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야 크는 법.
밤 열두 시에서 한시로 넘어가는 그즈음.
시간이 주는 적막감이 있다.
그리고 보통 그 시간대까지 운 좋게(?) 잠자리에 들지 않고 가만있다 보면 온갖 무게의 생각들이 밀려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요즘 한동안은 이런 시간을 즐기지 못했던 것도 같다.
변명하자면 상대적으로 한가했던 작년의 업무량에서 추가로 그 외 업무를 하사 받았다는 것?
일이 많아지면 몸이 바빠지고 그러다 보니 잡생각들을 적게 했던 게 아닌가.
내일 하루만 버티면 달콤한 주말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든든함에 기대어 있다 보니 어느새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생각들 속에 잠겨버렸다.
일은 많아지고,
월급 인상률은 만족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그 일을 무조건 넘겨받았다기에는 내가 무리해서 욕심부린 것도 있고,
회사란 자고로 돈을 받으며 배우는 학교이지 않은가.로 생각하며 애써 위로하기에는 뭔가 억울함도 밀려온다.
요즘 특히 더 힘들게 하는 건,
나이가 들면서 툭 터놓고 이야기할 만한 상대가 줄어든다는 거다.
음. 솔직히 말하면 나조차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이 많아진달까.
흑백, 옳고 그름으로 단정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1호
2호
3호
4호
5호
...
지금 2호님이 하시는 생각의 답은 흑색입니다.
지금 5호님 고민의 답은 틀렸습니다.
아님 유사한 많은 고민을 했던 사람들의 말을 거부할 수도 있고.
꼭 틀린 대답을 몸으로 마음으로 체득하고 싶다는 삐뚤함이 있는 것 같기도.
아무래도 좀 모자란 것 같기도 하고.
익숙해질 법도 한데.
친해졌을 법도 한데.
너울너울.
넘실넘실.
쾅.
밀려왔다 다시 쓸려가는 파도처럼.
언제 와도 어렵다.
어떻게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할지 버겁다.
오늘의 교훈,
잠은 일찍 자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