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행복 사이에서 진동하는 삶
좋아하는 가수를 뽑으라면 아이유였다. 좋아하는 배우는 이지은이었다. 그런 아이유가 며칠 전 컴백을 했다. 당연스럽게 음원 차트를 석권했다. 아이유가 1위를 하지 않는 세상은 어떤 곳일까? 경험해보지 못해서 모르겠다. 이번 앨범은 스물아홉, 이십 대의 마무리에 전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작년까지 스물아홉이었고 올해는 서른이 된 나에겐 자연스럽게 공감이 된다. 고작 내가 아이유랑 공감을 하다니, 그럼에도 가사들이 내 이야기 같아서 괜스레 타임라인에 머문다.
'우리 둘의 마지막 페이지를 잘 부탁해.' 라던가 '우릴 위해 불렀던 지나간 노래들이 여전히 위로가 되는지.' 은유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머리에 남는다. 그래, 머리에 남아서 은유를 싫어했었지.
안타깝게도 방구석 백수에게도 낭만이 있다. 아이유 같은 스물아홉은 아니었어도. 무언가를 보내며 얻는 깨달음이란 것은 존재한다. 내겐 특히 작별에 민감하던 한 해였다.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한 일은 맞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당연한 논리처럼, 내게도 새로운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토록 허접한 글쓰기도 나라는 소주잔을 채우기엔 충분하다. 내가 와인잔인 줄 알았는데, 소주잔이었다. 그게 좌절이 되는 시간은 어찌 흘러갔고, 이제는 소주잔에 어울리는 술을 찾는 중이다.
아이유가 그랬듯 나 역시 방황하고, 때로는 괜찮다가, 다시금 슬퍼지곤 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 잘하고 있는 걸까?' 되묻고 의심했다. 당연히 잘하고 있을 때도 있었고, 당연히 잘하고 있지 않은 적도 많았다. 문제는 구분을 못했다는 거. 잘 함의 기준이 없으니, 그냥 다 틀린 것 같았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잘하고 있는지 물을 시간에 조금 더 움직인다. 그래도 된다. 아직은 책임이 없는 상태니까.
'툭툭 살다 보면은 또 만나게 될 거예요.'
아이유의 이번 앨범 수록곡 '에필로그'의 가사이다. 또 만나게 될 무언가가 꼭 행복만을 의미하지는 않는 것 같다. 불행이든 슬픔이든 고통이든. 찾아올 놈들은 또 찾아오겠지. 마찬가지로 반대편에 있는 행복도. 그래서 툭툭 살 거다. 한 사람이 정말 좋으면, 인생의 지침이 된다고도 하는데. 내 생각은 반대다. 인생의 지침이 되는 사람들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