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도 해야 하는 일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는 욕망의 거울이 나온다. 각자의 욕망을 보여주는 거울 앞에서 주인공 해리 포터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참고로 론은 퀴디치 우승컵을 들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이를 덤블도어에게 말하니, "욕망에 빠져 현실을 놓치면 안 된다."라고 경고한다. 욕망에 빠져 현실을 놓치는 일. 나는 그 일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람을 기쁘게 하며, 새로운 동기와 활력이 되어주기도 한다. 어렸을 때 들었던, "요리를 참 잘하네."라는 한마디가 요리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게 만들었다. 덕분에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줄 알고, 레시피가 없어도 적당한 맛을 낼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가끔은 요리를 잘한다는 말이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요리를 잘하고 나서 듣는 말이어야 하는데. 칭찬이 듣고 싶어서 요리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일이나 성과에 대한 칭찬의 순서를 내 맘대로 뒤집어버려, 칭찬을 받기 위해 행동을 한다. 요리는 작은 부분일 뿐, 대부분의 일을 그렇게 했다. 욕망에 빠져 현실을 놓치는 일, 칭찬을 받고 싶은 내 마음이 그랬다.
주객전도가 되니, 모든 행동을 체스판에 두고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하면 좋아하겠지?' 니즈 파악은 중요하다. 그렇지만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무모했다. 지피지기라는 말에서도 적을 알고 나를 알라고 했다. 광고 전략에서도 3C 분석이라고 하지 않는가. 남을 아는 것만큼, 나를 아는 일도 중요했다. '이렇게 하면 좋아하겠지?'를 생각하는 대상에서 나를 빼놓고 있던 것이다.
자기 자신과 마주하기. 개념으로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조금 도를 넘으면 자기 과신이 되고, 자기 과신은 연민이 되어 자기를 파괴하거나 세계를 파괴하고자 하는 마음에 빠질 테니까. 자기 과신과 자기 확신의 한 끗 차이, 자기 연민과 자기반성의 한 끗 차이를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그 차이는 수없이 많은 대화로 달성할 수 있겠지. 들어주겠다는 다짐의 시작과 끝에는 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자기 자신에 튼튼한 뿌리를 두고 다정함을 뿌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오전에 다정함에 대한 글을 봤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글이 주는 울림이 좋았다. 그래서 내게 먼저 다정하려고 한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가장 아끼고 사랑하며 친근감을 주는 대상이 나였으면 한다. 오냐오냐 해 줄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많이 챙겨주고 싶다. 아마 지금 '욕망의 거울'앞에 선다면 내 모습 하나만 비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