분. 평일 저녁 공항이라 한산하여 탑승 수속은 금방 마쳤지만, 어머니가 바리바리 싸주신 짐들을 한 번 더 보면서 과감히 버릴 것은 없는지 더 보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꼭 필요한 것들만 챙긴 수하물은 최종 목적지인 카트만두공항으로 보냈고, 방콕에서 쓸 것들은 소형 가방 등에 다시 잘 분리했다. 수속을 하면서 혹시나 문제가 생길 것도 생각하면서... 이런 것도 판단을 해야 한다.
환전은, 미리 태국에서 쓸 소액의 밧(태국 화폐; Batt)과 USD 100 이하로 분산하여 챙겨두었다. 100달러 이상은 비교적 적은 금액의 밧으로 거의 바꿔주지 않는다.
위 모든 사항이 다 준비돼있다면 좋고, 준비가 안 된 것은 공항에서 처리해야 하기에 늘 공항엔 가능한 일찍 가는 게 좋은 법.
게이트에서 가까웠던 마티나 라운지 / 아버지와 태국행 비행기 탑승 전 배가 고프셨을 아버지와 라운지에서 가볍게 요기를 하고, 곧 방콕행 타이항공에 탑승했다. 작년에 방콕-파타야 패키지로 관광을 시켜 드린 후 1년 정도가 지났는데, 어떻게 또 태국으로 모시고 간다. 당시 있었던 표들 중에 직항보다 경유가 시간이 짧아 경유로 끊게 됐지만, 타이마사지와 호캉스로 모쪼록 몸보신을 하시어 다소 긴 여정을 아들과 함께 잘 보내셨으면 하는 바람!
타이항공 기내식. 다양한 기내식은 비행기를 탈 때 경험하는 색다른 묘미
6시간 정도를 날아 방콕에 도착다행히 아버진 오랜만에 타신 비행기에서 잠도 잘 주무셨고 식사도 잘하셨다. 우린 태국 현지시각 새벽 1시가 넘어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고, 미리 예약해둔 해당 호텔의 안내에 따라 3, 4번 게이트 사이에서 기다렸다.
실제 사진상의 같은 분이 픽업을 와서 안심 미리 예약해둔 호텔이 알려준 장소로 가서 대기. 공항 근처 호텔이라 계속 순환 픽업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해당 호텔로 가는 사람이 외국인만이 아닌 한국인들도 좀 보여 더욱 안심이 되었다. 누누이 적지만, 이번 여행은 내 모험심을 바탕으로 하는 여행이라기보다 아버지의 컨디션에 초점을 잘 맞춰야 하는 여정이었기에 이런 점들도 신경 써야 했다. 하지만 이런 게 기우일 정도로 아버지는 늦은 시간임에도 피곤하신 티를 내지 않으셨다. 생각해보니 이건, 아버지가 아들에게 해주는 배려가 아니었을지...
곧, 어느새 15명 가까운 인원이 모여 버스가 호텔로 픽업을 해 주었다.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2시 반이 넘었던 거 같다. 아버진 나보고 먼저 씻으라는 여유도 부리셨지만, 난 아버지부터 씻으시라고 한 후 짐을 정리했다. 곧 숙면할 수 있게 에어컨 온도도 조절하고, 모기 퇴치제로 잠을 청할 만만의 준비를 한 후 우리 부자는 여행 첫날밤 꿀잠으로 빠져들었다.
2일 차: 호텔 - 마사지샵 - 수완나품공항 - 네팔 카트만두공항 - 카트만두 타멜 구역(호텔 숙박)
다음날, 간밤에 아버지는 다행히 잘 주무셨다. 체크아웃 시간은 12시며 공항엔 2시 반까지 가면 됐으니 시간이 충분했다. 일찍 일어나 나갈 필요가 없었다. 조식도 10시까진가 그랬기에, 8시 반까지 자고 일어났다. 혼자 여행할 땐 바쁘게 관광하러 다니기 일쑤였지만 이렇게 아버지를 모시고 오니 호캉스를 다 하게 된다. 아버지 컨디션에 신경을 쓰면서 여행하는 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하지만 나도 오랜만에 이런 쉬는 여행 또한 참 좋았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서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 아직도 팔팔한 거 같은데 말이야...
호텔 안쪽 전경. 객실 사이로 수심이 1m가 넘는 수영장이 있어 유용하기도
호텔 프런트 기본적인 Continental, 유럽식 뷔페로 나왔고
부족하지 않은 가짓수와 생각보다 괜찮은 맛에 만족이번 여행에 있어 숙소들은 3성급 이상으로 생각하여, 깔끔한 침실과 식사가 양과 질면에서 평이 좋은 곳들로 예약했었다. 내가 혼자 갔더라면 도미토리나 2~3등급의 호스텔 정도에 갔었을 거다. 아무튼 침실도 아버지 허리 등의 척추와도 연관해 생각해야 하기에 이용자 후기를 읽어보고 침대가 딱딱하다고 하는 곳은 제외, 푹신하다는 곳을 찾았고 식사를 해야 하는 곳이면 맛이 좋다는 곳으로 고르려고 했다. 그 평대로 침대도 나쁘지 않았고 특히 식사가 아버지 입맛에도 맞게 나와서 잘 드셨다. 소시지류와 태국식으로 볶은, 카파무삽 볶음밥에 쓰이는 고기와 계란도 프라이와 늘 아버지가 매일 건강식으로 아침에 드시는 삶은 달걀, 빵과 팬케이크 및 소스, 우유와 과일주스들, 시리얼, 후식으로 과일류와 커피까지... 써놓고 보니 부족한 것도 딱히 없었다. 편안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들을 여유롭게 즐기는, 아버지와 함께 기분 좋은 조식 타임을 누렸다.
호텔 주변
곳곳에 주술같이 빈 페트병들을 매달아놓은 게 보였다 20분 정도 주변 산책을 마치고 룸으로 돌아와선, 아버지와 내 각 배낭 정리를 다시 했다. 짐 정리는 도착하는 그곳에서, 또 떠날 때 한 번씩 해야 한다. 필요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혹은 나누면서 '줄여가는 여행'을 해야 한다. 늘어나는 짐만큼 여행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지며, 한편으론 가벼운 짐만큼 여행에 날개를 달아주는 게 없기 때문이다.
12시에 체크아웃 후 프런트에 짐을 맡기면서 공항으로 태워줄 셔틀버스 시간을 보니 1시, 다음은 3시에 있었다. 아쉽게도 2시엔 없었으니... 바로 부랴부랴 서둘러 인근 마사지숍을 소개받아 갔다. 그래도 공항보다 저렴했기에 여기서 받는 게 나았다. 30분만 받을까 했지만, 그래도 50분을 다 채워 타이마사지를 받았고 아버지가 정말 좋았다고 하셔서 좋았다. 그거면 되었다!
인당 500밧 정도(2만 원쯤)를 달러로 계산. 아마 시내 쪽엔 경쟁이 치열해 더 저렴하고 서비스가 좋을 듯오후 1시에 셔틀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걸려 다시 공항으로 돌아왔다. 4시 45분에 탑승이라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난 다음 목적지인 카트만두 도착에 대비해 현지 호텔, 히말라야 트레킹 예약 상태 등을 가끔 터지는 공항 와이파이로 계속 점검하며 시간을 보냈다. 동시에 심심하실 아버지께도 와이파이를 잡아드리고, 틈틈이 여행지 및 트레킹 정보가 적힌 책을 읽으시도록 유도하며 시간을 보내시도록 지루함을 달래 드렸다.
아버지도 태국은 벌써 두 번째
이윽고 출발 2시간 반 전쯤 카트만두행 네팔항공 게이트가 오픈되어 여기까지 순식간에 사람들의 줄로 행렬을 이뤘다이제, 로열네팔항공을 타고 카트만두로 간다. 방콕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표를 알아볼 때 타이 라이언에어 등의 저가항공도 있었고 가격이 좀 더 저렴하기도 했지만, 혹시나 취소나 길게 지연이 되기라도 하면 이날 일정이 틀어질 우려가 있었기에 국적기인 네팔항공을 끊었었다. 결국 국적기인데도 1시간 정도 지연해 출발하고 늦게 도착했지만, 그것마저도 다행이었다. 우리에겐 시간이 금이었기 때문에...
앞서 썼던 카드 국제공항 라운지 키 서비스로 여기서 무료 라운지 서비스를 이용할까도 했지만, 돌아오는 귀국 편 때 쓰기로 했다. 이렇듯, 여행 시에는 의외의 상황에서 여러 옵션이 생기는데 그중 최선의 선택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비행기에 탑승해 또 식사를 할 것이므로 조금만 버티면 되었기에, 아버지가 배고프실 때 즈음엔 간식을 조금씩 드렸다.
갈 때마다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 방콕 수완나폼 국제공항(BKK)
카트만두행 네팔로열항공아버지께 비행기를 많이 태워드리고 있는데, 다행히 별로 지루해하진 않으셨다.
방콕 - 카트만두까진 3시간 반. 기본적인 음료들과 / 무난한 치킨 커리 메뉴 등의 기내식
"아부지, 네팔 도착했어요!"
"이야. 이제 여기서 히말라야 갈 수 있다는 거지??"
"맞아!!"
아마 하강을 시작할 즈음의 아름다운 석양의 샷. 반갑다. 네팔!
카트만두에 저녁 7시쯤 도착 예정이었으나 1시간 이상 지연돼 8시가 넘어 도착했다. 서둘러 수속을 마치고 카트만두의 번화가인 타멜 구역으로 가야 했다. 입국 전 미리 신청해놓은 온라인 비자 프린트 용지를 immigration 입국장 왼편 비자 발급장에서 60불 두 명 분을 내고, 비자를 받고 오른편 입국장에서 빠르게 수속을 마치고 수하물 수령 칸으로 나갔다.
표정이 계속 밝아지시는 아버지와, 드디어 네팔에 입성!!
공항서 와이파이가 잡히니 여기서도 정보를 파악하고 나가면 된다
공항에서 타멜까진 차로 20분 정도. 주소를 기사에게 보여줘야 보다 빠르게 가준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곳이라 그런지 한국어도 능통했던 호텔 프런트의 네팔인먼 길을 오신 피곤하실 아버지께 룸 키를 드리며 먼저 씻고 쉬시라고 하고, 난 방에 짐을 풀고 호텔 직원과 인사를 나누며 네팔에 온 것을 다시 실감했다. 추천을 받아서 온 이 호텔의 직원은 친절하게 우리 부자를 대했는데 서비스 의식이 베인 것이 한눈에도 오래 일한 사람 같았다. 여기 또한 3성급 호텔로, 한국에서도 미리 컨텍했었던 네팔의 유명한 여행사와도 같이 협약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예약했었다. 가격도 괜찮은 편이며, 듣던 대로 한식 레스토랑도 겸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과는 특히 이렇게, 한국인들이 많이 경험하고 우호적으로 해주는 숙소로 잡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시설, 가격, 편의성 등이 어느 정도 검증이 돼 있기 때문이다.
9시가 지났는데 아버지는 배고프진 않다고 하셔서, 이곳에 한식이라도 더 팔아드릴 것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다. 곧 10시 반이 넘을 때까지, 난 짐 정리를 더 해야 했다. 아버지껜 당신 짐만 따로 챙기고 주무시라고 하고 난 인천공항에서 받은 수하물까지 더해 다시 점검하면서 트레킹에 필요한 옷가지와 장비들, 음식들과 약 등을 하나씩 분류하다 보니 어느덧 자정이 가까워졌다. 아버지가 살짝 코를 고시는 거 보니 다행히 잘 주무시는 거 같았고, 내일은 6시에 일어나 준비해야 했기에 나도 서둘러 잠을 청했다.
드디어, 내일 우리 부자의 히말라야 트레킹 여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