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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삶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

나의 인생을 바꾸는 질문 500가지

by 하늘

나는 내가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나만 경험하는 것들, 나만이 기억하고 있는 추억들.. 내 취향이 좀 더 특별한 줄 알았고, 그런 내가 멋있어 보였다. 마치 나 자신을 파리지앵처럼 느꼈다고 해야 하나. 홍대 인디 밴드와 장기하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때부터, 무수히 많은 장르의 영화를 섭렵했던 대학시절과 20대 중반을 넘어, 사회에 나와서 한 몇몇의 연애들까지.. 특별했던 순간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남들도 나와 똑같은 풍경을 보고, 비슷한 경험들을 하고, 같은 걸 먹고살고 있었다. 인스타를 보며 나보다 더 특별해 보이는 삶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아이유 드라마라는 곡에서 나오는 가사들을 보며, ‘남들 연애도 다 똑같구나..’ 싶었고.

처음에는 같은 걸 봐도 더 느끼고 좀 더 특별한 경험을 하는 나 자신이 좋았기 때문에 남들도 다 이 정도는 하고 산다는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나는 그래도 좀 더 다르다..? 그런데, 이제는 남들과 달라서 좋은 점이 뭐가 있나..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평범한 게 가장 좋은 거야~’를 외치며.. 이렇게 심드렁한 자세로 몇 년을 살아보니, 인생사에 감흥이 떨어진다. 부작용이 확실하다. 더 이상 하늘을 보면서 핸드폰 카메라를 들지 않고, 영화를 보더라도 이걸 누군가에게 나누고 싶어 미치겠는 마음이 줄었다. 어딜 가도 어차피 이 정도는 남들도 다 하는 거니까 그것을 특별하게 보는 게 유치하고 애같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또 바뀐다. 능동을 살려 사는 삶에는, 이런 특별함들이 중요한 거라고. 그래서 나는 한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만의 특별함을 ( 실제 그게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충분히 만끽하면서 살려고 한다.

현재 나만의 특별함을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는 행복의 순간들 기록하기. 그냥 지나가면 지나갈 법한 일들을 기록하고, 자주 들여다보는 습관은 내 주변 행복한 인간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나는 그들의 교집합을 알아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 글을 보는 독자님들께서는 이 글을 보시고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바로 실천해 보시기를 권한다.) 다른 이에게는 별거 아닌 순간들도, 장면들도 자주 들여다보면서 내가 이때 행복했다는 것, 그때의 내 삶이 특별했다는 것을 자주 복기시켜 주는 이에게는 행복의 순간들이 쌓여 어느새 자아가 단단해지고 긍정적인 사고의 흐름이 가능해진다는 게 내 짧은 심리학적 소견이다. 내가 특별치 못하다는 것을 부정적인 태도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내 삶에서는 이것조차 특별하다. 왜냐? 내 경험이니까. 내 것이니까!라는 자세로 나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


여러분은 자신의 삶에서 어떤 부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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