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식회사인가?

탄생

by 보비

2018년 10월 취업 통계를 보면, 젊은 층의 고용문제는 최고로 높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고령사회에 들어섰지만 노년층의 일자리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작구는 노인일자리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한 첫 지방자치단체다.

회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는 동작구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통해 수혜성 복지에서 벗어나 실제적 복지 실현을 위해 설립된 구 출자회사다. 동작구에 ‘어르신행복주식회사’가 설립된 시작은 아주 작은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임기 중인 이창우 동작구청장이 선거운동 기간 중 골목길에서 한 어르신을 만났는데 그 어르신께서 “아침에 눈을 떠도 삶에 희망이 없다.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그 말씀에 이창우 구청장은 가슴이 너무 아팠고 그 후 ‘급격한 고령화와 평균 수명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어르신들에게 소득창출 및 사회참여 기회를 제공하여 제2의 인생 출발과 자립기반 마련 지원’을 약속하는 공약 발표를 한다.

전국 최연소 구청장으로 당선이 된 뒤 바로 담당과에 어르신 일자리를 위한 정책 추진을 검토하라고 지시한다. 동작구는 서울시 안에서도 동작구의 노인 비율이 상당히 높은 지역으로 정책 검토 당시 서울시에서도 4번째로 높은 노인인구 비율을 갖고 있었다. 동작구는 신규 거주자가 유입되는 것보다 장기간 거주하는 분들이 상당히 높은 지역이다. 특히 회사 설립 당시 위치한 장승배기역 주변을 비롯, 상도동을 중심으로는 40~50년은 보통 거주하고 계신 분들이었다. 이분들을 위한 일자리를 통한 노인복지 실현 차원의 정책 검토는 백세시대의 시대적 소명이었는지도 모른다.

회사 설립 이전의 검토는 동작구의 일자리경제담당과 사회적경제팀에서 시작했다. 내용상으로 보면 당연히 사회적 기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향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할 생각에 사회적경제팀에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설립 초기에는 좋은 취지와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동작구의회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노인복지 실현과 일자리 문제에 대한 당위성을 있었지만 과연 이 회사가 존속 가능할 것인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확신이 없는 터였다. 정책을 세우고 운영과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정책은 지역의 냉정한 평가와 세밀한 분석 뒤에 적용해야 한다고 한다. 주도면밀한 계획 없이 고용창출을 빌미로 사업을 시작한 잘못된 선택이 될까 우려가 컸을 것이다.

구에서 회사를 설립할 때 출자기관과 출연기관 두 방식을 고민했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였기에 출자기관으로 방향이 정해졌다. 자본금 3억 미만일 경우 절차가 다소 간단하여 회사 자본금은 2억 9천만 원으로 설정이 되었다.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 위한 구의회 회의 등이 다수 열렸고, 운영심위위원회를 구성하여 회의를 통해 이 사업의 타당성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갖기도 했다.

설립 초기에는 어떤 회사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겠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도 운영비 걱정에 사업 투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회사 형태의 한계성에 대해 우려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나는 확신이 섰다. 오히려 사회적 기업으로 설립하지 않고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이 되어서 감사하다고. 만일 사회적 기업으로 시작했더라면 다양한 보조금 및 지원금 혜택을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을까를 먼저 찾았을 것이다. 하지만 애초부터 상법상 주식회사, 영리법인으로 시작하다 보니 그런 혜택은 불가능했다. 전 직원이 어떻게 하든 자생하기 위한 최대한의 방법들을 찾아보게 되어 오히려 회사가 성장, 발전하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에는 자본금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금을 받지 않아야 한다. 만약 구청에 자본금을 갚는다면 이는 더 이상 구 출자회사가 아니다. 구 기업으로서의 의미가 없다. 언젠가는 진정한 구민을 위한 회사가 되기 위해 구민들에게 주식을 팔아 구민이 참여한 첫 번째 회사가 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런 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전 직원이 우리 미래를 위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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