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by 보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


모범생 보다 모험생이 돼라

모범생보다 모험생이 더 창의적인 인재가 될 확률이 높다.
모범생이 되려면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들어야 하지만
모험생이 되려면 자신의 호기심을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모험은 경험이고 실패는 연습이다.
실패로부터 자유로우며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모범생보다 모험생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
- 김영세, ‘빅 디자인’에서


할美꽃, 할머니들이 만든 아름다운 꽃입니다. 어르신들의 손재주, 솜씨를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낸 사업입니다. 지금은 그래도 지난 2년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하는 ‘서울 국제핸드메이드페어(SIFF)’도 참석하며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지만,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일도 있었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미미하게 시작된 일입니다. 2016년 1월 클리닝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하고 정말 많은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습니다. 제가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뭐든 꾸준히 도전하기 좋아하는 성향 때문인지 사업화할 아이템 검토를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저희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가 검토한 아이템만 해도 11가지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수공예품 제작, 판매도 그때 태동을 했습니다.


우연히 동작구청 일자리사업으로 교육, 훈련을 통해 취업을 하거나 창직을 하도록 설계된 사업에서 지역 참여자들이 손으로 뜬 수세미, 샤워타월, 비누망, 헤어핀, 컵받침 등을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나온 제품들을 저희가 판매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지역의 플리마켓이 열린다고 하여 저희도 한 번 참여를 해보기로 했지요. 2016년 8월 말의 어느 금요일 오후 5시에 사당역 7번 출구 앞 ‘만남의 공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에 참여를 했습니다. 벼룩시장하면 뭔가 시끌벅적하고 작가분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들을 판매하는 그런 분위기를 생각하게 되는데, 저희가 참여한 ‘만남의 공원’에는 ‘동작구청과 함께 하는 사당동 벼룩시장’이라는 현수막이 이곳이 ‘플리마켓’ 임을 알리는 유일한 표식이었습니다. 공원이 넓지는 않았지만, 저희를 포함 다섯 곳에서 참여한 단체들이 공원에 뿔뿔이 흩어져 앉아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판매를 해 본 경험이 없는 저희 직원 2명이 금요일 밤에 야시장에서 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할美꽃 사업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2017년 이른 봄 즈음 사회적 경제센터에 입주해 있는 정원근 한지공예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소개받았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시는 작가이신데 우리가 수공예품을 제작, 판매하고자 한다는 소식을 듣고 연결을 해주셨습니다. 작업장을 방문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저희 회사 설립 취지에 너무 공감해 주시면서 직접 어르신들의 교육, 훈련을 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분께 천연염색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하려면 저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저도 퇴근 후 직접 사당동에 위치한 작업장에 방문해 스카프, 손수건 등 천연염색을 부지런히 배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르신들에게 직접 염색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더군요. 청출어람이라면 너무 거만할까요? 염색하는 것은 재밌으면서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하얀 천이 치자, 홍화 등 천연염색 재료에 철, 동, 백반 등 매염제 섞여 다양한 색으로 물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신기한 작업이었습니다. 드디어 천연염색을 한 스카프와 손수건, 티셔츠, 앞치마 등 제품들을 판매할 기회도 생겼습니다. 시니어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하여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 홍보를 위한 부스에서 천연염색 제품 판매를 동시에 했는데 준비해 갔던 물량이 동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 기세를 몰아 본격적으로 ‘할美꽃’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습니다. 이름을 만들기 전에 화이트보드에 2주 정도 사무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았습니다. 오며 가며 좋은 이름이 생각나면 보드에 적어보자고 했는데, 지금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한 10여 개 이상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할美꽃 이름은 제가 낸 아이디어 중 하나였는데, 할미꽃을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고, 요즘 할미꽃 보기가 쉽지 않아 인기가 있던 이름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가운데 ‘미’를 한자로 바꾸고 ‘할머니들이 만든 아름다운 꽃’이라고 의미부여를 하고 나니 근사해 보였습니다. 회사 대표로서 적극적으로 이 이름이 제일 좋지 않냐고 밀어붙인 것도 있지만, 크게 눈에 띄는 이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제 기억에도 바로 기억나지 않을 정도니 말입니다.


2017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천연염색 제품을 제작, 판매하기 시작해서 2018년도 5월엔 처음으로 서울 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 참석해서 브랜드 홍보를 했습니다. 지금 보면 그때 제품들은 정말 보잘것없고 품질도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핸드메이드라는 특성 때문인지 반응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인사동 쌈지길에 입점 제안도 받았지만, 1달간 파일럿으로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도는 제주 4.3 사건이 7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예전부터 제주 4.3의 역사적 진실에 가슴이 아팠고, 무언가 기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동백꽃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동백꽃 제품에서 판매된 수익금의 1%는 제주 4.3 평화재단에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2번째 서울 국제핸드메이드페어에 참석했는데 지난해보다 훨씬 더 반응이 좋았고, 작년에 구매하셨던 고객이 재구매를 하시는 분들도 계셔 뿌듯했습니다.


할美꽃 사업을 위해 제품 기획부터 제작까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동대문에 가서 직접 원단과 부자재를 구매해서 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지역 동 주민센터와 함께 협업하여 지역의 어르신들께서 솜씨를 발휘하고 계십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으셔서 좋고, 저희는 품질 좋은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할 수 있으니 양쪽이 다 이익을 얻는 셈입니다. 처음 시작은 미미하나 꾸준한 작은 노력들이 쌓여서 지금의 ‘할美꽃’이 피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작은 발걸음이라도 떼어 조금씩 나갈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할美꽃이 더 활짝 피어 어르신들이 함박웃음을 피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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