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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진 Jun 08. 2020

혼나기 전날 밤

꼭 나쁜 예상은 들어맞는다는 것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웬만한 기분 나쁜 소식은 꼭 금요일 저녁 무렵 알게 된다.

직장인이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주말을 맞이하기 딱 20분 전이랄까.


그 오더는 생산되지 않았어야 했다.

물론 그 오더가 생산되고도 쓸 수 있는 사용 재고로 남을 방법을 찾았다면 그 무엇보다도 신속하게 생산되었어야 함이 맞다.

하지만 그런 방법 따위는 찾지 못한 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갔으며, 한참 남았다고 생각했던 예정 생산일은 오일 전으로 앞당겨졌음을. 그것도 나의 요청에 의해.


딱 하루 차이다.

현재 방법을 찾지 못했다. 생산을 미뤄줄 수 있겠니? 란 공손한 이메일을 남겨놓은 지 음 정확하게는 반나절이랄까.


그렇게 쓸 수 없는 재고는 생산돼버렸다.

망했다.


나의 애타고 애타게 기다렸던 금요일 밤이 허탈하고 아주 쓰라린 밤으로 변모했다.

결국 달라진 건 없다.

어떻게든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의무감이 나에게 좀 더 생겼다는 것뿐.

회사란 게, 이러나저러나 방법을 찾아 해결하면 되겠지만 문제는 그 과정이란 게 아주 혹독하고 썩 아름다운 건 아닐 거란 게 분명하다.


이래저래 잠들기 어려운 밤이다.

나보다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해결 방법을 윗사람이 그래도 그나마라도 제시해줄 수 있기를 기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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