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우리가 히말라야에 왔네요!

희랑 부자의 네팔 히말라야 ABC 트레킹 #여행 3일(트레킹 1) 차

3일 차(트레킹 1일)
카트만두 호텔->카트만두공항->포카라공항->포카라 시내->마큐(1,750m)-> 촘롱(2,150m)


어제 12시가 넘어 잠든 거 같은데, 5시 45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설레는 마음에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다행히 아버진 간밤에도 잘 주무신 듯했다. 포카라로 뜨는 국내선 비행기가 8시에 출발이니 공항에 7시까진 가야 했고, 여기서 공항까지 20분쯤 잡으면 늦어도 6시 40분까진 식사를 마쳐야 했다. 어제 아버지 배낭 및 내 배낭에 트레킹 시 필요한 각각 넣은 짐들을 체크하고, 나머지 필요 없는 것은 캐리어에 잘 넣어 여기에 보관해두고 나중에 찾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챙겨간 컵라면 대용인 쌀국수와 햇반으로 든든하게 식사를 마쳤다. 정말 한국 컵라면과 햇반 등의 간편식품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용하게 해 먹을 수 있는 한국 식품의 자랑이자 든든한 밥심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호텔 조식은 6시 반부터라서, 더 일찍 식사한 우리 부자의 든든한 아침 한 끼
유럽 Continental 식 조식을 제공
오전 6시 40분. 이미 날이 밝아있었고, 단체로 트레킹을 가실 한국 분들이 계셔 인사를 드렸다
한국어도 잘했던 친절했던 네팔 직원과 함께(오른쪽도 네팔인 아님)
카트만두(타멜) -> 카트만두공항 국내선


호텔에서 대기해있던 택시를 타고 카트만두공항으로 다시 가는 길
카트만두 시내가 먼지가 많고 지저분하다고 듣기도 했지만, 난 인도의 델리보단 꽤 깔끔하고 청소도 돼 있는 모습으로 보았다
막히지 않고 15분 만에 도착한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 국제선에서 왼편에 따로 위치
이른 아침인데도, 네팔의 추석기간이라선지 승객이 많았다.
한 번 더 짐을 검사하며 엑스레이 선 같은 라인을 통과하는 줄. 남녀가 따로 선다
다행히 지연은 없었고 오히려 30분 빠른 앞 비행기로 빠르게 탑승. 소형 비행기이나 이륙 시 큰 흔들림도 없었다


곧 이륙하자마자 본 히말라야 설산!
탑승 후 20분쯤 지나니 드디어 포카라가 보였다!
설레신 아버지
카트만두공항(국내선) -> 포카라공항


"아부지. 여기가 히말라야로 올라가는 베이스, 포카라예요!"

"이야~ 여기가 히말라야로 올라가는 곳인거지 @_@?!!"

희랑부자 드디어 포카라에 착륙! 보람이 참 컸던 그 순간
정말 작은 규모인 포카라공항(곧 국제공항 개항 예정). 정겹기까지 했다
우리 부자의 트레킹에 가장 좋은 방법 & 트레킹 여행사 선정 등의 팁


앞 편에도 적었지만, 다사인 기간이라 앞서 많은 분의 조언에 따라 난 히말라야트레킹 시 일반적인 코스인 ABC(Annapurna Base Camp) 안나푸르나 구역의 트레킹 퍼밋과 팀스카드, 가이드 섭외를 미리 예약했었다. 이때 도착해 예약했더라면 네팔의 명절 기간이라 많은 여행사와 여러 기관들이 닫혀 있을 확률이 높아 안 그래도 타이트한 5박 6일간의 트레킹 일정의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었기에. 하지만 포카라에서 한국인으로 여행업을 하시는 믿을만한 분께 예약을 했었다. 숙박업도 병행하시며 현지 여행사에 의뢰해 가이드 등 구인도 대행해주시는, 전에 지인들에게도 추천을 받았던 그 업체에 미리 말이다. 현지 화폐인 루피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곧, 편리하게 한화, 달러를 루피로 환전도 할 수 있는 것도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큰 장점이었기에. 여기에 이따 트레킹 시작점인 마큐까지 우릴 태워줄, 현지 기사까지 곧 픽업하러도 와주었다. 이 모든 여행 준비를 알아보고 예약해 둔 덕에,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에겐 이 방법이 best였던 것! 이렇게 하기까지 곳곳에서 도와준 사람들이 많고 그분들께 다시금 참 감사하다.


<Himalayan Map House Pvt. Ltd> 문구와, 곧 오늘 시작할 ABC 트레킹 루트는 파란색 선

아버지와 나, 기사는 공항에서 바로 지프차를 타고 작은 시내인 포카라를 누비며 짐을 맡길 출발지로 향했다. 그 15분 정도의 내 마음은 내내 평온했다. 불과 1시간 전의 다소 복잡하고 먼지로 뒤덮인 카트만두 시내와는 차원이 다른, 맑은 하늘과 포카라 시내를 감싸는 거대한 폐와 호수(Phewa Lake)가 정화해주는 청명한 공기가 우리 부자를 맞이해주었다. 그 사이 우리 부자는 사진과 영상을 찍을 겨를도, 아무 말도 없이, 각자 차창을 바라보며 이 포카라가 주는 공기를 온전히 마시는 호사를 누리며 편안하게 이동했다.


이윽고 드디어, 오전 9시 전 출발할 베이스인 숙소에 도착!


네팔의 우기 기간인 몬순이 9월에 끝나고 10월이 돼서 성수기를 시작하는 시기여서 그런지 이곳엔 이미 여행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사장님 부부 내외분과 여행자분들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드린 후, 베테랑이신 사모님과 함께 빠르게 트레킹을 위한 점검을 시작했다. 트레킹 퍼밋 및 팀스카드와 가이드비, 트레킹 시의 일일 비용, 장비 점검 및 대여 비용, 지프 렌트 비용 등을 빠르게 정리하고 끝으로 현지인을 통해 달러에서 대량 루피로 환전도 잘해주시며 손쉽게 계산해주셨다. 이 모든 게 얼마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 지프로 동승할 분과 해둔 연락을 체크하며, 픽업 후 곧 트레킹을 시작하기로 확정하고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해 1시간 이내로 바로 출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시간 단축뿐만이 아니라 정확하게 일이 처리되어 참 좋았다. 아버지를 모시고 왔기에 이렇게 계획을 해야 했으며, 준비를 다 마쳤다는 안도 후 이내 시작할 트레킹에 들뜨는 마음 또한 연신 감출 수가 없이 설렜고,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장비 등 점검을 하고 계시는 아버지 표정에서 나오는 미소를 보고 나도 내내 흐뭇했던 거 같다.


사장님 내외분께 여기 포카라까지 오셔서 지내시게 된 사연도 좀 듣고 싶었지만, 그건 다녀와서 듣는 것으로 하고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드리며 작게나마 가져온 한국 음식들을 드려 감사의 표시를 했다. 이윽고 도착한, 우리 부자와 6일 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할 가이드 Raj를 만나 인사 후 드디어 트레킹 여정을 시작했다.


참 그전에 앞서, 가이드나 포터 고용 여부 및 어떤 사람으로 구하느냐에 대한 중요성을 한 번 더 언급하고 싶다. 초행으로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의 트레커에겐 짐을 들어주는 수고로도 가이드 및 포터가 필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그들이 길을 잘 알며 롯지 등의 숙소를 예약하는데 손쉽게 해 주고 무엇보다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잘 대처해줄 수 있는 보험적인 그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나에겐 필수적인 요소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으론 어떤 사람을 구하느냐. 히말라야 트레킹은 단순 산행을 넘어 네팔인에게 개인 벌이로는 물론 혹은 국가적으로도 이바지해주는 큰 산업이기에 이에 연관된 가이드와 포터들은 대체로 산도 잘 타고 영어도 잘하는 등 전문성이 높다. 하지만 인성 검증이 되지 않은 가이드는 배제해야 하기에, 사실 복불복이지만 그들을 맡기는 공식 여행사 에이전시 및 가이드들에 대한 후기들을 참고하면서 우리 부자의 성향에 잘 맞을 곳과 가이드를 최대한 찾으려고 했다. 여기에 영어로 소통을 하고 필요한 정보는 아버지께 더 수월히 알려드리면 됐으니 난 한국어까진 됐고 영어가 가능하고 인성이 좋은 가이드를 붙여주시라고 요청해드렸다. 그러니 노련하신 이곳 사모님께서 그에 적절한 가이드를 배치해주셨다. 이미, 가족 명절인 다사인 기간에 여행자에게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한 것에 대한 가장이었던 라즈의 책임감과 그의 인성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처음 인사했을 때, 언뜻 본 라즈의 팔엔 그가 부양하는 가족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또한 그건, 혹은 그가 힘들 때 웃으며 버틸 수 있는 가족의 힘이었으리라...

한글로 문신한 글. 딸이 엘란, 와이프가 우마, 여동생의 이름이 프레야스라고 기억

이제 가이드가 정해졌으니, 오는 것이 고와야 가는 것이 곱다는 진리의 말을 그에게 적용할 차례. 그에게 보이는 첫인상이 중요하다. '긍정적으로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속으로 생각하면서 가이드 라즈에게 진심으로 반갑고, 6일간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아버지와 함께 악수를 청했다. 처음 본 그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밝은 미소와 함께 꼭 필요한 우리의 여정을 지도를 보며 브리핑해주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지프차로 등산할 출발지로 가는 도중에 내 등산용 스틱을 하나 더 사야 했는데, 라즈는 시세 1000R(루피) 정도 하는 좋은 스틱을 500R로 할인해 줄 수 있는데 살 생각이 있냐며 물었다. 이 친구, 벌써 올려서 가격을 말하고 알아서 내린다. 아무튼 제품을 보고 판단해도 좋다는 그의 말에 난 잘 따라 구매해서 트레킹을 마칠 때까지 잘 쓰고 집으로도 챙겨 왔다. 등산화나 배낭은 재질도 보고, 바느질 등도 꼼꼼하게 잘 돼 있는지 신경을 쓸 필요가 있지만 스틱은 불량품만 골라내면 된다는 것 또한 체크를 해 두었었다.


포카라(시내) ->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구역의 마큐(matkyu; 1,700m)
포카라 시내에서 차로 돌고도는 산 언덕길을, 마큐까지 3시간쯤 달린다
트레킹 출발지로 올라가는 도중 거치는, 세계 3대 패러글라이딩 장소 사랑곳(Sarangkot)에서 본 멋진 절경
탑승 후 1시간쯤 올라와서, 산길 고속도로 간이 휴게소에서 휴식 후
다시 1시간쯤 올라와 나야풀로 들어가기 전(나야풀까진 포카라서 차로 2시간 정도), 팀스카드 체크 포스트에서 체킹하고
근처의 퍼밋을 체킹하는 곳에서도 통행증 같은 허가증을 내면, 히말라야산맥(여긴 안나푸르나 구역)으로의 입산 허가가 완료

되면서, 드디어 트레킹을 할 수 있게 된다! 가이드 라즈가 퍼밋 등을 다 제출하고 다시 출발. 여기서 마큐(matkyu)까지 1시간 좀 넘게 지프를 타고 더 올라간다.


그때 참 고마운 분이 있었다. 혹시 이 글을 보시게 되면, 퍼밋 발급지에서 빵이 남는다며 나눠주셨던 단체로 푼힐 코스로 가신다는 일행분께도 감사한 말씀을 다시 한번 전해드린다. 받은 빵은 다시 조금씩 쪼개어 운전기사, 가이드, 우리 트레커들 모두가 간식으로 나눠서 맛있게 먹었다. 어찌 보면 처음 만나 서먹할 수도 있는 사이였지만 이걸로 운전기사, 가이드 그리고 차량 동승으로 만난 누나에게도 인사를 한 셈이다. 가는 게 있어야 오는 게 있는 법. 또한 첫인상은 오래간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이렇게 여행지에서 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덜컹덜컹 차로 올라가는 도중에 차창으로, 산속 전경과 그 주변에 사람이 사는 것으로 보이는 가옥들도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트레킹을 하러 가지만, 그녀에겐 이곳의 삶의 터전
<이미지 출처: 혜초여행사> 오늘 목표는 지누단다 or 촘롱까지!


포카라 출발, 3시간 후 1,700m쯤의 마큐에 도착

참 지프 동행자인, 역시 ABC로 향하는 한국인 누나 한 명도 중간에 동승하여 동시에 여정을 이어갔다. 운전기사까지 총 5명이서 울퉁불퉁 비포장길을 지나 드디어 고도 1,700m 지점인 마큐에 도착했다. 그때 시간은 1시 반쯤이고, 아래서 출발한 지 딱 3시간 정도 걸렸던 듯. 여기서 기사분께 고생했다고 인사를 드린 후, 우린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었다.


각 1인분씩 치킨볶음밥 450R(4,500원), 치킨 스프링롤 460R. 양이 적지 않으며, 음식값은 롯지마다 비슷하나 올라갈수록 조금씩 비싸짐

이제 올라가려는데, 아버지가 집에서 가져오신 스틱 한쪽이 말썽을 부려 사용이 불가능했다. 특히 여행에서는 더, 모든 게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상황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건 내 마음에 달려있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거다. 무릎에 영향이 가실 아버지보다 스틱 사용이 트레킹에 큰 영향이 없을 내가 한쪽만 쓰겠다고 했지만, 기술자이신 아버지는 몇 십분 만에 이내 뚝딱 고쳐내셨다. 그래도 불안해 그 스틱은 내가 쓰겠다고 하고 그렇게, 드디어 우린 히말라야 ABC코스의 트레킹 여정을 시작했다!




마큐 1,700m -> 촘롱 2,170m
보통 가이드겸포터는 12kg 이내, 전문 포터는 15kg 이상의 짐을 진다지만 다 상대적. 짐을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싸가야 서로 좋다


뒤에 오는 누나가 찍어준 희랑 부자와 가이드.

우리의 짐은 각각, 바로 쓸 옷 등으로만 넣어 10kg 이내 정도로 했다.


금세 비가 내리면 배낭 커버와(우비로 가려지면 필요 없기도) 우비도 써야 한다
변화무쌍한 산 날씨에선 우비가 필수. 가볍게 쓰고 벗을 수 있도록 보관


드디어 나왔다. 바로 긴 다리! 현지에선 지누(Jhinu) 브리지라고 한다고.


이 다리는 최근 1년 전에 생겼으며 덕분에 길게 돌아 트레킹 하던 거리를 5분 만에 갈 수 있게 됐다고


그저, 그림의 연속이다


곧, 우린 벌써 여길 지났다
마큐-지누단다(Jhinu; 1,750m)까지 보통 걸음으로 70분 소요. 앞으로 ABC트레킹 기준으로 난이도 표기; 2/5 정도


인적이 있는 많은 롯지들이 보여 반가웠다
이후, 계속 부지런히 걸었다.


아버지는 건재하게 산을 잘 타셨다. 좋았다
다시 촘롱(2,200m)까진 언덕이 많았다. 2시간 정도를 중간에 종종 쉬면서 가다 보니
드디어 안개로 자욱했던, 촘롱 마을에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 마큐-지누, 난이도 3. 마큐-촘롱 3시간 미만 소요


좋은 룸을 달랬더니 이런 뷰가 보이는 룸이라니!!

둘이 끓인 물 1L 100R와 Chinese Set; 750R를 주문. 끓인 물은 올라가면서 계속 필수로 마셔줘야 했다. 이 음식은 볶음면인 초우면과 밥, 만두인 모모가 수프와 함께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맛은 soso. 왼쪽에 반찬인 깻잎장아찌를 가져간 게 탁월한 선택이었고 입맛을 돋우는데 한몫했다. 국물을 우려내는, 가벼운 건조된 수프를 가져가도 좋다


안나푸르나 구역 롯지의 일반적인 정보 - ABC트레킹 기준

숙박비가 대략 인당 250R, 음식비가 인당 400R 전후 정도. 네팔인들이 주로 음식값으로 돈을 벌기에 인원수에 맞게 주문은 해주는 게 관례라고 한다. 산속에서의 어려운 여건 상 가스와 전기 비용이 비싸다. 그걸로 조리를 하며 또 전기도 한 제품의 한 번 완충이 100R 이상, 당시 와이파이 사용도 3G 이하의 속도로 역시 열악하지만 100R 이상을 받았다. 하지만 앞의 이유들을 생각해보면 비싼 비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이드 라즈는, 롯지에 도착 후 우리 부자에게 항상 끓인 물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봐 주었고 메뉴 주문을 받아 시켜준 후 제 볼 일을 봤다. 우리가 식사를 다 마친 후에야 따로 식사를 했다. 가이드의 기본적인 태도라 할 수 있지만, 이런 점 또한 그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또 네팔인들은 보통 11시 즈음에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저녁 겸 밤 식사를 8시 즈음에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라즈에게도 그대로 맞추려고도 했다. 대체로 가이드는 우릴 먼저 생각하지만, 우리도 그를 생각해주는 예의를 갖쳐줘야 그도 우리의 트레킹 여정 완수에 최선을 다해줄 거라 생각했다.



한편으로 여성 혼자서, 그것도 가이드가 드는 어느 정도 무게가 있는 배낭을 메고 우리와 동행한 철녀 같은 정현누나도 촘롱까지 함께했다. 체력도 좋으면서, 본인의 일정을 고려하며 여러 가지를 생각해 합당하게 판단이 서서 혼자 도전하셨을 것이다. 누난 숙소에 오자마자 끓인 물을 시킨 후 인삼차를 타고 아버지께도 챙겨주셨는데, 고마웠다. 또한 젖은 옷들을 말릴 빨랫줄로 쓸 수 있는 여분의 선도 주시는 꼼꼼함도 보여주었다. 인삼과 생강차 등은 고산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나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계속 배우고 여행에 적용했다. 나 또한 컵라면 등을 드리면서 답례를 했다. 트레킹 첫날 우리 부자는, 이렇게 타지 그것도 히말라야 산속에 와서도 한국인 누나와 함께 식사도 하고 여러 음식도 맛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 편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저녁 8시 반쯤에 식사를 마친 후, 이제 씻고 자야 했다. 책과 커뮤니티에서 본 내용으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건 촘롱에서는 샤워를 해도 고산에 괜찮다고 하고 시누와(2,350m) 구간 이후로는 추천을 하지 않던데, 우리 부자는 안전하게 여기서부터 샤워를 하지 않는 대신, 물과 물티슈 등을 이용해 대충 씻었다. 특히 머리를 감는 건 체온에 변화를 급격히 주고 이는 고산병 효과를 줄 것이라는 판단에 더욱 금했다. 자기 전엔, 서울 집에 있는 귀여운 22개월 된 조카와 잘 터지지 않는 3G 주파수 같은 와이파이로 어렵게 영상 통화를 아버지께 시켜드리고 가져온 침낭 그리고 옷들을 적당히 껴입은 우리 부자는, 고단했던 하루를 달콤한 꿀잠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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