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는 모르겠는 마음
참 애석하게도 할머니를 못 뵌 지 오래됐습니다. 할아버지는 뵌 적이 없기에, 제겐 할머니가 유일한 어른의 기억인데요. 코로나를 핑계로 얼굴을 뵙기가 참 힘들어졌습니다. 운동을 하고, 일을 하고, 공부를 하려고 밖을 나돌다가도 할머니를 생각하면 참 위험하게 활동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만 계시고, 어쩌다 마트를 가더라도 사람이 아무도 없는 평일 오전에 가는 모습에서 나이 듦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황혼이라는 단어가 애틋한 이유는 열심히 타오르는 오전과 오후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노을 진 석양에서 아련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열심히 살아간 자들의 특권이거든요. 미생에서도 옥상에서 노을을 보는 장면이 자주 나옵니다. 열심히 살았다는 훈장. 그 장면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하지만, 후회의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쉬움과 미련을 더 크게 남겨두기 때문입니다. 두 팔을 벌려 힘껏 안아야 할 때에도 조심스럽게 어깨를 토닥입니다. 할머니가 걸어 주신 전화에도 힘껏 호응하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다는 할머니의 말씀에도 머쓱 거리며 한다는 말이 고작 "저도요."였습니다.
조심스럽게, 조심도 없이 쏟아내고픈 마음.
생각만 하고, 생각도 없이 지나 보낸 시간들.
다가오지도 않은 황혼에 대한 그리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