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의 핵심가치는 행복, 존중, 변화, 성장입니다. 설립초기에는 4가지 핵심가치에 ‘공익’과 ‘고객만족’이 추가되어 6가지의 핵심가치를 만들었습니다. 2018년도에 비전체계도를 재정비하면서 지금 현재의 행복, 존중, 변화, 성장의 핵심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비전체계도의 핵심가치는 빠지긴 했지만 저희가 가장 기본으로 생각하는 것은 ‘안전’입니다. 안전은 가치 이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가치를 굳이 넣지는 않았지만, 상위개념으로 직원들 모두 인지를 하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흔히 회사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에 대해 직원들이 얼마나 자주 활용하고, 심지어 인지를 하고 있는지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저는 이들을 ‘북극성, 혹은 등대’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망망대해를 가고 있을 때 저 멀리 북극성이나 등대가 보이면 그것만 바라보고 항해를 할 수 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확신이 없으면 우선적으로 우리 회사의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를 살펴보라고 이야기합니다.
2019년 가을, 전 직원 야유회를 강서구 마곡역에 있는 서울식물원으로 다녀왔습니다. 해마다 전 직원 대상의 행사를 하고 있는데, 2017년에 이어 2019년도에는 야유회를 가기로 했습니다. 어르신직원이 140여 명이 훌쩍 넘다 보니 어디 이동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인솔해야 하는 사무직원의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사고라도 나면 야유회를 가지 않는 것보다 못하니까요. 그럼에도 일상을, 도심을 벗어나 좀 멀리 떠나볼까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올해 새로운 사업들도 계속 생겨서 준비할 시간과 사람이 없었던 것도 큰 이유입니다. 여러 장소를 고심 끝에 일 년 전에 개장을 한 서울식물원이 떠올랐습니다. 홍보도 많이 했고 다녀온 사람들 평도 좋았습니다. 사무직원들과 함께 하루 답사를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한나절 다녀오기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물론 아직 개장한 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큰 나무들이 없어 그늘이 없다는 것은 단점이었지만요. 그래도 온실도 보고 외부 정원들을 둘러보고 사진 찍고 시간을 보내시기에는 좋아 보였습니다. 물론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것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잔디밭이 넓어 바깥에서 간단한 게임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식물원 운영상 잔디밭에서는 행사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서울식물원에서 시간을 보내곤 인근 식당가로 자리를 옮겨 맛있는 식사대접을 하며 간단한 레크리에이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했습니다.
야유회 당일은 정말 날씨도 너무 환상적이었습니다. 약속 시간에 맞춰 사전준비도 하기 위해 저와 사무직원들이 먼저 도착해 준비를 합니다. 빠진 것은 없는지 챙기다 보니 제 눈에 뭔가 거슬리는 부분이 보였습니다. 그동안 각자 업무를 하면서 야유회 준비를 꽤 열심히 해주었던 것을 알고 있었지만, 좋은 게 좋다고 그냥 지나치고 싶지 않아서 피드백을 주었습니다. 그때 한 직원이 뭘 그런 것까지 피드백을 하느냐는 듯이 입을 삐죽이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저도 마음이 상했습니다. 일단 어르신직원들을 맞아 간단한 안내를 드리고, 기념촬영도 끝내고 레크리에이션까지 일은 일사천리로 잘 진행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의 만족도도 최고였고요. 그만큼 열심히 준비해 준 직원들 덕분이지요. 그렇지만 제 마음 한 구석은 편치 않았습니다.
다음 날 피드백회의를 하면서 직원들에게 야유회 때 느낀 저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전했습니다. “우리의 핵심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핵심가치 중에 존중이 있습니다. 저도 여러분을 존중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도 당연히 존중받으며 일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저도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존중하면서 일했으면 합니다. 어제의 일로 인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라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직원분도 마음이 바빠서 그렇게 되었다고 사과를 해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넘어가도 될 수 있는 일이지만 작은 구멍이 큰 구멍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사고는 디테일을 무시할 때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희 회사의 핵심가치에 존중이라는 가치가 없었다면 저도 무심코 기분 나빠만 하고 지나쳤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바라볼 때 그 회사의 핵심가치는 정말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결국 이런 작은 소통의 노력들이 저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Happy Together가 아닐까 생각하는 오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