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by 보비

회사는 1년에 한 번 공개채용을 한다. 1월 1일부터 새롭게 용역사업이 시작이 되기 때문에 늦어도 12월 중에는 어르신들을 채용하게 된다. 연말 공개채용 외에 사업의 특성상 ‘수시채용(특별채용)을 종종 한다.

우리 회사에 입사할 수 있는 조건은 딱 두 가지다. 첫째는 동작구에 2년 이상 거주하는 구민이어야 한다. 둘째론 만 61세~만 73세 사이의 분이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갖고 계신 분은 남녀불문 하고 회사에 지원을 할 수 있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니까 누구나 참여가능 한 것 아니야? 뭐 절차가 까다롭겠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우리 회사는 동작구에서 자본금을 전액 출자하여 설립된 회사이기 때문에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운영 및 예산지침’에 따라 운영되는 곳이다. 즉 여러 가지가 까다롭다는 의미다. 우선 ‘출자․출연기관 인사지침’에 따라 공개채용과 블라인드 채용이 원칙이다. 하지만 딱 두 가지인 조건이 블라인드와는 맞지 않기도 하다. 동작구청 홈페이지 및 회사 홈페이지에 일정 기간 공고를 내야 한다.


많이 궁금해하는 내용 중에 인터넷에 올리면 고령자인 어르신들이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을 거다. 지원서에 어떤 경로로 지원을 하게 되었는지 여쭤보는 칸이 있다. 결론은 의외로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서 지원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신다. 아마도 구청 내 일자리센터가 있는데 그곳에 구직등록을 해놓으시면 연락을 해주기 때문이다.


비록 어르신들이지만 공개채용은 여러 절차에 의해서 엄격하게 진행된다. 반면 급하게 빈자리가 나거나,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야 할 때는 바로 사람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럴 때를 대비하여 회사 자체 어르신 DB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초기에는 장승배기역 근처 8층짜리 빌딩 3층에 사무실 입주를 했었는데, 통유리창 구조라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라고 큼지막하게 스티커를 붙여놓았다. 동작구에서 장승배기역이 위치한 상도동은 노인 인구가 높은 편에 속하는 지역이다. 지나가시는 어르신들께서 호기심을 갖고 “여기 뭐 하는 곳이에요?” 라며 불쑥 찾아오셨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오시는 분들과 20분~30분가량의 인터뷰를 한다. 연세와 거주지는 기본이고, 그동안 살아오시면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어떤 일을 하시고 싶은지 등등. 연세가 드셨음에도 호기심과 일에 대한 열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찾아오시는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청년들의 취업에만 적합한 경구처럼 보이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일을 하시기 위해 적극적으로 찾아오시는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많이 깨닫게 된다. 취업을 하시기 위해 먼저 찾아오시는 분들께는 공개채용이 아닐 경우, 수시 일거리가 생기면 전화를 드리게 된다. 만약 그분이 일은 하고 싶은데 집에 그냥 앉아 계셨다면 그런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어르신들도 이렇게 내 삶에 적극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누가 열정이 젊은이에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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