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캐롤
- 아거스 C3
"캐롤"은 2015년 개봉한 토드 헤인즈 감독의 로맨스 드라마 영화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 "The Price of Salt"를 원작으로 합니다.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평범한 백화점 점원인 테레즈(루니 마라)와 딸을 두고 남편과 이혼 소송 중인 캐롤(케이트 블란쳇)이 만나 서로에게 빠져들고 일반적이지 않은 사랑에서 감정적 혼란을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크리스마스 시즌, 백화점에서 장난감을 고르는 캐롤과 테레즈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됩니다. 캐롤이 실수로 놓고 간 장갑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림을 느끼게 됩니다. 캐롤은 딸을 두고 이혼 소송 중이었고, 테레즈에겐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우유부단한 성격의 테레즈와 달리 캐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명확히 알고 관계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갑니다.
영화는 두 사람이 동부에서 서부로 가로지르는 여행을 떠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여행 중 둘은 사랑을 확인하게 되지만, 캐롤의 남편이 붙인 탐정에 의해 그들의 관계가 발각됩니다. 이를 알게 된 캐롤의 남편 하지는 이 사실을 딸 린디의 양육권을 뺏는 데 이용하려 합니다. 결국 캐롤은 테레즈와의 관계와 딸의 행복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영화는 1950년대 미국 사회에서 동성애가 금기시되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두 여성의 사랑과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캐롤은 자신을 둘러싼 이혼 소송과 딸의 양육권 문제, 사회적 편견 속에서 고민하지만, 테레즈를 만나 자신의 정체성을 배신하지 않고 살아갈 방법을 모색합니다. 한편 테레즈는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으로, 성 정체성을 포함해 인생의 많은 것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캐롤과의 사랑을 통해 용기를 얻고 성장해 나갑니다.
영화에서 테레즈가 사용하는 카메라인 Argus C3는 1950년대를 대표하는 35mm 필름 카메라입니다. 이 카메라는 1939년부터 1966년까지 생산되어 "The Brick"이라는 애칭으로 불렸으며,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35mm 카메라 중 하나였습니다.
Argus C3는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을 가진 카메라로, 한 시대를 대표하는 모델이었습니다. 특유의 직사각형 모양으로 인해 "벽돌"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이 카메라는 견고한 금속 바디로 제작되어 내구성이 뛰어났고 휴대하기에도 용이했습니다.
기본적으로 50mm f/3.5 Cintar 렌즈가 장착되었는데, 이는 당시 기준으로 상당히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셔터 속도는 1/10초에서 1/300초까지 조절이 가능했으며, 장시간 노출을 위한 벌브 모드도 장착되었습니다. Argus C3의 또 다른 특징은 분리된 뷰파인더와 레인지파인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카메라 앞의 나사면으로 조절할 수 있게 설계되어 정확한 초점 조절이 가능했습니다. 필름 감기는 수동으로 이루어져야 했는데, 이는 당시 대부분의 카메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특징이었습니다.
Argus C3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1939년 출시 당시 35달러였던 이 카메라는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651달러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Argus C3는 많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고, 결과적으로 27년 동안 200만 대 이상이 판매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는 Argus C3가 당시 미국 카메라 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영화에서 테레즈는 사진작가 지망생으로 묘사되며, Argus C3를 사용해 캐롤의 사진을 찍습니다. 이 카메라의 사용은 테레즈의 예술적 열정과 1950년대의 시대적 배경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데 기여합니다.
영화 "캐롤"에서 Argus C3 카메라는 테레즈의 시선을 통해 캐롤을 바라보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두 사람의 관계 발전과 테레즈의 성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됩니다. 테레즈가 찍은 사진들은 그녀의 내면세계와 캐롤에 대한 감정을 반영하며, 관객들에게 두 인물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