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이야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 먹듯이 살아온 시간들

by 이아

그래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저의 이야기는 계속 구불구불 이어져 갈 것 같습니다.


방금 전의 Heima(Sigur Ros) 곡에서 제가 너무 상담을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던 것은, 제가 상담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정신이 무너졌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에 앉아있는 내담자의 얼굴이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제가 쓴 상담일지도 흐릿하게 보이고, 눈앞의 상들이 다 흔들흔들해서 너무 어지러워서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안과에 가서 각종 검사를 해봤지만, 딱히 이상은 없다고 정신적인 부분이 이유가 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눈앞이 흐려진 이후, 저는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몸과 마음은 역시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회복되었느냐고요? 그건 천천히 풀어나가겠습니다. 제가 좀 구불구불한 소나기형 인간이지 싶습니다. 구불구불하다는 것은 직진하지는 않고, 갈지 자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 거고, 소나기형 이란 것은 무언가를 할 때 한꺼번에 마구마구 해대다가, 그치고 쉬는 타이밍이 있다는 것입니다. 쉬는 타이밍이 짧기도 하고, 때론 무한정 길어지기도 합니다. 그때그때 다릅니다.


누군가는 계획 하에 하루에 몇 개, 일주일에 몇 개 이런 식으로 브런치 글을 발행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도 할 수 있으나, 소나기 식으로 하는 게 더 능률이 오르고 재밌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소나기형이 더욱 극렬했었습니다. 이제는 좀 조절이 되는 면도 있습니다. 너무 조절이 잘 되면 재미없어서 일부러 소나기 특성을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제 브런치를 구독하시는 분 들 몇 분은 이미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겠네요. 언제 소나기가 시작될지, 언제 그칠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전 제가 재밌습니다.


생각을 해 보니,

제가 수능 시험 때 제2교시 수리영역 시간에 30여 분 동안 시험지의 글자들이 흐릿하게 뭉개어져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게 떠올랐습니다.


수리영역에서 점수가 많이 떨어졌지만, 다행히 그 해 언어영역 시험이 많이 어려웠어서 남들이 언어에서 떨어진 점수만큼 수리에서 떨어졌고, 언어영역은 떨어지지 않고 점수를 save 할 수 있었어서 대학 진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재수하고 싶은 마음조차 없었던, 그런 고 3이었습니다. 그래서 재수, 삼수하시는 분들이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요!! 자신이 바라는 바가 있어서 그 힘든 시간을 견뎌낼 결심을 하시는 분들의 삶은 제가 살아보지 못한 삶이니까요.


그런 삶은 과연 어떤 걸까?


저는 대학교 4학년이 되어서야 상담을 받게 되었지만, 사실은 도곡동에서 상계동으로 이사를 온 후인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상담을 받았어야만 했을 것 같네요. 그때 상담을 받았다면, 제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지금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 수 있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어찌 삶은 이어져왔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 먹듯이 그렇게 삶을 살아내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삶 속에 많은 아픔과 슬픔이 있듯이 제 삶도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삶에 대해서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심리학, 타로, 점성학, 명리학, 종교에 기대어 보기도 했습니다. 음악을 끊임없이 들어대고, 책을 닥치는 대로 읽고(지금은 노안이 와서 예전처럼 읽을 수가 없네요. 예전만큼 과격하게 못 읽으니까 과격하게 쓰기라도 해야죠. 쿨럭~), 영화를 매일마다 하루에 0.5편씩 보면서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지금의 제가 되었네요. 제 삶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또 다른 이야기를 제 스스로가 또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사실 몸 컨디션이 별로네요. 그래서 점심 먹고 난 후에 졸음이 소나기처럼 쳐들어 왔는데 지금은 눈이 피곤하네요. 여기까지 할지, 100개 다 채우고 나갈지 고민 좀 해 보렵니다.


아~ 근데, 이 노래 넘 좋네요. 무한 반복 들었던 노래입니다. 이 노래 들으니 이런 글이 또 나오네요. 호란 님 파이팅!


https://youtu.be/HcNfkrcNo5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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