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갤러리 자인제노에서 《언락스토리》 두 번째 북토크를 했습니다.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그림책 원화전 《같은 꿈, 다른 색》과 함께한 자리였어요. 책과 그림 사이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북토크가 있는 아침, 준비하면서 세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삶에서 당신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순간, 당신은 어떤 선택을 했나요?"
"그리고 그 선택은 당신을 어디로 이끌었나요?"
북토크를 시작하며, 이 세 질문을 참석자분들과 함께 품고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질문은 참석자분들에게 던진 것이면서 동시에 저한테 던진 것이기도 했어요.
The Moment! 수많은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앞에서 망설임과 두려움, 불안 등을 마주하면서 선택을 하고 그 길을 걸었습니다. 그 시간들이 모여 《언락스토리》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책을 쓰는 것과 그 책을 매개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또 달랐어요. 첫 번째 북토크에서는 멘토 김경륜 실장님과 제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진행을 했다면, 지금은 작은 실험을 통해 나만의 확신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이번에는 그 시간이 오롯이 저와 참여하신 분들의 교감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오래 제 이야기를 혼자 풀어낸 건 처음이었요. 사람들 앞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확신이 있어서 선 게 아닙니다. 새로운 포맷으로 만나는 자리라 설렘과 긴장이 함께 있었지요. 그럼에도 참석자분들은 제게 완벽함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제가 조직을 떠나 혼자 시작했을 때의 두려움, 확신 없이 걸어온 시간들을 솔직하게 풀어낼 때 한 참석자의 눈이 반짝이는 걸 봤습니다. 제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로 들어가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울림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 날도, 저는 준비가 되어서 시작한 게 아니라, 시작했더니 하나의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제 결정적인 순간들도 돌아보면 전부 그랬어요. 준비된 뒤에 온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코칭을 하면서도 같은 패턴을 봅니다. 많은 리더들이 "확신이 설 때", 혹은 "준비가 되었을 때"를 기다립니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작은 실험을 통해 나만의 확신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언락스토리》는 정답을 전하는 책이 아닙니다.
"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라고 묻는 책이에요. 저는 오늘 첫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이 레터도 그렇게 쓰려고 합니다. 저의 작은 실행들이 실험이 되고 경험이 되어, 또 하나의 결정적 순간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면서요. 우리는 종종 ‘조금 더 준비되면’이라고 말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런 경향을 현재편향(present bias)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불안과 떨림은 크게 느끼고, 시작한 뒤 얻게 될 변화의 가능성은 작게 보기 때문입니다.
제가 품었던 세 질문을, 이번 주 박은하 코치가 당신에게 드립니다.
"지금까지 삶에서 당신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였나요?"
떠오르는 게 있다면 — 그 순간, 당신도 준비가 되어서 움직인 건 아니었을 거예요. 지금 미루고 있는 그 한 걸음도, 아마 같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