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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유레일로 11시간, 프랑스 파리로

파티셰 친구가 있는 파리로 향하다! (ft.유럽 열차여행_ 유레일 정리)

피렌체역 -> 밀라노역 -> 바젤(스위스)역 -> 파리역;
Eurail Only (유레일 열차로만 거쳐서 간 루트)

아마 이날이 전체 43일 정도 여정 중 35일 째였을 거다. 유럽여행 글을 쓰면서 중간에 '여행을 할 땐 꼭 해야 할 날의 일정을 짜 놓고 그 안에서 가고 싶은 곳들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적었었다. 그 필수 일정이 바로 프랑스에서 출국 전, 친구가 시간 여유가 좀 있는 시기에 맞춰 가는 것. 7일 정도 파리 주변을 돌다가 편히 쉬고 한국으로 잘 귀국하는 것이었다. 그래야 초대해 준 친구의 일상에 누를 끼치지 않고, 같이 보낼 시간도 더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오전에 9시도 전에 피렌체역으로 가서 열차에 탑승했다.

당시에도 총 11시간 정도 소요(당시 최종 목적지는 파리 북역; PARIS EST행 이었으나 거린 비슷)


이탈리아의 고속철도; 새마을호 혹은 KTX인 에우로스타이탈리아. 이 열차로 밀라노역까지 감

열차에 탑승 후 곧 옆, 앞자리 탑승자분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옆자리엔 유럽인, 앞자리에 두 사람은 중국인들로 기억한다. 모두 여행하고 있었다고 했던 거 같다. 어디 어디를 가봤냐고 해서 난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을 죽 보여주었고, 그렇게 우린 여행자로 조금 친해졌다. 그래선지 내가 잘 때 이렇게 사진도 남겨주었다.

그런데 잠에서 깬 이후, 그들과 더 대화를 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두 일행 다, 어디서 출발했건 밀라노 주변 역으로 간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가격이 이렇게나 차이가 난다니!


몸이 좀 불편하셨던 유럽인으로 기억, 76.5유로 / 중국인 여행자 198유로. 같은 유레일 2등석

나는 피렌체-밀라노역 열차권을 유레일패스가 있는 상태에서 끊어선지 10유로로 구매했었다. 이렇게 가격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유럽에서 열차로 여행을 할 계획이면 반드시 유레일패스를 끊어 인근 도시 곳곳을 다니거나 혹은 조금 먼 도시로 이렇게 조금의 추가금을 더 내고만 여행할 수 있다는 이점을 알고 본인의 여행에 작 적용하면 된다. 또한 내가 여행할 당시엔 독일 주변 국가로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거의 무료였으나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스페인 등에선 유레일패스가 있어도 추가 요금을 더해 승차표를 발권하곤 했다. 하지만, 먼 도시들을 여행할 땐 저가 비행기로 이동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으니 참고해 탑승 편을 잘 짜야한다. <유레일 패스 정리 - 나무위키>  







2시간 이후 밀라노역에서 내렸고
40분 뒤쯤 바젤(Basel)역 열차에 타기 전, 요기할 간식들도 미리 마트에서 구매해두었다
참, 열정이 한창 많았을 때다. 유럽에서도 가장 큰 역이라는 밀라노역이어서 이렇게 인증샷 또한 남겼다




열차는 어느덧 스위스로 경계를 넘었다. 이렇게 열차로 국가를 넘을 때 당시엔 별다른 검사를 하지 않았다.

상단 - 추가 열차표(밀라노역-바젤역 4시간 12분 소요) / 하단 - 유레일패스
열차 탑승 후 신라면을 좋아하는 프랑스 친구와 친해졌고, 신라면 덕분에(?) 요기할 귀한 바나나를 획득했다

여행은,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게 해 준다.

오랜 열차 탑승시간 좋은 친구가 되어준 유럽여행 가이드북

열차에서 시간 보내는 건 나에겐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이따금 책을 읽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고, 졸리면 잤고 배고프면 간식을 챙겨 먹고 쾌적하고 편안한 기차에서 목적지까지 가곤 했다.

바젤역 도착 후, 목적지로 가는 열차를 25분 안에 갈아타야 하며, 35여 곳의 많은 개찰구 중 잘 보고 내려가야 한다
찾았다. 파리 동역(EST) 행!!

왼쪽 위 16일 2시에 Mulhouse역에서 출발한 TGV(프랑스 고속철도) 열차이며, 목적지는 PARIS-EST(파리 동역)이다. 파리역을 거쳐가거나, 파리 북역(Nord) 등 다른 곳을 보고 간다면 전혀 다른 곳으로 가게 되는 것이니 환승할 때 재빠르게 목적지의 열차 정보를 보고 잘 찾아야 한다.

열차는 유레일패스 시간표대로 거의 정확히 16시에 왔고, 잘 탑승
컵라면, 특히 수프가 있는 라면은 여행에서 참 유용. 짜파게티 범벅을 열차 직원에게 뜨거운 물을 요청 후 받아 맛있게 잘 먹었었다
앞 좌석에 있던 프랑스 누나에게 신라면 맛을 보여주게 됐다

앞에서 맛있게 짜파게티를 먹고 있는 나에게 프랑스의 Nati라는 누나는 이게 뭐냐고 했고 난 한국의 컵라면부터 짜장면까지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서 신라면을 꺼내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선물로 맛을 보여주었다. 삼성전자 피처폰을 쓰고 있었던 그녀, 그렇게 한국의 라면도 좋아하게 됐다는. 이 누나는 파리의 문화 관련하여 어떤 숍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었고, 열차에서 내리기 전 내게 주소를 알려주며 초대도 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리 긴 대화를 한 것은 아니었지만 처음 대화해 본 이 프랑스 여성에게 자유스러움과 예술을 즐기는 모습, 또한 배려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게 프랑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성격들이기도 싶었다.

프랑스, 파리 동역 도착. 이탈리아, 프랑스 열차역 곳곳에서 테러에 대비해선지 군인들이 보였다
파리시 광역 메트로 표
파리 동역인가에 내려, RER이라는 국철 같은 것(Réseau Express Régional; 즉, 파리와 주변 일드프랑스 지역의 광역급행철도) 을 타고
마중을 나와준, 반가운 동창 친구와 드디어 조우했다!

고교 동창인 이 친구와는 정말, 5~6년 만에 만났던 것이다. 대학 입시 후 한국에서 각자 대학을 다니다 난 군대에 갔다가 전역해 복학을 하는 일반적인 한국 남자의 생활을 했다. 그런데 빵에 죽고 빵에 사는, 즉 '빵생빵사' 이 친구는 파티시에의 꿈을 위해 차근차근 여정을 밟아왔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일본으로 건너가 거기서 제빵에 더 깊은 흥미와 재능을 발견하곤 열심히 배우다가 그 길로 빵의 본고장인 이곳 프랑스까지 유학하게 되었다고 했다. 일본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와 프랑스까지 같이 와서, 제빵과 디저트 등의 기술을 배우고 일하면서 지금은 이렇게 파리에서 같이 살고 있다고... 후술 하겠지만, 이 친구는 실로 놀라운 파티셰로 성장했으며 지금은 한국으로 귀국한 후 명성을 떨쳐가고 있다. 빵생빵사인 동네 주민들과 방문객들, 프랑스대사관 등이 주 단골 고객이다.


이렇게 몇 줄 정도로만 요약했으나, 종종 나와 통화했던 친구는 그 이상으로 많은 사연이 있었던 걸 그때 만나 친구의 집으로 가면서 대화를 하고 더 알 수 있었다. 그때가 저녁 8시 반이었는데, 내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해야 하니 빨리 저녁을 먹고 자야 한다고 했다. 그래선지, 역에서 만난 후 친구는 빠르게 그의 집으로 날 데려갔다.

친구가 연습하면서 만든 마카롱과 초콜릿

집에 가보니, 그 일본인 친구도 같이 있었다. 난 나름 능숙하게 "하지메 마시떼~!' 로 인사를 청했고, 익살스러운 그 친구 또한 "안녕하쎄~요!"로 맞받아주면서 그 친구와도 금세 친해졌다. 그날 우린 반가움의 회포를 와인을 곁들이며 풀면서 프랑스, 파리에서의 첫날 저녁을 보냈다. 그간 친구와는 각자 보낸 시간들이야 전에 통화나 메신저로 나눴었고, 대신 이땐 내가 여행한 유럽 여행지들과 사연 이야기들을 했던 거 같다. 이 친구 또한 미리 유럽의 많은 곳을 여행했고 여행 도중에 난 조언도 얻으면서 다녔으니 여행지들에 대한 공감대도 넘쳤다. 또한, 앞에 적은 파리에 오기까지의 사연들과 현재 배우면서 일하는 것에 대한 자세한 얘기도 들었는데 친구는 담소를 나누다 10시 반이 넘어가는 걸 보고,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며 '설탕공예'를 더해보고 자야겠다고 했다. 그의 스승은, 바로 아래에 적힌 현지에서 꽤 유명한 셰프(Chef)였는데 당시 친구인 제자들에겐 엄격했다는 친구의 말 또한 기억난다. 이 스토리는, 뒤편에 더 적어볼 예정.

잡지에 실린 파스칼 피노(Pascal Pinaud) 셰프 소개 글. 그는 당시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개인 서비스를 담당했다고

덧, 2023년 6월 현재 이강인이 이적해 뛴 스페인 1부 라리가 축구 레알 마요르카 구단에서 프랑스 1부 리그 파리를 기반으로 한 명문 PSG(파리생제르맹)로 이적한다는 설이 돌고 있다.

그 말은 사실이었다. 230709, PSG는 공식으로 이강인 선수의 영입을 발표! 이로써 우린 파리, 유럽을 가게 될 이유가 하나 더 생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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